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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인은 수만 가지 종류가 존재하는 만큼 특정 평론가의 점수나 가격이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으며, 개인의 취향이 가장 중요한 술입니다.
  • 알코올 도수가 평균 12~13도인 와인은 방심하기 쉽지만, 두 병을 마시면 소주 3.7병에 달하므로 마시는 양과 다른 주종을 섞어 마시는 것을 주의해야 합니다.
  • 어려운 라벨이나 프랑스어 발음에 위축될 필요 없이, 모바일 앱과 실전 매너를 활용하면 누구나 주체적으로 와인을 즐길 수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명리학자 강헌입니다. 3년 만에 와인 이야기로 다시 여러분을 찾아뵙습니다.

많은 사람이 와인을 접할 때 어설픈 프랑스어 발음에 주눅 들거나 평론가의 점수에 매달리곤 합니다. 하지만 와인의 본질은 지식을 자랑하는 학문이 아니라 인간이 만드는 주류 중 가장 강한 치유성을 지닌 즐길 거리입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라벨만 찍어도 모든 정보가 한글로 나오는 시대에, 굳이 라벨을 외우느라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와인을 대하는 가장 올바른 태도는 권위와 허례허식을 내려놓고 내 입맛에 맞는 와인을 찾는 것입니다.

와인의 본질: 절대 강자가 존재할 수 없는 1만 종의 스펙트럼

와인은 다른 주류와 달리 절대적인 지배자나 단 하나의 최고봉이 존재할 수 없는 독특한 구조를 지닙니다.

어떤 분야가 인간의 취미나 학문의 대상이 되려면 최소 1만 종 이상의 다양성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소주는 국내 종류가 몇 개 되지 않아 개인의 취향을 깊이 있게 논하기 어렵지만, 와인은 이탈리아 한 나라에서만 매년 5만 종 이상, 프랑스에서만 2만 종 이상이 출시됩니다.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같은 최고 평론가조차 1년에 평가할 수 있는 와인이 6,000종 미만에 불과합니다.


강연 무대 위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는 한 남성의 모습

와인은 지식의 대상이 아닌, 치유와 즐거움을 주는 술로서 편안하게 대해야 합니다.


이처럼 수많은 와인이 존재하는 세계에서는 뛰어난 아마추어라도 지상의 황제라 불리는 평론가를 이길 수 있습니다. 평론가가 아무리 높은 점수를 준 와인이라도 내 입에 맞지 않으면 의미가 없으며, 반대로 가장 저렴한 와인이라도 내 입맛에 맞으면 나에게는 최고의 와인이 됩니다. 와인의 가격과 품질이 반드시 정비례하는 것도 아닙니다.

사람들이 와인을 마실 때 자주 착각하는 세 가지 오해

와인을 마시면서 흔히 하는 오해는 평점 맹신, 알코올 도수에 대한 방심, 그리고 숙취 원인에 대한 착각입니다.

첫째, 평론가의 점수나 와인 잡지의 평가를 성경처럼 신봉할 필요는 없습니다. 유명 평론가들의 블라인드 테이스팅조차 아침 일찍 수십 잔의 향을 맡으며 순식간에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평론가의 코를 거치지 않은 훌륭한 와인이 세상에는 훨씬 더 많습니다.


어두운 강연장에 서 있는 강연자가 앞에 놓인 테이블의 와인 병을 가리키고 있으며, 뒤쪽 스크린에는 강연 제목이 적힌 그래픽이 떠 있고 앞에는 청중들이 앉아 있습니다.

와인을 즐길 때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병을 개봉할 때 주의해야 할 안전 수칙을 살펴봅니다.


둘째, 와인의 알코올 도수를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위스키 같은 40도 이상의 증류주는 첫 잔부터 강렬한 자극을 주어 스스로 긴장하게 만들지만, 와인은 화이트 와인 8~12도, 레드 와인 12.5~16.5도로 평균 12~13도의 도수를 유지합니다. 부드럽게 넘어가다 보니 방심하기 쉬운데, 와인 두 병을 마시면 알코올량 기준으로 소주 3.7병을 마신 셈입니다. 결국 와인 반 병이 소주 한 병과 맞먹는 수치입니다.

