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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확산되는 코스피 대폭락 괴담은 국민연금이 유동성으로 증시를 띄웠고 기계적 매도로 폭락을 유발할 것이라는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했습니다.
  • 올 초 증시 상승은 국민연금의 매수세가 아닌 전 세계적인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호조 덕분이며, 대기 자금 또한 600조 원에 달해 충격 흡수 여력이 충분합니다.
  • 단기적인 이격도 과열로 인한 조정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근거 없는 음모론에 휩쓸리기보다는 데이터에 기반한 보수적인 투자를 지향해야 합니다.

새벽 3시 새벽의 남자 김단테 왔고요. 최근 온라인상에서 '국민연금이 지금 외통수에 걸렸고, 지방 선거 이후 증시가 대폭락한다'는 찌라시 같은 글들이 계속 돌고 있습니다.


안경을 쓴 남성이 검은색 배경의 화면 앞에 앉아 국민연금 관련 텍스트가 적힌 슬라이드를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온라인상에 퍼진 국민연금발 증시 폭락 괴담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 사실관계를 따져봅니다.


요약하자면 올 초 코스피 상승이 국민연금의 유동성이 만든 착시이며, 연금이 운영 규정대로 기계적으로 주식을 팔아야 해서 시장이 박살난다는 내용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증시 대폭락 괴담은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자,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이 주장이 왜 틀렸는지 하나씩 팩트 체크를 해보겠습니다.

코스피 상승이 국민연금의 유동성 때문이라고요?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주장은 최근의 코스피 상승이 국민연금의 매수세 덕분이라는 것입니다. 항간에 떠도는 글을 보면 '코스피 상승은 국민연금의 유동성이 만든 착시'라고 표현하는데요. 일단 이 말 자체가 틀렸습니다.

올 초부터 최근까지 코스피 지수가 크게 상승하는 동안, 국민연금은 사실상 주식을 거의 매수한 적이 없어요. 실제로 1월부터 5월까지 연기금 전체의 수급 데이터를 보면 약 6조 원 정도를 순매도했습니다. 사학연금이나 공무원연금의 비중을 고려하더라도, 가장 규모가 큰 국민연금의 순매수는 제로(0)에 가깝거나 오히려 순매도를 했다고 보는 것이 무방합니다.

다시 말하면, 국민연금은 시장에서 가만히 홀딩만 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국민연금이 억지로 유동성을 밀어 넣어 증시를 끌어올렸다는 주장은 팩트와 전혀 맞지 않습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만 과대평가된 것이 아니다

괴담에서는 국민연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121조 원이나 묶여 있으며, 이들 주식이 과대평가되어 연금이 독박을 쓰게 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올해 삼성전자가 132%, 하이닉스가 203%가량 오르며 지수 상승을 리드한 것은 사실입니다.


마이크론과 샌디스크의 주가 상승률이 표시된 화면과 안경을 쓴 남성이 말하는 모습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상승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식의 가치를 평가할 때는 우리나라 기업의 주가만 볼 것이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에 있는 비슷한 회사의 주가도 함께 비교해 봐야 합니다. 낸드와 D램을 만드는 미국의 마이크론은 올해 178%가 올랐습니다. 하이닉스와 상승률이 거의 비슷하죠. 낸드를 만드는 샌디스크 관련 주식은 무려 476%나 폭등했습니다. 일본의 키옥시아 같은 회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이 글에서 암시하는 것처럼 한국 메모리 주식들만 유동성으로 과대평가된 것이라면, 미국 주식들은 안 올랐어야 합니다. 근데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국민연금이 주가를 띄운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메모리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들의 실적이 견조하게 받쳐주면서 글로벌 강세장이 연출된 것입니다.

외국인 매도와 대기 자금에 대한 오해

"외국인은 벌써 눈치채고 매도하기 시작했다"는 주장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외국인이 올해 한국 주식을 많이 매도한 것은 팩트입니다. 하지만 정말 재미있는 포인트는 외국인의 매도와 코스피 주가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다는 점입니다.


안경을 쓴 남성이 마이크 앞에서 외국인 순매도와 한국 증시의 관계를 보여주는 그래프 자료를 설명하고 있다.

과거 세 번의 강세장 사례를 보면 외국인의 매도세와 상관없이 국내 증시는 꾸준히 상승해 왔습니다.


