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레인지 뒤쪽 배관과 노란 가스호스 연결 부위를 가까이에서 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아침저녁으로 서늘해지면서 곧 보일러를 켜야 하는 시기가 됐다. 이맘때 집 안 설비를 한 번씩 둘러보게 되는데 가스레인지 뒤쪽은 대부분 그냥 지나친다. 가스는 새면 냄새가 나니 바로 알 수 있다고 여기고, 호스는 터지거나 불이 안 붙어야 바꾸는 물건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주 조금씩 새는 가스는 환기가 되는 부엌에서 냄새로 알아차리기 어렵고, 겉이 멀쩡해 보이는 호스도 안쪽은 굳어 있는 경우가 있다. 가스호스와 밸브에 권장 사용기간이 정해져 있는 것도 이 때문인데, 호스는 7년이고 계량기 옆에 달린 퓨즈콕은 5년이다. 지금 새고 있는지는 비눗물 한 컵이면 오늘 저녁에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멀쩡해 보여도 7년이면 바꾸는 가스호스
가스레인지 뒤쪽에서 확인할 수 있는 노란 가스호스와 금속 연결 너트.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가스호스는 가스레인지 바로 뒤에 붙어 있어서 음식을 할 때마다 올라오는 열과 기름 연기를 그대로 받는다. 호스에 쓰이는 고무나 염화비닐은 열을 오래 받으면 말랑하던 성질이 사라지고 점점 딱딱해지는데, 이렇게 굳은 호스는 표면에 가는 금이 가고 연결 부위를 조여 주던 힘도 약해진다.
이렇게 생긴 틈은 눈으로 찾기가 어렵다. 호스를 앞뒤로 훑어봐도 금이 간 자리는 머리카락 굵기라 잘 보이지 않고, 새어 나오는 양도 한 번에 훅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아주 천천히 배어 나오는 정도라서 부엌에서는 냄새가 흩어져 버린다. 연결 부위를 조인 너트가 조금 풀린 경우도 마찬가지다.
비눗물을 바르면 이 틈이 눈에 보인다. 물에 주방세제를 풀면 액체가 얇은 막을 이루는데, 새어 나오는 가스가 이 막을 밀어 올리면서 그 자리에 거품이 부풀어 오른다. 새는 양이 아주 적어도 거품은 천천히라도 커지기 때문에, 코로는 알아차리지 못하는 누출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금속 연결 부위에 바른 비눗물 막에서 작은 거품을 확인하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가스호스 연결 부위에 비눗물 발라 누출 확인하는 방법
물과 주방세제를 섞은 작은 종이컵과 점검용 붓을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필요한 것은 주방세제와 물, 그리고 작은 붓 하나다. 종이컵이나 작은 그릇에 물을 8, 주방세제를 2 정도 비율로 넣고 거품이 나지 않게 살살 저어 준다. 붓이 없으면 손가락으로 찍어 발라도 되고 분무기에 담아 뿌려도 된다. 미리 거품을 잔뜩 내 버리면 새는 자리를 구분하기 어려우니 거품 없이 섞는 것이 좋다.
바르기 전에 가스레인지 불이 꺼져 있는지부터 확인한다. 불을 켠 상태에서는 점검하지 않는다. 그다음 가스레인지를 앞으로 조금 빼내 호스가 보이게 하고, 벽 배관과 호스가 만나는 자리, 호스와 가스레인지가 만나는 자리, 그리고 계량기 쪽 퓨즈콕까지 세 군데를 눈으로 먼저 잡아 둔다.
불을 끈 가스레인지를 앞으로 옮겨 호스와 벽 배관 연결 자리를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이제 이 세 군데에 비눗물을 넉넉히 바르고 30초쯤 그대로 들여다본다. 거품이 하나둘 부풀어 오르거나 발라 둔 막이 볼록하게 커지면 그 자리에서 가스가 새는 것이다. 아무 변화 없이 비눗물이 그대로 있으면 그 자리는 이상이 없는 것이니, 마른 행주로 물기를 닦아 내고 마무리하면 된다.
거품이 올라왔다면 직접 조여 보려 하지 말고 계량기 옆 퓨즈콕부터 돌려 잠근다. 그리고 창문을 열어 환기한 다음, 사용 중인 도시가스사에 연락해 점검을 신청한다. 밸브를 잠그면 가스가 나오지 않으니 서두르지 않아도 되고, 환풍기나 전기 스위치는 건드리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거품이 생기지 않았더라도 호스에 갈라진 자국이나 검게 그을린 흔적이 있으면 사용기간과 상관없이 바꾸는 것이 좋다. 가스호스는 7년, 퓨즈콕은 5년이 권장 사용기간이라 이 기간이 지났으면 도시가스사에 교체를 신청하면 된다. 퓨즈콕은 오래 손대지 않고 두면 뻑뻑해지니 가끔 열고 닫아 잘 움직이는지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매월 4일은 가스안전점검의 날이다. 날짜를 하나 정해 두고 비눗물을 발라 보는 습관을 들여 보길 권한다. 가스레인지 뒤를 한 번 살펴보는 일은 식구들이 날마다 모여 밥을 먹는 부엌을 안심하고 쓰기 위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