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스태튼아일랜드의 프레시킬스는 53년간 1억 5천만 톤의 쓰레기가 쌓여 형성된 아파트 20층 높이의 매립지였습니다.
- 뉴욕시는 쓰레기를 옮기는 대신 다층 플라스틱 막으로 상부를 봉인하고, 유출되는 메탄가스를 난방 에너지로 자원화했습니다.
- 2036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인 프레시킬스 파크는 토목 공학적 역발상을 통해 환경 재난지를 생태 공원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뉴욕 스태튼아일랜드에는 53년 동안 쌓인 1억 5천만 톤의 쓰레기산이 존재합니다. 뉴욕시는 이 막대한 쓰레기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대신, 가스와 오염수를 통제하는 다층 차단막을 덮고 그 위에 풀을 심어 센트럴파크 2.5배 크기의 생태 공원인 '프레시킬스 파크(Freshkills Park)'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 공학적 변신의 핵심은 쓰레기를 치운 것이 아니라 자연의 물리적 작용을 역이용해 산 통째로 봉인하고 자원화한 역발상에 있습니다.
거대한 쓰레기산이 도심 속 공원으로 변신하는 이유
1948년 도시 계획가 로버트 모지스는 쓰레기 매립지가 부족해지자 스태튼아일랜드 서쪽 갯벌에 딱 3년만 쓰레기를 묻겠다고 발표했습니다. 2,200에이커, 즉 센트럴파크의 두 배 반에 달하는 넓은 갯벌이었죠. 그런데 3년으로 예정되었던 매립 작업은 무려 53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뉴욕 5개 자치구에서 나온 쓰레기가 매일 바지선에 실려 들어왔고, 많을 때는 하루 29,000톤에 달했습니다.
결국 1955년 세계 최대 규모의 매립지가 되었고, 아파트 20층 높이인 70m에 이르는 거대한 쓰레기산 4개가 솟아올랐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수십 년간 악취와 오염에 시달리며 거세게 항의했고, 1996년에야 매립지 폐쇄가 결정되어 2001년 3월 마지막 바지선이 들어왔습니다. 뉴욕시는 1억 5천만 톤에 달하는 엄청난 쓰레기를 물리적으로 이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공모전을 통해 조경회사 필드 오퍼레이션스(Field Operations)의 제안을 채택했습니다. 쓰레기산을 없애는 대신, 산의 구조를 그대로 유지한 채 생태 공원으로 전환하는 대담한 시도였습니다.
쓰레기산을 봉인하는 핵심 공법: 다층 차단 캡핑 시스템
그렇다면 발밑에서 악취와 오염물질이 뿜어져 나오는 쓰레기산 위에 어떻게 사람이 걷고 휴식할 수 있는 공원을 만들었을까요? 핵심은 쓰레기 산에 완벽한 뚜껑을 씌우는 다층 차단 캡핑(Capping) 공법에 있습니다.
쓰레기 산을 안전하게 덮고 공원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필요한 치밀한 차단 설계의 한 장면입니다.
우선 쓰레기층 위에 60cm 이상의 흙을 덮어 언덕의 윤곽을 다잡습니다. 그 위에 가스가 옆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그물망 형태의 천을 깔고, 물과 가스가 전혀 통과하지 못하는 플라스틱 방수막을 산 전체에 통째로 덮습니다. 방수막 위에는 빗물을 측면으로 흘려보내는 배수층을 조성하고, 다시 모래흙 60cm와 식물이 뿌리를 내릴 상부 토양층을 단계적으로 얹었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차단 뚜껑의 두께만 1m에서 3.6m에 달합니다.
