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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의 빠른 일상을 떠나 강원도 산골에서 참숯 가마와 농사, 절벽 도라지 채취에 땀 흘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 1,200도 고온의 숯가마에서 얻은 목초액으로 친환경 농사를 짓고 30년 넘은 도라지를 모시는 작업에는 오직 오랜 시간과 정성이 담겨 있습니다.
  • 쉽고 빠른 길 대신 고된 노동과 자연의 순리를 선택한 이들의 일상은 참된 여유와 삶의 가치를 일깨워 줍니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도시의 빌딩 숲을 벗어나, 깊은 산세와 푸른 자연이 맞아주는 강원도 산골로 들어선 사람들이 있습니다. 뜨거운 뙤약볕이 내리쬐는 여름날, 이들은 편안한 그늘 대신 섭씨 1,200도를 넘나드는 숯가마 앞과 깎아지른 절벽 끝을 선택했습니다.

서울에서 다니던 제빵 회사를 정리하고 홍천으로 내려와 1년 차 초보 농부로 새 출발을 한 젊은 부부, 그리고 수십 미터 절벽에 밧줄 하나를 의지한 채 수십 년 된 산도라지를 찾는 심마니까지. 이들이 흘리는 구슬땀 속에는 과연 어떤 특별한 삶의 이야기와 행복이 숨어 있을까요?

1,200도 가마와 절벽 위에서 펼쳐지는 삶의 현장

지금 강원도 산골에서는 요령이나 요행 대신 정직한 노동으로 하루를 채워가는 사람들의 일상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강원도 홍천의 한 숯가마 공장에서는 28년 경력의 아버지 박형수 씨와 귀농한 아들 박근호 씨 부부가 함께 숯을 구워내고 있습니다. 단단한 참나무를 팔각 성냥처럼 꼼꼼히 세우고 황토로 입구를 막아 일주일 동안 불을 지피면, 1,200도의 고온 속에서 최상급 백탄이 탄생합니다.


밀짚모자를 쓰고 땀에 젖은 회색 티셔츠를 입은 남성이 야외 숯가마 공장 앞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농사일과 숯가마 일을 병행하며 더위를 이겨내는 이열치열의 일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편 강원도 영월과 평창을 가로지르는 가리왕산의 80~90도 깎아지른 절벽에서는 10년 차 도라지꾼 강천수 씨가 목숨을 건 작업을 이어갑니다. 일반 밭 도라지와 달리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절벽 바위 틈에서 수십 년을 버텨낸 절벽 도라지는 약성이 산삼에 비견될 만큼 귀한 보물입니다.


붉은색 상의를 입고 장갑을 낀 남성이 산속에서 무전기를 들고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험준한 절벽을 오가며 귀한 약초를 찾는 심마니들에게 산은 매일 새로운 도전의 공간입니다.


빠르고 편한 삶 속에서 잊고 지낸 노동의 가치

우리는 왜 이토록 고되고 뜨거운 현장에 주목하게 되는 걸까요? 빠르고 편리한 것만을 좇는 현대 사회에서, 시간과 정성을 묵묵히 쏟아붓는 이들의 모습은 잊고 있던 삶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밭에서 자라는 도라지는 보통 3년을 넘기기 어렵지만, 절벽 바위를 타고 내리는 산도라지는 20년에서 50년 이상 살아남아 잔뿌리 하나에도 깊은 세월을 담아냅니다.


등산복을 입은 남성이 절벽에서 밧줄에 매달려 산도라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거친 절벽 끝에서 인내의 시간으로 캔 귀한 도라지는 정직하게 땀 흘린 이에게 주는 자연의 선물입니다.


숯가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엄청난 열기를 견디며 나무를 잘라 세우고 흙을 반죽해 입구를 막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고단한 과정이 있기에 최상급 참숯이 나오고, 그 부산물인 목초액이 땅으로 돌아가 건강한 농산물을 키워내는 순환이 이루어집니다. 과정의 고단함을 피하지 않고 온전히 받아들일 때 비로소 값진 결실이 찾아온다는 진리를 보여줍니다.

