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복치는 꼬리지느러미가 퇴화한 대신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가 이어진 '클라부스'를 키처럼 사용해 헤엄칩니다.
- 외형 탓에 상어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복어목에 속하며, 목구멍 안쪽의 세 줄 '인두치'로 해파리 같은 미끄러운 먹이를 으깹니다.
- 공기 부레가 없는 대신 몸을 두껍게 감싼 젤라틴질 피하조직으로 부력을 유지하며, 이 부위는 삶으면 묵처럼 굳어 수육으로 활용됩니다.

개복치는 거대한 덩치에 비해 꼬리가 거의 없고 머리만 둥둥 떠다니는 듯한 기괴한 외형으로 유명합니다. 온라인상에서는 걸핏하면 돌연사한다는 연약한 이미지로 널리 알려졌지만, 실제 자연 상태의 개복치는 두꺼운 가죽과 거대한 체구, 독특한 해부학적 적응으로 대양을 살아가는 거대 어류입니다.
개복치는 어쩌다 일반적인 물고기와 완전히 다른 기이한 신체 구조를 갖추게 되었을까요? 손질과 해부 과정을 통해 개복치의 독특한 골격계, 소화계, 그리고 유영 메커니즘을 짚어보았습니다.
개복치 신체 구조의 정의: 꼬리가 사라진 자리의 '클라부스'
개복치는 일반적인 물고기가 지닌 전형적인 꼬리지느러미가 완전히 퇴화한 어류입니다. 보통 어류는 꼬리지느러미를 좌우로 힘차게 흔들어 추진력을 얻지만, 개복치는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가 비정상적으로 길게 발달해 위아래로 뻗어 있습니다.
퇴화한 꼬리지느러미 자리에는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 일부가 이어져 형성된 '클라부스(Clavus)'라는 둥근 주름 구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개복치는 위아래로 길게 솟은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를 노 젓듯 움직여 추진력을 만들고, 뒤쪽의 클라부스는 배의 키처럼 방향을 바꾸는 데 씁니다. 순간적으로 빠르게 헤엄치는 능력은 부족하지만, 다 자란 성체는 워낙 거대하고 가죽이 질겨 바다에서 마주하는 직접적인 천적이 많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오해하기 쉬운 생물학적 분류와 특성
수면 위로 길쭉한 지느러미를 드러낸 채 일광욕을 즐기는 습성 탓에 개복치는 종종 상어로 오인받곤 합니다. 영어 이름이 '오션 선피시(Ocean Sunfish)'인 이유도 햇볕을 쬐듯 수면에 옆으로 드러눕는 특이한 행동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하지만 개복치는 상어와 같은 연골어류가 아니며, 분류학상 복어목(Tetraodontiformes)에 속하는 경골어류입니다. 주둥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복어 특유의 단단한 새 부리 형태를 띤 이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배지느러미가 퇴화해 없는 점이나, 부화 직후의 치어가 뾰족한 가시를 두른 별사탕 모양을 띠는 점 역시 복어목 어류의 뚜렷한 특징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개복치도 다른 물고기처럼 아가미와 항문 사이에 주요 내부 장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해부로 드러난 내부 장기와 숨겨진 두 번째 이빨 '인두치'
거대한 개복치의 가죽을 절개하면 아가미와 항문 사이에 위치한 커다란 소화기관이 드러납니다. 장 굵기만 성인 남성의 팔뚝을 넘어서며, 몸집이 거대한 만큼 내부에는 40여 종이 넘는 기생충이 서식하는 독자적인 생태계를 이룹니다.
더욱 놀라운 구조는 목구멍 깊숙한 곳에서 발견되는 '인두치(Pharyngeal teeth)'입니다. 개복치는 입술 부위의 부리형 이빨 외에도 목구멍 안쪽에 날카로운 이빨이 세 줄로 촘촘히 돋아 있습니다.
개복치의 주 먹이는 수분이 대부분인 해파리나 부드러운 연체동물입니다. 미끄러운 해파리를 흡입한 뒤 놓치지 않고 잘게 찢어 삼키기 위해, 입속으로 물과 먹이를 들이마시고 뱉는 동작을 반복하며 이 인두치로 먹이를 분쇄합니다.
부레 대신 몸 전체를 감싸고 있는 두꺼운 젤라틴질 피하조직은 개복치가 바다에서 부력을 유지하는 핵심 비결입니다.
부레 없는 개복치가 부력을 유지하는 방식과 식문화
일반적인 경골어류는 체내에 공기가 찬 '부레'를 조절해 물속에서 뜨고 가라앉는 부력을 맞춥니다. 반면 깊은 수심을 수직으로 오르내리는 개복치는 공기 부레가 완전히 퇴화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신 피부 바로 아래에 두껍고 치밀한 젤라틴질 피하조직을 발달시켜 체내 밀도를 낮추고 부력을 얻습니다. 손질할 때 아스팔트처럼 단단하고 거친 껍질 안쪽으로 하얗고 탱글탱글한 조직이 두껍게 모습을 드러내는 이유가 바로 이 부력 유지 조직 때문입니다.
포항을 비롯한 일부 연안 지역에서는 이 젤라틴 피하조직을 삶아 '개복치 수육'으로 즐깁니다. 젤라틴 성분이 열을 받아 굳으면 청포묵처럼 투명하고 쫄깃한 식감을 내며, 자체의 비린 맛이나 향은 거의 없지만 특유의 탄력 있는 식감 덕에 별미로 꼽힙니다.
개복치는 단순히 머리만 기이하게 남은 불완전한 생물이 아닙니다. 꼬리를 과감히 줄이고 특수 지느러미와 인두치를 발달시켰으며, 부레 대신 젤라틴 조직을 채워 대양 환경에 완벽히 적응한 고도로 특화된 해양생물입니다.
FAQ
개복치는 왜 꼬리지느러미가 없나요?
진화 과정에서 일반적인 꼬리지느러미가 퇴화하고,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 끝부분이 합쳐진 '클라부스'라는 방향타 구조로 대체되었기 때문입니다.
개복치는 정말로 상어의 일종인가요?
아닙니다. 수면에 지느러미를 드러내는 모습 때문에 상어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부리 모양 이빨과 치어 형태 등을 공유하는 복어목 어류입니다.
개복치는 부레가 없는데 어떻게 물에 뜨나요?
공기 부레 대신 피부 아래에 수분과 지질 함량이 높은 두꺼운 젤라틴질 피하조직을 발달시켜 체내 밀도를 낮춤으로써 부력을 유지합니다.
개복치의 인두치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목구멍 안쪽에 자리한 날카로운 이빨로, 해파리처럼 미끄럽고 부드러운 먹이를 놓치지 않고 잘게 부수어 삼킬 수 있도록 돕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