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위에 썬 계란말이 단면 사이로 깻잎 잎층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반찬이 마땅치 않은 날 계란말이를 부치면 식구들이 가장 먼저 젓가락을 대지만, 늘 같은 맛이라 금방 물리기도 한다. 그래서 파나 당근을 잘게 다져 섞어 보는데, 달걀물에 묻혀 맛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 아쉬운 경우가 많다.
깻잎도 마찬가지다. 깻잎을 채 썰어 달걀물에 풀면 부치는 동안 잎이 여기저기 흩어지고, 막상 먹어 보면 깻잎이 들어갔는지 잘 모를 만큼 향이 약해진다. 썬 단면에도 초록 점만 군데군데 박혀 있어 보기에도 어수선하다.
깻잎을 썰지 않고 잎째 촉촉한 달걀 위에 깔아 말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달걀 4개에 깻잎 8장이면 2인분이 나오고, 썰어 놓으면 달걀 사이로 초록 깻잎 층이 겹겹이 보인다. 한 입 베어 물면 깻잎 향이 또렷하게 퍼져 늘 먹던 계란말이와는 다른 반찬이 된다.
잘게 썬 깻잎보다 잎째 깐 깻잎 향이 진한 이유
달걀 위에 잎째 올린 깻잎이 말기 전 넓게 펼쳐져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깻잎 향은 잎 속에 머물러 있다가 칼로 자르거나 문지르면 바로 퍼져 나가는데, 잘게 썰수록 자른 면이 늘어나 팬에 넣기도 전에 향이 먼저 날아간다. 잎째 깔면 자른 면이 거의 없어 향이 잎 안에 그대로 남고, 달걀 층 사이에 싸인 채 익기 때문에 썰어서 입에 넣는 순간 향이 한꺼번에 올라온다.
깻잎을 올리는 때도 맛을 가른다. 달걀물 표면이 아직 촉촉해야 깻잎이 달걀에 붙어 말 때 미끄러지지 않는데, 다 굳은 뒤에 올리면 깻잎과 달걀 사이가 들떠 썰 때 층이 벌어지기 쉽다. 그래서 불 세기와 처음 붓는 달걀물의 양을 맞춰 표면이 촉촉한 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깻잎 향이 또렷한 계란말이 부치는 방법
씻어 물기를 닦은 깻잎과 푼 달걀물이 조리 전 준비되어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달걀 4개는 소금을 조금 넣고 고루 풀어 두고, 깻잎 8장은 흐르는 물에 씻은 뒤 키친타월로 앞뒤 물기를 꼼꼼히 닦는다. 물기가 남으면 달걀과 깻잎 사이가 미끄러워 말 때 잎이 밀리기 쉽고, 꼭지는 짧게 잘라 두어야 말 때 걸리지 않는다.
팬을 중약불에 올려 식용유를 얇게 두르고 키친타월로 한 번 펴 바른 다음, 달걀물의 3분의 1을 부어 팬 전체에 고르게 펼친다. 가장자리가 살짝 익어 들뜨고 가운데는 아직 촉촉하게 반짝일 때가 깻잎을 올릴 때다.
팬 가장자리는 익고 가운데는 촉촉한 달걀물 위에 깻잎을 올릴 때의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이때 깻잎을 몇 장씩 조금씩 겹쳐 달걀 위에 빈틈없이 깔고, 뒤집개로 한쪽 끝부터 돌돌 만다. 만 계란말이를 팬 한쪽으로 밀어 두고 빈자리에 남은 달걀물을 조금 부어 앞서 만 것 밑으로 흘러 들어가게 한 뒤 다시 마는 과정을 달걀물이 다 떨어질 때까지 이어 간다.
깻잎을 깐 달걀을 뒤집개로 한쪽부터 말아 가는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조리하는 내내 중약불을 그대로 두는 것이 좋은데, 불이 세면 겉이 먼저 타고 속은 덜 익기 쉽다. 다 만 계란말이는 뒤집개로 살짝 눌러 모양을 잡아 도마에 옮기고 약 2분 식힌 다음 2cm 두께로 써는 것이 좋다. 바로 썰면 층이 밀려 깻잎이 빠져나오기 쉽고, 단면에 초록 층이 고르게 보이면 잘 된 것이다.
냉장고에 깻잎 몇 장이 남아 있다면 이번 계란말이에는 썰지 말고 잎째 깔아 말아 보길 권한다. 늘 부치던 반찬에 깻잎 한 겹을 더하는 것만으로 같은 달걀로도 식탁에 향긋한 반찬 하나가 새로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