자연의 순리와 정직한 땀방울이 만들어내는 동력

이 지치지 않는 열정의 원동력은 바로 자연에 대한 순응과 가족의 정에 있습니다. 3년 전 귀농을 결심한 박근호 씨는 아버지가 숯가마에서 추출한 목초액을 활용해 농약을 쓰지 않는 친환경 농법으로 토마토와 멜론을 재배합니다. 아버지는 흙 반죽 하나 제대로 못 맞추는 서투른 아들에게 호통을 치다가도, 며느리가 건네는 잘 익은 토마토 한 조각에 금세 환한 웃음을 지어 보입니다.


숯가마 작업장 앞마당에 통나무가 가득 실린 파란색 트럭이 세워져 있고 작업자가 흩어진 나무를 정리하고 있다.

좋은 숯을 얻기 위해 매일같이 12톤이 넘는 참나무를 나르고 가마에 정성껏 쌓아 올리는 고된 일상이 반복됩니다.


절벽에 매달려 1시간 넘게 유물 발굴하듯 흙을 털어내는 강천수 씨 역시 땀을 비 오듯 흘린 뒤 찾아오는 개운함이야말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에너지라고 말합니다. 35년 된 흑도라지 한 뿌리를 손에 쥐었을 때 느끼는 감격은, 산이 내어준 선물에 대한 감사함과 정직하게 흘린 땀방울이 만들어낸 결실입니다.

도시 생활을 넘어 산촌에서 찾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변화

이들의 삶은 단순히 개인의 직업적 선택을 넘어 주변 이웃과 지역 사회에도 따뜻한 온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복잡하고 경쟁적인 도시를 벗어난 젊은 부부는 서투른 솜씨로 첫 수확을 거두며 노동의 보람을 깨닫고, 시골 삶이 주는 여유와 소소한 행복에 눈을 뜨고 있습니다.

가마에서 숯을 빼내고 남은 열기는 동네 주민들의 정겨운 쉼터이자 찜질방이 되어 줍니다. 땀을 흠뻑 흘린 뒤 나누는 시원한 식혜 한 잔과 참숯 불에 찰나로 구워내는 삼겹살 한 점은, 산촌 마을 사람들의 고단함을 씻어주고 정을 나누는 소중한 매개체가 됩니다.

묵묵히 이어갈 정성의 삶과 우리가 기대할 미래

흘린 땀방울만큼 땅은 속이지 않고 결실을 내어주듯, 이들의 하루는 오늘도 정직하게 쌓여가고 있습니다. 28년을 이어온 아버지의 숯가마 가업은 아들의 손을 거쳐 자연 친화적인 농업으로 가지를 뻗어나가고 있으며, 산을 찾는 도라지꾼의 발걸음은 자연을 해치지 않는 절제와 감사함 속에서 계속될 것입니다.

쉽고 빠른 길만 찾는 세상 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땀 흘리는 이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일상에는 온 마음을 다해 정성을 쏟는 시간과 정직한 땀방울이 있나요? 뜨거운 여름보다 더 뜨거운 이들의 삶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깊고 그윽한 향기를 남길 것입니다.


FAQ

절벽 도라지가 일반 밭 도라지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밭 도라지는 보통 수명이 3년을 넘기기 어려운 반면, 절벽 도라지는 바위 틈에서 물빠짐이 좋아 도태되지 않고 20년에서 50년 이상 장수합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거친 환경에서 오래 자라 약성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숯가마에서 나오는 목초액은 농사에 어떻게 활용되나요?

참숯을 구울 때 발생하는 연기를 냉각시켜 얻는 목초액은 인공 농약 대신 화학 물질을 줄이고 병충해를 예방하는 친환경 농자재로 활용됩니다.

참숯 가마 입구를 막을 때 황토와 벽돌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마 내부 온도가 1,200도 이상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공기가 새지 않도록 밀폐하고 열을 보존하기 위해서입니다. 헐어낼 때 무너지지 않도록 세밀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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