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에 무와 갈치를 담고 붉은 양념장을 고루 바른 조림 준비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갈치는 가을로 들어서면 살이 통통하게 올라 조림을 하기 좋은 때가 된다. 그런데 집에서 갈치조림을 하면 식당에서 먹던 맛과 어딘가 다르게 느껴지는데, 양념은 비슷하게 넣었는데도 한 점 집어 먹을 때 비린 기운이 살짝 올라와 숟가락이 멈추는 경우가 있다.
비린내를 덜어 보려고 소금물에 한 번 씻거나 청주를 뿌려 두는 사람이 많고, 단맛을 맞추려고 설탕이나 물엿을 한 숟가락 넣기도 한다. 그래도 조림이 끓는 동안 올라오던 냄새가 그릇에 담은 뒤까지 남고, 단맛은 양념에 섞이지 않고 혼자 앞으로 튀어 간장 맛과 따로 느껴진다. 양념장을 만들 때 설탕 자리에 매실액을 한 숟가락 넣으면 이 두 가지가 같이 정리된다.
설탕으로만 단맛을 낸 갈치조림에 비린 기운이 남는 이유
손질한 갈치의 뱃속 검은 막을 숟가락 끝으로 정리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갈치에서 나는 비린 기운은 토막 낸 단면과 뱃속에 남은 핏물, 그리고 껍질에 붙은 기름에서 나온다. 손질할 때 뱃속 검은 막과 핏물을 덜 씻어 내면 조림이 끓는 동안 그것들이 국물에 풀려 냄새가 올라오고, 양념을 아무리 진하게 해도 그 기운이 생선살 쪽에 남는다.
설탕은 이 가운데 어느 것에도 손을 대지 못한다. 물에 녹아 단맛을 내는 일만 하기 때문인데, 단맛이 강해지면 오히려 비린 기운이 더 도드라져 느껴진다.
매실액은 덜 익은 매실을 설탕에 켜켜이 절여 받아 낸 액이라서, 설탕물에 매실에서 나온 새콤한 맛이 같이 들어 있다. 양념장에 이 새콤한 맛이 섞이면 비린 기운이 한결 덜 느껴지고, 단맛은 설탕처럼 앞으로 튀지 않고 간장과 고추장 뒤에 은은하게 남는다. 그래서 단맛을 내는 재료를 바꾸는 쪽으로 손을 대면 비린내까지 같이 줄어든다.
고추장과 간장 양념에 매실액 한 숟가락을 더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갈치조림 양념에 매실액 넣어 비린내 잡는 방법
고춧가루가 불어 되직해진 갈치조림 양념장.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양념장은 그릇 하나에 고추장 1숟가락, 고춧가루 3숟가락, 간장 4숟가락, 다진 마늘 1숟가락을 넣고 매실액 1숟가락을 더해 섞는다. 설탕은 넣지 않는다. 섞은 뒤 5분쯤 그대로 두어 고춧가루가 간장을 먹고 불면 양념이 되직해져 갈치에 바를 때 흘러내리지 않는다.
갈치는 지느러미를 가위로 잘라 내고 배를 갈라 내장을 빼낸 다음, 뱃속에 붙은 검은 막과 핏물을 숟가락 끝으로 긁어 내고 흐르는 물에 헹군다. 키친타월로 물기를 눌러 닦은 뒤 냄비 바닥에 무나 감자를 도톰하게 썰어 깔고 그 위에 갈치를 겹치지 않게 놓는다.
키친타월로 손질한 갈치의 물기를 눌러 닦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양념장을 숟가락으로 떠서 갈치 위에 고루 펴 바르고, 물은 재료가 반쯤 잠길 만큼만 붓는다. 물이 많으면 양념이 묽어져 매실액의 은은한 단맛까지 흐려진다.
센 불에서 끓어오르면 중약불로 낮추고 뚜껑을 덮어 15~20분 둔다. 중간에 뚜껑을 열어 국물을 숟가락으로 떠서 갈치 위에 두세 번 끼얹는데, 살이 부서지니 뒤집지는 않는다. 밑에 깔아 둔 무가 투명해지고 국물이 걸쭉해져 숟가락 자국이 남으면 다 된 것이다.
매실액은 한 숟가락이면 충분하다. 두 숟가락 넘게 넣으면 단맛이 간장 맛보다 앞서고, 이미 설탕이나 물엿이 들어가는 양념장이라면 설탕을 빼고 매실액만 쓴다.
갈치조림이 번번이 아쉬웠다면 다음에 양념장을 만들 때 설탕 대신 매실액을 한 숟가락 넣어 보길 권한다. 단맛을 내는 재료 하나를 바꾸는 일이 생선 비린내까지 같이 줄여 주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