셋째, 와인을 마시고 머리가 깨질 듯 아픈 숙취의 99%는 와인 때문이 아니라 2차로 소주나 위스키 같은 증류주를 섞어 마셨기 때문입니다. 과실 발효주를 마신 뒤 증류주를 섞으면 미생물과 알코올 대사 과정에서 심각한 숙취가 생깁니다. 와인으로 시작했으면 끝까지 와인만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와인만 마셨는데도 머리가 아프다면, 와인의 부패를 막으려 극소량 첨가하는 이산화황 방부제 부적응자(약 160명 중 1명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전 와인 활용법: 안전한 개봉과 테이블 에티켓

와인을 실제로 즐길 때 알아두어야 할 최소한의 매너와 음용 기준이 있습니다.

여름철 즐겨 마시는 스파클링 와인(프랑스 샹파뉴 지방 생산품만 샴페인이라 부름)은 병 내부 압력이 매우 높습니다. 잘못 열면 코르크가 튀어나가 조명을 깨거나 눈에 맞아 실명할 위험이 있습니다. 스파클링 와인을 딸 때는 병 입구를 자신이나 타인의 얼굴로 향하게 해서는 안 되며, 언제나 천장이나 안전한 벽을 향해 90도 각도로 잡아야 합니다. 철사를 푼 뒤에는 냅킨이나 수건으로 코르크 위를 손으로 꼭 덮은 상태에서 병을 천천히 돌려 소리가 나지 않게 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안경을 쓴 남성이 무대 위에서 노트북을 보며 와인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앞에는 여러 병의 와인과 와인잔이 놓여 있다.

와인의 가격이나 평점에 얽매이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와인을 찾는 즐거움이 한층 더 중요합니다.


테이블에서 와인을 따를 때는 앉아서 따르기보다 서서 따라야 흘리거나 잔을 쓰러뜨리는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잔을 받는 사람은 손을 대거나 잔을 들지 않고 테이블에 가만히 놓아두는 것이 예의입니다. 스파클링 와인은 병 바닥에 가까운 마지막 잔이 가장 맛있으므로 여성에게 양보하는 편이 좋지만, 레드 와인은 바닥에 침전물(앙금)이 깔려 있어 마지막 잔은 남성이 마시는 것이 기본적인 매너입니다.

취향을 완성하는 와인 음용 순서와 주체적 선택법

여러 와인을 연속해서 마실 때는 순서를 지켜야 미각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시작은 항상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으로 하고, 달콤한 스위트 와인은 맨 마지막에 마시는 편이 좋습니다. 드라이한 와인의 산미는 무뎌진 미각을 깨우고 식욕을 돋우는 역할을 합니다. 반면 스위트 와인의 단맛은 뇌에 포만감을 전달해 식사를 마무리하게 돕습니다. 디저트가 달콤한 이유 역시 더 이상 음식을 먹지 않아도 된다는 신호를 주기 때문입니다.

흔히 와인을 유럽의 전유물로 생각하지만, 와인의 역사적 발상지는 유럽이 아닌 아시아권이며 그리스를 거쳐 서양으로 전파되었습니다. 이처럼 와인은 특정 국가나 특정 신분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타인의 평가나 가격표에 주눅 들지 마십시오. 모바일 앱을 활용해 마음에 드는 와인을 기록하고, 드라이에서 스위트로 이어지는 기본 순서를 지키며 자신만의 취향을 완성해 나가는 것, 이것이야말로 와인이라는 도구를 통해 삶의 풍요를 누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FAQ

와인을 마신 다음 날 머리가 너무 아픈데 와인이 안 맞는 건가요?

와인 숙취의 대부분은 1차에서 와인을 마시고 2차로 소주나 위스키 같은 증류주를 섞어 마실 때 일어납니다. 만약 와인만 마셨는데도 숙취가 심하다면, 부패 방지를 위해 극소량 첨가되는 이산화황 성분에 반응하는 체질일 수 있습니다.

로버트 파커 점수가 높은 와인은 무조건 좋은 와인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평론가의 평가 역시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거친 개인적 판단 기준일 뿐이며, 1년에 수만 종씩 쏟아지는 와인을 모두 평가할 수도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점수보다 내 입맛에 맞는 와인이 가장 훌륭한 와인입니다.

샴페인과 스파클링 와인은 어떻게 다른가요?

탄산 기포가 발생하는 발효주 전체를 스파클링 와인이라 부르며, 샴페인은 그 가운데 프랑스 샹파뉴(Champagne) 지방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을 가리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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