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 안쪽에 붙은 전복 살과 가장자리를 보여 주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전복죽 한 그릇이 생각나는 집이 많다. 활전복을 몇 마리 사 와서 죽을 끓이려고 도마 앞에 서면, 껍데기에 단단히 붙은 살부터 떼어 내야 해서 시작부터 손목에 힘이 들어가고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보통은 솔로 겉을 닦은 뒤 숟가락을 껍데기와 살 사이에 밀어 넣어 힘껏 파낸다. 그런데 살이 질기게 붙어 있어 숟가락이 자꾸 미끄러지고, 무리하게 비틀다 보면 살 가장자리가 찢어지거나 내장이 터져 초록빛 즙이 흘러나와 버리기 쉽다.
이럴 때는 전복 껍데기 쪽만 끓는 물에 잠깐 대 주면 손질이 한결 쉬워진다. 넓은 팬에 물을 얕게 끓여 전복을 껍데기가 바닥을 향하게 놓고 10~15초만 두었다 꺼내면, 숟가락을 넣었을 때 살이 껍데기에서 훨씬 수월하게 떨어진다.
껍데기에 단단히 붙어 숟가락이 잘 안 들어가는 전복 살
전복 내장을 넣어 완성한 전복죽 한 그릇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전복 살이 껍데기에서 잘 안 떨어지는 이유는 살 가운데의 두툼한 근육이 껍데기 안쪽에 넓게 붙어 있기 때문인데, 전복은 바위에 붙어 사는 동안 이 근육으로 몸을 껍데기에 단단히 고정한다. 살아 있는 전복일수록 이 힘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숟가락 하나로 떼어 내려면 손에 힘이 많이 든다.
그렇다고 전복을 통째로 끓는 물에 넣고 데치면 살은 잘 떨어지지만 내장까지 함께 익어 버린다. 전복죽은 내장을 넣어야 색이 나고 고소한 맛이 살아나는데, 미리 익혀 버리면 죽을 끓일 때 한 번 더 익히게 되어 내장을 날것 그대로 쓰기 어렵다.
껍데기 쪽만 물에 닿게 하면 열이 껍데기를 거쳐 살과 맞닿은 면으로 먼저 전해진다. 10~15초 정도면 껍데기와 붙은 면만 살짝 느슨해지고 내장은 거의 날것으로 남아서, 숟가락으로 힘주어 파내지 않아도 살을 떼어 낼 수 있게 된다.
전복 껍데기에 붙은 살 쉽게 떼는 방법
얕은 끓는 물에 껍데기 쪽을 아래로 놓은 전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솔로 껍데기와 살 가장자리를 문질러 이물질을 닦고 흐르는 물에 헹군다. 넓은 프라이팬에 물을 껍데기가 잠길 만큼만 얕게 붓고 센 불에서 끓이는데, 바닥이 넓은 팬을 써야 여러 마리를 한 번에 나란히 놓을 수 있어 편하다.
물이 끓어오르면 전복을 껍데기가 바닥을 향하게 하나씩 놓고 10~15초만 둔다. 끓는 물이 튀어 손에 닿을 수 있으니 집게로 넣고 꺼내는 것이 안전하고, 시간이 길어지면 살까지 익어 질겨지므로 속으로 숫자를 세다가 바로 건져 내는 것이 좋다.
집게로 껍데기 쪽을 아래로 하여 전복을 꺼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건져 낸 전복은 한 김 식혀 손으로 만질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숟가락을 껍데기 가장자리로 밀어 넣어 살을 들어 올린다. 떼어 낸 살을 뒤집어 내장은 손으로 살살 뜯어 따로 담고, 입 쪽의 단단한 이빨은 가위로 칼집을 낸 뒤 눌러 빼낸 다음 죽이나 찜에 넣어 익힌다.
숟가락으로 껍데기 가장자리에서 전복 살을 들어 올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숟가락을 껍데기와 살 사이에 넣었을 때 힘을 주지 않아도 살이 들려 올라오면 시간이 알맞았던 것이다. 살 가장자리가 오그라들며 단단해졌다면 물에 너무 오래 둔 것이라 다음 전복부터 몇 초 줄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