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위로 향하도록 찜 받침에 올린 꽃게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이면 살이 꽉 찬 가을 꽃게가 시장에 많이 나오는데, 집에서 쪄 먹으면 손질부터 상차림까지 생각보다 간단해 한 번쯤 찜통을 꺼내게 된다. 그런데 막상 쪄서 등딱지를 열어 보면 기대했던 게살 맛보다 비린내가 먼저 올라와 젓가락이 망설여지는 경우가 있다.
비린내를 줄여 보려고 맹물 대신 맛술이나 소주를 붓기도 하지만, 냄새는 어느 정도 덜해도 술 향이 게살에 남아 싫어하는 식구가 생기기도 한다. 다 쪄진 꽃게를 초간장에 찍어 먹어도 입안에는 비린 맛이 따라오는 편이라, 찌는 단계에서부터 손을 대는 것이 좋다.
이럴 때는 찜물에 레몬 몇 쪽을 넣어 보길 권한다. 김이 오른 찜통에 꽃게를 배가 위로 가게 올리고 중불에서 15분쯤 찌기만 하면 되는데, 비린내가 한결 덜하고 담백한 게살 맛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레몬은 냉장고에 하나쯤 있는 재료라 따로 준비할 것도 거의 없다.
찜통 김을 타고 게살에 배는 꽃게 비린내
레몬 조각을 띄운 찜물 위의 깨끗한 스테인리스 찜 받침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꽃게 비린내는 대부분 껍데기 안쪽과 아가미, 배 쪽 틈에 남은 성분에서 나온다. 꽃게 같은 갑각류는 잡은 뒤 시간이 지날수록 살 속 성분이 바뀌면서 비린 냄새를 내는 물질이 생기는데, 이 물질은 열을 받으면 더 쉽게 날아올라 찜통 안을 가득 채운다.
찜통 안은 뚜껑으로 닫혀 있어 찌는 동안 김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꽃게 주위를 계속 돈다. 그래서 맹물로 찌면 처음에 올라온 비린내가 김을 타고 다시 게살과 껍데기에 배게 되고, 껍데기를 깔 때 그 냄새가 손과 입으로 고스란히 옮겨 온다.
찜물에 레몬을 넣으면 물이 끓으면서 레몬 껍질의 상큼한 향과 신맛 성분이 김과 함께 올라온다. 비린내를 내는 물질은 신맛과 만나면 냄새가 덜 나는 성질이 있어, 생선 요리에 레몬을 곁들이는 것과 같은 이유로 꽃게찜의 비린내도 한결 덜 느껴진다. 그래서 꽃게보다 찜물을 바꾸는 쪽이 효과적이다.
꽃게찜에 남는 비린내 줄이는 방법
굵은소금으로 레몬 껍질을 문질러 씻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꽃게와 레몬 한 개, 찜통이면 충분하다. 레몬은 껍질째 쓰기 때문에 굵은소금으로 겉을 문질러 씻은 뒤 동그랗게 몇 쪽 썰어 둔다. 꽃게는 솔로 배와 다리 사이를 문질러 씻고, 집게발이 움직이는 살아 있는 꽃게라면 손을 다치지 않게 집게 끝을 가위로 잘라 두는 것이 안전하다.
찜통 아래 냄비에 찜 받침이 닿지 않을 만큼 물을 붓고 썰어 둔 레몬을 넣은 다음 센불에 올린다. 찌는 도중 물이 졸아 바닥이 드러나면 냄비가 탈 수 있으니 15분을 버틸 만큼 충분히 붓는 것이 좋다. 물이 끓어 뚜껑 틈으로 김이 나기 시작하면 그때 꽃게를 넣어야 처음부터 고르게 익는다.
물이 끓는 찜통 아래 냄비에 떠 있는 레몬 조각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꽃게는 배가 위로 향하게 놓는 것이 좋은데, 등딱지가 아래로 가야 안에 든 게장이 그릇에 담긴 것처럼 고인 채 익어 밖으로 새어 나오지 않는다. 뚜껑을 덮고 불을 중불로 줄여 약 15분 찌는데, 등딱지가 선명한 주황빛으로 바뀌고 다리 끝까지 붉게 물들면 다 익은 것이다.
김이 오르는 접시에 담긴 완성된 꽃게찜과 레몬 조각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 찐 뒤 뚜껑을 열 때는 뜨거운 김이 한꺼번에 얼굴로 올라오므로 몸 반대쪽부터 천천히 들어 올리고, 꽃게는 집게를 쓰거나 면장갑 위에 고무장갑을 끼고 꺼낸다. 레몬은 찜물에 남겨 두고 꽃게만 접시에 옮겨 담아 한 김 식히면 껍데기를 까기 쉽다.
올가을 꽃게를 찔 때는 맹물 대신 레몬 몇 쪽을 띄운 찜물로 쪄 보길 권한다. 찜물 하나 바꾸는 일은 꽃게가 가진 담백한 맛을 비린내에 가리지 않고 식구들 밥상에 그대로 올리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