KB증권 이은택 이사님의 자료를 보면, 2003~2008년, 2019~2022년, 그리고 올해까지 한국 증시의 세 번의 대세 상승장 모두 외국인은 주식을 팔기만 했습니다. 역사적으로 지금까지의 강세장을 이끈 수급 주체는 외국인이 아니라 개인이었습니다. 외국인은 서로 연락해서 "다 같이 한국 주식을 팔자"고 짜고 치는 단체가 아닙니다. 그저 각자의 펀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많이 오른 반도체 업종의 비중을 축소하는 리밸런싱 성격에 가까운 게 아닐까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국민연금이 물량을 던질 때 받아줄 매수 주체가 대한민국에 없다는 것도 어불성설입니다. 현재 투자 예탁금 122조 원, CMA 113조 원, MMF 258조 원 등 광의의 증시 주변 대기 자금은 무려 600조 원 정도 됩니다. 시장의 대기 자금은 생각보다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기계적 매도와 지방 선거 공포의 허점

국민연금이 규정(국내 주식 목표 비중 14.9%)을 맞추기 위해 초과한 주식을 무조건 기계적으로 팔아야 한다는 주장 역시 틀린 얘기입니다. 현재 비중이 29% 수준이라 규정대로라면 엄청난 물량이 나와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안경을 쓴 남성이 화면을 보며 설명하고 있고, 상단에는 국민연금 주식 비중 관련 뉴스 기사 제목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결정이 시장에 미칠 영향과 리밸런싱 여부에 주목해야 합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이미 올해 1월에 리밸런싱을 유예하기로 결정했어요. 운용역들이 징계를 피하려고 당장 시장에 초과 물량을 무조건 집어 던져야 할 압박이 있는 건 아닙니다. 연금과 정부 역시 갑작스러운 매도가 가져올 시장 충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떤 안전장치도 없이 극단적인 폭락을 유발할 만한 행동을 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욱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지방 선거 이후가 진짜 공포'라는 논리입니다. 국민연금의 리밸런싱 여부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정하는 것이지, 선거까지 기다렸다가 정하는 게 아닙니다. 차라리 기금운용위원회가 열리는 일정이 훨씬 더 중요한 단기 변수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단기 조정의 가능성과 장기 투자자의 자세

물론, 국민연금의 목표 비중 초과와 리밸런싱 유예라는 상황 자체가 증시에 부담스러운 요인인 것은 맞긴 맞아요. 그리고 기술적으로 보아도 현재 코스피가 50일 이동평균선과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이격도 과열 조짐은 분명히 있습니다.


안경을 쓴 남성이 마이크 앞에서 발표하고 있으며, 화면에는 코스피 50일 이평선과 이격도를 비교한 그래프 자료가 떠 있습니다.

과거 닷컴 버블 당시와 현재의 코스피 이격도를 비교해 보면 단기 조정의 가능성과 흐름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이럴 때 단기적으로 꽤 강한 조정이 찾아오곤 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너무 오른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조정이 없을 순 없어요. 하지만 오해하시면 안 되는 게, 저는 증시의 고점과 저점을 정확히 판독할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오죽하면 제 별명이 '단반꿀'이겠습니까? 당장 내일, 일주일 뒤 시장이 어떻게 될지는 저도 모릅니다. 다른 거시 경제 이슈로 인해 흉한 장이 연출되며 하락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국민연금 외통수' 때문은 아닐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조심히 투자를 해야겠지만 너무 맹목적인 증시 대폭락 음모론에 빠질 필요는 없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어쨌든 단기적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장기 투자자로서 각자의 스타일에 맞는 안전하고 고지식한 투자를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오늘 내용도 언제나 매수 매도 추천이 아니라는 점 기억해 주시고요. 그럼 저는 또 투자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FAQ

최근 코스피 상승이 국민연금의 유동성 덕분인가요?

아닙니다. 올 초부터 코스피가 크게 상승하는 동안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은 오히려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주가 상승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기인한 것입니다.

국민연금이 규정대로 주식을 팔면 시장이 폭락하지 않나요?

국민연금이 목표 비중을 초과한 것은 맞지만, 이미 올해 1월에 리밸런싱을 유예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당장 기계적으로 매도해야 할 압박은 없습니다.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있는 것은 하락의 신호 아닌가요?

과거 대세 상승장(2003~2008년, 2019~2022년 등)에서도 외국인은 지속적으로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외국인의 매도는 특정 업종의 비중 축소를 위한 리밸런싱 성격이 강하며, 주가 하락과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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