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릇하게 부쳐 접시에 담은 가을무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11월에 들어서면 시장마다 굵고 묵직한 가을무가 쌓이고, 김장에 쓸 무를 미리 몇 개씩 사 두는 집도 늘어난다. 이맘때 무는 단맛이 올라 어떻게 먹어도 맛있지만, 집에서는 소고기뭇국이나 생채, 깍두기 정도로 쓰고 나면 더는 손이 잘 가지 않는 편이다.
국 한 냄비를 끓이고 남은 무 토막은 냉장고 채소 칸에 들어가 며칠씩 그대로 있기 쉽다. 쓸 곳이 마땅치 않아 미루다 보면 겉이 마르고 푸석해져 결국 버리게 되는데, 무 한 개가 워낙 커서 식구가 적은 집에서는 다 쓰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이렇게 남은 가을무는 납작하게 썰어 소금물에 30초만 데친 뒤 반죽을 입혀 부치면 반찬 한 접시가 된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달큰한 무전이라, 무를 국거리로만 알던 사람도 처음 먹어 보면 맛에 놀라는 경우가 많다.
생무를 그대로 부치면 속이 서걱거리는 이유
소금물에 짧게 데친 얇은 무 조각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무는 물기가 많고 섬유질이 단단해서 날것을 그대로 팬에 올리면 겉의 반죽이 먼저 익고 속은 서걱거리는 채로 남는다. 불을 줄이고 오래 두면 속까지 익기는 하지만 그사이 반죽이 기름을 먹어 눅눅해지고, 무에서 나온 물기 때문에 반죽이 들뜨기도 한다.
짧게 데치는 과정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 끓는 물에 30초쯤 넣었다 빼면 무가 살짝 부드러워져 팬에서는 반죽만 익히면 된다. 소금을 조금 넣은 물에 데치면 무에 밑간도 배어 따로 간장을 찍지 않아도 심심하지 않다. 다만 오래 삶으면 무가 물컹해져 바삭한 반죽과 어울리지 않는다.
무 부위도 맛을 가르는데, 가을무는 위쪽 파란 부분이 달고 아래 뿌리 쪽으로 갈수록 매운맛이 돈다. 그래서 전에는 중간 토막이나 파란 부분을 고르고, 데치는 시간만 지키면 부친 뒤 속에서 달큰한 맛이 올라온다.
남은 무 토막으로 바삭한 무전 부치는 방법
껍질을 벗겨 얇고 납작하게 썬 가을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무 중간 토막이나 파란 부분, 부침가루 3/4~1컵, 물 1/2컵, 소금 조금이다. 무는 껍질을 벗기고 얇고 납작하게 써는 것이 좋은데, 너무 두꺼우면 30초 안에 부드러워지지 않고 팬에서도 속이 늦게 익는다.
냄비에 물을 끓여 소금을 조금 넣고 썬 무를 넣어 30초쯤 데친 다음 바로 체에 건진다. 건진 무는 키친타월 위에 펼쳐 겉의 물기를 닦아 두는 것이 좋은데, 물기가 남아 있으면 반죽이 미끄러져 무에 잘 붙지 않는다.
키친타월 위에서 물기를 닦는 데친 무 조각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반죽은 부침가루 3/4~1컵에 물 1/2컵을 부어 되직하게 갠다. 숟가락으로 떠서 떨어뜨렸을 때 주르륵 흐르지 않고 뚝뚝 떨어지는 정도면 알맞고, 반죽이 묽으면 무에 얇게 묻었다가 흘러내리므로 부침가루를 조금씩 더 넣어 맞춘다.
숟가락에서 천천히 떨어지는 되직한 부침 반죽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팬을 중불에 달구고 기름을 넉넉히 두른 뒤 반죽을 고루 입힌 무를 한 장씩 놓는다. 기름이 튈 수 있으니 무는 팬 가장자리에서 미끄러지듯 넣는 것이 안전하고, 아랫면이 노릇해지면 뒤집어 반대쪽도 같은 색이 날 때까지 부친다. 양면 반죽이 모두 익어 단단해지면 다 된 것이다.
바람이 들어 속이 푸석한 무는 데치는 동안 쉽게 부서지므로 전에는 쓰지 않는다. 매운맛이 강한 뿌리 쪽 토막은 무생채나 깍두기에 쓰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