단순히 흙으로 덮으면 왜 실패할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냥 흙만 두껍게 덮으면 되지 않냐고요?' 흙만 덮어서는 내부의 생화학적 반응을 결코 막을 수 없습니다. 쓰레기가 속에서 썩으면서 유독한 메탄가스가 흙 사이로 계속 새어 나오고, 빗물이 스며들면서 오염된 침출수가 지형 하부로 흘러나오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흙을 쌓아 지표면을 만드는 방식만으로는 내부의 가스와 침출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쓰레기산은 내부 유기물이 부패하면서 스스로 키가 줄어드는 특성을 보입니다. 가스와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산의 높이가 10%에서 15%까지 야금야금 가라앉는 침하 현상이 지속됩니다. 단순히 흙을 얹는 방식으로는 이러한 침하와 수압 변화를 견디지 못하고 구조가 무너져 오염물질이 외부로 유출됩니다. 뉴욕시는 빗물이 고이지 않도록 언덕 경사도를 4%에서 33% 사이로 세심하게 깎아내고, 내부 수압과 가스 압력을 정밀하게 통제하는 수동적·능동적 배수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53년의 쓰레기와 9·11 테크놀로지가 교차하는 프레시킬스
프레시킬스 파크의 지하 시스템은 단순히 오염을 막는 차단을 넘어 자원 재활용의 기틀이 되었습니다. 산 곳곳에 박아 넣은 수백 개의 우물을 통해 갇힌 메탄가스를 강제로 흡입하여 정제 과정을 거쳤으며, 이를 통해 한때 22,000가구에 난방용 가정용 가스를 공급하는 자원화에 성공했습니다. 흘러나오는 침출수 역시 별도의 처리장으로 모아 완벽히 정화하여 방류했습니다.
거대한 쓰레기산은 이제 세심한 공학 설계를 거쳐 시민들이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는 녹색 공원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공간에는 뉴욕의 아픈 현대사가 함께 묻혀 있습니다. 2001년 매립지가 문을 닫은 지 반년 만에 9·11 테러가 발생했고, 무너진 세계무역센터의 잔해 120만 톤이 이곳으로 실려 왔습니다. 10개월 동안 유가족의 아픔과 유품을 낱낱이 걸러내는 작업이 진행되었고, 남은 잔해는 서쪽 언덕(West Mound) 48에이커 부지에 안치되었습니다. 프레시킬스 파크는 단순한 쓰레기 매립지가 아니라 뉴욕의 시련과 회복이 겹겹이 쌓인 역사적 장소입니다.
입체적 차단과 자원화로 풀어내는 토목 공학의 역발상
프레시킬스 파크 조성 사업은 2008년에 시작되어 2036년까지 30년에 걸쳐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2023년 10월 첫 번째 21에이커 구역이 시민들에게 개방되었으며, 전체 완공 시 뉴욕에서 100년 만에 탄생하는 가장 큰 공원이 될 예정입니다.
거대한 환경 오염원을 무작정 치우거나 압도적인 힘으로 눌러 덮으려 했다면 이 프로젝트는 실패했을 것입니다. 오염의 원인을 분리하고, 내부 가스를 에너지로 바꾸며, 지형의 자연스러운 침하를 공학적으로 수용하는 역발상 덕분에 치울 수 없던 1억 5천만 톤의 쓰레기산은 시민들의 휴식처로 변모할 수 있었습니다. 기술적 딜레마를 완벽한 환경적 통제와 미학으로 승화시킨 프레시킬스 파크는 문제를 제거한 것이 아니라 발상을 전환해 자연으로 되돌려놓은 모범적 사례라 할 수 있으며, 프레시킬스 파크는 이렇게 탄생한 겁니다.
FAQ
쓰레기산 위에 만들어진 공원이면 유독가스나 악취 위험은 없나요?
다층 차단 캡핑 공법을 적용하여 가스와 수분을 원천 차단했습니다. 산 내부의 메탄가스는 수백 개의 추출 우물로 빨아들여 정제한 뒤 에너지로 활용하므로 지상으로는 악취나 유독가스가 새어 나오지 않습니다.
프레시킬스 파크의 쓰레기는 왜 다른 곳으로 치우지 않았나요?
53년 동안 모인 쓰레기양이 1억 5천만 톤에 달해 물리적으로 옮기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대신 산의 형태를 유지한 채 상부를 완전히 봉인하는 공학적 접근을 선택했습니다.
쓰레기산이 가라앉는 침하 현상은 공원 안정성에 문제가 없나요?
내부 유기물이 부패하면서 10%~15%의 높이가 낮아지지만, 4%에서 33% 경사각 조정과 배수 레이어를 통해 침하를 구조적으로 수용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9·11 테러 잔해가 프레시킬스에 묻혀 있다는 게 사실인가요?
네, 2001년 테러 직후 세계무역센터 잔해 120만 톤이 들어와 10개월간 정밀 분류 작업을 거쳤으며, 남은 잔해는 서쪽 언덕(West Mound) 48에이커 부지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