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밖으로 눈 돌린 여행업계…호남·제주·부산·대전서 ‘로컬여행’ 경쟁

[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여행업계가 서울을 벗어나 지역으로 향하는 여행 수요 잡기에 나섰다 . 단순히 숙소나 교통을 판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강연, 로컬 콘텐츠, 친환경 가치, 지역 축제까지 결합하면서 지역관광 상품도 한층 세분화되는 모습이다.

박소영·김미경과 떠나는 호남…하나투어, 명사 테마여행 선봬

하나투어는 ‘2026 호남관광문화주간’을 맞아 각 분야 명사와 함께하는 당일 여행상품 2종을 선보였다.

호남관광문화주간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전북특별자치도가 공동 추진하는 관광문화 진흥 사업이다. 하나투어는 2년 연속 협업 파트너로 참여해 수도권 여행객을 지역으로 유도하는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왼쪽부터)2026 호남관광문화주간 명사 초빙 투어에 참여하는 박소영 작가, 김미경 강사 /사진-하나투어

(왼쪽부터)2026 호남관광문화주간 명사 초빙 투어에 참여하는 박소영 작가, 김미경 강사 /사진-하나투어

올해는 인문학 작가 박소영과 강사 김미경을 초청해 지역 관광과 강연을 결합했다. 두 상품 모두 전용버스 왕복 교통편을 포함한다.

10월 24일 출발하는 광주 당일 상품은 박소영 작가의 ‘비엔날레, 아트페어로 읽는 현대 미술’ 강연으로 시작한다. 이후 제16회 광주비엔날레를 방문해 22개국 예술가들이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를 주제로 선보이는 작품을 둘러본다.

10월 31일에는 전주를 무대로 김미경 강사의 특강과 지역 관광을 묶은 일정이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남부시장과 전주한옥마을 등을 둘러본 뒤 ‘매일 더 나은 나를 만드는 법’을 주제로 한 강연에 참여한다.

하나투어는 명사의 전문성과 지역 여행을 결합해 기존 당일 관광보다 체험의 밀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부산 여행, 공항에서 바로 연결…클룩 ‘K-투어 패스’ 판매

외국인 관광객의 지역 이동 편의를 높이는 상품도 등장했다. 클룩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는 ‘K-투어 패스’의 온라인 여행사 공식 파트너사로 선정돼 지난 1일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K-투어 패스는 방한 외국인이 인천공항에서 부산까지 이동할 때 필요한 교통편과 현지 관광 혜택을 하나로 묶은 상품이다.

구매자는 코레일 패스 2~5일권 또는 부산행 철도·버스 구간권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공항철도 직통열차 1회 무료 이용 혜택이 포함되고, 실물 카드를 선택하면 교통카드도 함께 제공된다.

부산 관광 혜택도 더했다. 지역 내 35개 유료 관광시설 가운데 1곳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약 50개 가맹점에서 할인도 받을 수 있다.

클룩은 별도로 공항철도 50% 할인 쿠폰과 철도·고속버스·코레일 패스 40% 할인 쿠폰도 제공한다.

외국인의 지역여행 관심도 실제로 높아지는 흐름이다. 클룩이 올해 1월 1일부터 9월 27일까지 서울·경기를 제외한 지역 상품 트래픽을 분석한 결과 부산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45%, 경주는 78%, 강릉은 401% 증가했다.

이준호 클룩 한국 지사장은 “외국인 관광객의 지역 방문을 늘리기 위해서는 한국에 대한 관심을 실제 이동으로 연결할 수 있는 교통 접근성이 중요하다”며 “K-투어 패스를 통해 더 많은 해외 여행객이 부산을 비롯한 지역을 편리하게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숙박도 ‘친환경’…그린키 숙소 12곳 최대 3만원 할인

제주에서는 지속가능한 여행이 새로운 숙박 선택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어때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관광공사와 함께 ‘제주 그린키 숙박 페스타’를 진행한다. 대상은 국제 환경 인증 ‘그린키’를 받은 제주 지역 호텔과 리조트 12곳이다.

그린키는 에너지 관리와 탄소 저감, 자원 절약, 폐기물 감축, 지역사회·환경 보호 등의 기준을 토대로 호텔과 리조트 등 관광시설의 친환경 운영 수준을 평가하는 국제 인증이다.

행사 대상 숙소를 7만원 이상 예약하면 2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고, 2박 이상 예약하면 3만원 할인 쿠폰을 적용할 수 있다. 여기에 여기어때가 제공하는 국내 숙소 최대 12% 할인 쿠폰팩도 중복 사용 가능하다.

