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에 담아 낸 가지나물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가지는 가을로 넘어가도 시장에 꾸준히 나와 반찬거리로 손이 자주 가는 채소다. 가지나물은 쪄서 찢고 양념에 무치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반찬인데도, 막상 만들어 보면 젓가락으로 집을 때마다 축 늘어지고 접시 바닥에 물이 고여 먹기 전부터 아쉬운 마음이 든다.
물컹해지는 게 싫어 찌는 시간을 줄여 보기도 하고 찐 가지를 손으로 꽉 짜 보기도 하지만, 덜 익어 떫은맛이 남거나 살이 뭉개져 모양이 흐트러지기 쉽다. 세게 짜는 방법은 이미 머금은 물을 빼는 데 그치기 때문에 무쳐 두면 다시 물이 배어 나온다.
가지나물을 덜 물컹하게 만드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한데, 썬 가지를 찜기에 놓는 방향만 바꾸면 된다. 자른 속면이 찜기 바닥을 향하게 엎어 놓고 찌면 같은 시간을 쪄도 가지가 수분을 덜 머금어, 무쳤을 때 식감이 한결 탱탱하게 남는다.
스펀지 같은 가지 속살에 고이는 찜기 물방울
자른 속면이 보이는 가지 토막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가지 속살은 작은 공기구멍이 촘촘한 스펀지 같은 구조라서 물이 닿으면 금방 빨아들인다. 반면 보라색 껍질은 겉이 매끈하고 단단해 물기가 묻어도 속으로 잘 스며들지 않는데, 같은 가지라도 어느 면이 물에 닿느냐에 따라 머금는 물의 양이 달라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찜기 안에서는 올라온 김이 뚜껑에 닿아 물방울로 맺히고, 이 물방울이 다시 아래로 떨어진다. 속면을 위로 향하게 놓으면 떨어진 물방울이 자른 속살 위에 그대로 고이는데, 몇 분 동안 이 물을 받아 낸 가지는 다 익었을 때 이미 속까지 물이 차 축 처진다.
찜기 뚜껑 안쪽에 맺힌 물방울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속면을 바닥 쪽으로 엎어 놓으면 위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은 매끈한 껍질을 타고 흘러내리고, 속살에는 아래에서 올라오는 김만 닿아 익는다. 그래서 찌는 시간이나 짜는 힘을 바꾸기보다 가지를 썰어 찜기에 놓는 단계부터 손을 대는 것이 좋다.
가지나물에 생기는 물컹한 식감 줄이는 방법
속면을 아래로 놓은 가지 토막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두세 식구가 한두 끼 먹을 양으로는 가지 2개, 220g 정도가 알맞다. 가지는 꼭지를 잘라 내고 흐르는 물에 씻은 뒤 세로로 길게 반을 가르고, 다시 가로로 반을 갈라 한 개를 네 토막으로 만든다. 이렇게 자르면 토막마다 넓은 속면이 하나씩 생겨 찜기에 엎어 놓기 좋다.
냄비에 물을 붓고 찜기를 올려 센 불로 끓이다가 김이 충분히 올라오면 가지를 넣는다. 토막마다 하얀 속면이 찜기 바닥을 향하고 보라색 껍질이 위로 오게 엎어 놓는데, 토막끼리 겹치면 겹친 자리에 물이 고이니 사이를 조금씩 띄워 한 겹으로 펼치는 것이 좋다.
뚜껑을 덮고 6~7분 정도 찐다. 가장 두꺼운 토막을 젓가락으로 찔러 봤을 때 쑥 들어가고 껍질 색이 짙어졌으면 다 익은 것이다. 김이 뜨거우니 뚜껑은 얼굴 반대쪽으로 열고, 가지는 집게로 꺼내 넓은 접시나 채반에 펼쳐 한 김 식힌다.
집게로 꺼낸 찐 가지 토막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뜨거울 때 찢으면 살이 뭉개지니 손으로 만질 수 있을 만큼 식은 뒤에 결대로 찢는 것이 좋다. 물기가 조금 보이면 살짝만 눌러 짜고 평소 쓰는 양념에 무친다. 가지가 굵어 7분을 쪄도 단단하면 1분씩 더 찌면서 익은 정도를 확인한다.
가지나물이 늘 물컹해 아쉬웠다면 다음번에는 썬 가지를 찜기에 엎어 놓고 쪄 보길 권한다. 손이 더 가는 일 없이 놓는 방향만 바꿔도 식구들이 젓가락을 자주 대는 반찬으로 밥상에 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