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향이 밴 속재료로 말아 썬 김밥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날이 쌀쌀해지면 주말 나들이나 아이 도시락으로 김밥을 싸는 집이 늘어나는데, 재료를 똑같이 넣어도 집에서 싼 김밥은 사 먹는 김밥보다 맛이 심심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밥 간을 맞추고 단무지와 시금치까지 챙겨 넣어도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재료 맛이 따로 노는 듯해 아쉬운 마음이 든다.
그래서 밥에 소금이나 참기름을 더 넣어 보지만 짠맛과 고소한 맛만 세질 뿐 재료끼리 어우러지는 느낌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속재료를 하나씩 볶을 때마다 팬을 닦고 새 기름을 두르는 순서도 손이 많이 가는 데 비해 맛에 남는 것이 적은 편이다.
김밥 맛을 바꾸는 방법은 속재료를 볶는 순서에 있다. 당근을 가장 먼저 볶은 다음 팬에 남은 기름으로 햄과 달걀지단을 차례로 익히면, 당근 향이 속재료 전체에 배어 김밥 한 줄의 맛이 하나로 이어진다.
당근을 먼저 볶아야 김밥 향이 달라지는 이유
주황빛 기름이 남은 팬의 가는 당근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김밥 맛이 따로 노는 이유는 속재료마다 각자 다른 기름에서 따로 익기 때문인데, 햄은 햄 맛, 지단은 달걀 맛만 지닌 채 김 안에 나란히 들어가니 씹을 때 재료가 하나씩 따로 느껴진다. 밥과 김이 재료를 감싸 주기는 해도 속재료끼리 맛을 이어 주지는 못한다.
당근은 기름에 볶으면 단맛과 고소한 향이 기름으로 빠져나오는데, 가늘게 채 썰어 센불에 볶으면 기름에 닿는 면이 넓어 짧은 시간에도 향이 충분히 밴다. 당근을 볶고 난 팬의 기름이 주황빛을 띠는 것도 당근의 색과 향이 기름에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당근 향이 밴 기름에 햄을 볶고 달걀지단을 부치면 두 재료 겉면에 당근 향이 얇게 입혀진다. 그래서 따로 양념을 더하지 않아도 김밥을 썰어 먹을 때 재료끼리 맛이 이어지고, 당근의 은은한 단맛이 김밥 한 줄 전체에 퍼진다.
김밥 속재료에 당근 향 배게 볶는 방법
가늘게 채 썬 당근과 길게 썬 김밥용 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김밥 6줄 정도를 기준으로 당근 3개를 준비하는데, 김밥 양에 비해 많아 보여도 볶으면 숨이 죽어 부피가 크게 줄어든다. 당근은 껍질을 벗기고 최대한 가늘게 채 썰어야 빨리 익고 향도 기름에 잘 밴다. 햄은 김밥용으로 길게 썰고 달걀은 미리 풀어 둔다.
팬에 기름을 평소보다 넉넉히 두르고 센불로 달군 다음 당근 채를 넣어 빠르게 볶는다. 당근이 숨이 죽어 부드러워지고 기름이 주황빛으로 물들면 다 된 것이니, 당근만 건져 접시에 덜어 두고 기름은 팬에 그대로 남겨 둔다.
당근채를 건져 낸 뒤 주황빛 기름이 남은 팬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남은 당근기름에 햄을 넣고 겉면이 살짝 노릇해질 때까지 굴려 가며 볶아 건진다. 이어서 불을 약불로 줄이고 달걀물을 부어 두툼하게 지단을 부치는데, 센불에서는 겉이 금방 타고 속이 덜 익으니 약불에서 천천히 익히는 것이 좋다. 다 익은 지단은 한 김 식힌 뒤 길게 썬다.
당근기름에 부친 두툼한 달걀지단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기름을 적게 두르면 당근 향이 햄과 지단까지 이어지지 않으니 당근을 볶을 때부터 넉넉히 두르는 것이 좋다. 당근이 타서 가장자리가 검게 변했다면 그 기름은 쓴맛이 나므로 따라 버리고 새 기름을 둘러 햄을 볶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