그린키 숙박 페스타 쿠폰은 10월 말까지 제공되며, 다음 달 15일까지 체크인하는 예약에 사용할 수 있다.

강희경 여기어때 제휴전략마케팅팀장은 “여행객이 제주 여행을 즐기면서 지속가능한 숙박 시설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마련한 행사”라며 “친환경적인 여행을 실천하는 숙소를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경험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 할머니 집에서 머문다…‘할망스테이’ 4곳 문 열어

제주에서는 숙박 자체가 지역문화 체험이 되는 새로운 형태의 공간도 등장했다. 에어비앤비의 커뮤니티 펀드 지원을 받은 제주올레는 시니어 여성의 민박 창업을 지원하는 ‘할망스테이’ 4곳을 제주올레길 주변 마을에 열었다.

이 프로젝트는 2009년 시작된 ‘할망숙소’를 현재 여행 환경에 맞게 발전시킨 형태다. 제주 시니어 여성들이 직접 호스트가 돼 자신의 집과 삶의 이야기를 여행객과 나눈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3월 제주올레에 15만 달러, 한화 약 2억1750만원을 지원했다. 제주올레는 이 기금을 활용해 호스트를 발굴하고 빈방과 공용공간을 숙박시설로 정비했다. 공간 연출과 브랜딩, 운영 준비, 사진·영상 제작과 홍보 등도 함께 지원했다.

이번에 문을 연 곳은 애월리 ‘애월당귤-불턱올레’, 귀덕리 ‘귀덕온담’, 행원리 ‘순자할망민박’, 남읍리 ‘두모악’ 등 4곳이다. 

‘애월당귤-불턱올레’의 최순덕 호스트는 육지에서 제주로 이주한 뒤 해녀가 된 자신의 경험과 제주 바다 이야기를 여행객에게 들려준다.

귀덕리 ‘귀덕온담’에서는 평생 귀덕 바다에서 물질한 이성매 해녀가 아들, 손녀와 함께 여행객을 맞는다.

제주올레 20코스가 지나는 행원리 ‘순자할망민박’은 50년 넘게 해녀로 살아온 김순자 호스트의 친정집을 숙소로 꾸몄다.

남읍리 ‘두모악’에서는 제주올레 안내사와 길 지킴이로 활동해 온 이진옥 호스트의 경험을 만날 수 있다. 정원과 귤밭, 멀리 보이는 애월 바다가 숙박 공간과 어우러진다.

 ‘빵의 도시’ 대전은 할인까지…17~18일 빵축제 연계 여행

가을 축제와 여행 할인 혜택을 한 번에 묶은 지역 프로모션도 이어진다. 마이리얼트립은 대전관광공사와 함께 오는 18일까지 대전 여행 기획전 ‘빵빵한 할인 페스타’를 진행한다.

기획전은 10월 17일~18일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일원에서 열리는 대전빵축제에 맞춰 숙박과 투어·액티비티, 가족 여행 콘텐츠를 함께 구성했다.

대전빵축제는 이틀 동안 오후 1시부터 8시 30분까지 진행되며 전국 120곳의 빵집과 브랜드가 참여한다. ‘백빵백중’과 ‘베이커리 갤러리’, 플리마켓, 무대 공연 등도 마련된다.

숙소는 대흥동을 비롯해 축제장과 대전역 주변 등 여행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매일 한 곳의 숙소를 최대 50% 할인하는 추첨 이벤트를 운영하고, 신규 회원에게는 최대 5만원 상당의 쿠폰을 제공한다.

대전은 ‘2026 대한민국 숙박세일페스타’ 하반기 대상 지역이기도 하다. 11월 8일까지 입실하는 숙소를 대상으로 결제 금액에 따라 1박은 2만원 또는 3만원, 2박 이상 14만원 이상 결제 시 최대 7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투어와 액티비티도 할인한다. 10월 18일까지 대전 지역 대상 상품에 사용할 수 있는 1만원 할인 쿠폰을 선착순으로 제공하며, 엑스포 아쿠아리움 입장권과 오월드 자유이용권 등이 포함된다. 쿠폰은 10월 31일까지 이용하는 상품에 적용할 수 있다.

대전시립미술관과 대전광역시어린이회관 등 가족 여행객이 함께 찾기 좋은 문화·체험 공간 정보도 기획전에 담겼다.

최근 지역관광 상품의 공통점은 단순히 목적지를 소개하는 데서 벗어나 여행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는 점이다. 숙박과 교통 중심이던 여행상품이 이제는 사람과 이야기, 지역문화, 환경 가치까지 끌어안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서울 밖 지역으로 관광객을 움직이기 위한 여행업계의 ‘로컬 콘텐츠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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