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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꿀벌의 봉독과 안마도의 지네는 물리면 치명적이지만 정제와 건조를 거치면 페니실린 이상의 항균력과 진통 효과를 지닌 천연 약재가 됩니다.
  • 벌을 살리며 독만 모으는 미세 전류 채집기와 정밀한 정제 기술, 산 비탈의 돌을 뒤집는 고단한 손길이 결합되어 고부가가치 결실을 빚어냅니다.
  • 위험과 통증을 무릅쓰는 작업자들의 구슬땀은 축산 항생제 대체와 주민 생계 지원이라는 값진 결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윙윙거리는 벌소리로 가득한 양봉장과 험준한 산세를 자랑하는 섬마을에 눈길을 사로잡는 보물이 있습니다. 바로 잘못 쏘이거나 물리면 큰 통증을 유발하는 꿀벌의 봉독지네입니다. 위험천만한 독을 품고 있지만, 정밀한 가공과 손길을 거치면 그야말로 금보다 귀한 천연 치료제로 탈바꿈합니다.

치명적인 독성이 어떻게 사람을 살리는 약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까요? 1g에 무려 40만 원을 호가하는 봉독 채취 현장부터, 1년에 단 한 달 산란기에 지네를 찾아 비탈길을 누비는 안마도 주민들의 고단한 일상까지 그 명확한 이유를 짚어봅니다.


안전망이 달린 보호 모자를 쓰고 양봉 작업을 하는 남성의 모습이 담긴 방송 화면입니다.

꿀벌이 부지런히 화분을 나르는 양봉장에서 기온과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화분 채취의 어려움을 전해 듣습니다.


위험한 독이 천연 치료제로 주목받는 이유

벌침에서 나오는 봉독은 강력한 항균 및 항염 작용을 자랑하는 천연 물질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제된 봉독은 대표적 항생제인 페니실린의 1,000배가 넘는 항균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때문에 의료용 치료제 원료는 물론, 축산 현장에서 항생제를 대체하는 용도로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전라남도 영광군 안마도의 지네 역시 한의학에서 '지네 지(蜈)' 자를 써서 오공이라 불리며 오랫동안 진통과 해독, 어혈 제거에 효능이 있는 약재로 쓰여 왔습니다. 신경통이나 관절 염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말린 지네는 한 마리에 5,000원 선에 거래될 정도로 효자 소득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방충모와 보호 장비를 착용한 중년 남성이 벌이 날아다니는 양봉장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꿀벌의 공격성을 이용해 귀한 봉독을 채취하기까지는 매 순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돕니다.


미세 전류 기술과 꼼꼼한 정제가 만드는 고부가가치

봉독을 채취할 때는 꿀벌의 생명을 보호하면서 독만 얻어내는 정밀 기술이 활용됩니다. 벌통 입구에 미세 전류가 흐르는 채집기를 설치하면, 꿀벌들이 적의 공격으로 인식해 독침을 쏘게 됩니다. 전류판 아래에 유리판이 깔려 있어 독침이 빠지지 않고 봉독만 건조되어 남으므로 꿀벌을 죽이지 않고 안전하게 수확할 수 있습니다.

벌 한 마리에서 얻을 수 있는 봉독은 0.1~0.3mg 수준의 극소량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모인 가루는 멸균수에 녹여 입자가 큰 불순물을 걸러낸 뒤, 0.2마이크로미터(㎛) 멤브레인 필터로 2차 정제를 거칩니다. 이후 동결건조기에서 3일간 수분을 천천히 제거해야 비로소 순수한 봉독 가루가 완성됩니다. 과거 전량 수입에 의존할 때 1g당 200만 원에 달하던 봉독은 국산화 성공을 통해 40만 원 선으로 가격 안정화를 이루었습니다.


방호복과 빨간 장갑을 착용한 작업자가 벌집이 가득한 벌틀을 양손으로 들어 올려 관찰하고 있는 모습.

여왕벌과 일벌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분리하여 고품질의 꿀을 채밀하기 위한 세심한 관리 과정이 이어집니다.


한편 안마도 지네 채취는 5월 산란기를 맞아 땅 위 돌 밑으로 올라오는 습성을 활용합니다. 잡은 지네는 즉시 불로 기절시킨 후, 몸이 굽지 않도록 핀으로 곧게 펴서 햇볕에 바짝 말려야 약성이 보존됩니다. 당일 즉시 가공하지 않으면 상품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정성 어린 후속 작업이 필수적입니다.


꽃무늬 모자를 쓴 작업자가 산속에서 허리를 굽히고 지네를 채취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 캡처 화면

약재로 귀하게 쓰이는 지네를 찾기 위해 매일 산속을 누비는 주민들의 노고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수십만 마리의 공격과 비탈길을 견디는 현장의 일상

고부가가치 결실의 뒤편에는 작업자들의 묵묵한 구슬땀과 위험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봉독 채집 과정에서는 흥분한 수십만 마리의 꿀벌이 사방에서 공격해 오기 때문에 두꺼운 보호구를 착용하더라도 옷감 빈틈으로 쏘이기 일쑤입니다. 작업자들은 통증을 참아가며 일해야 하고, 알레르기 쇼크 위험 때문에 항상 긴장을 놓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가루 상태의 봉독은 호흡기 점막을 자극해 수술을 받을 정도로 직업병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노란색 고무장갑을 낀 손이 어두운 색의 지네 한 마리를 조심스럽게 잡고 있는 모습

약재로 쓰기에 적합한 검은색 지네와 그렇지 않은 종을 구별하며 채집 현장의 까다로움을 보여줍니다.


안마도의 지네 채취 작업 역시 고행의 연속입니다. 주민들은 무거운 곡괭이와 통을 들고 가파른 산비탈을 오르며 수많은 돌멩이를 일일이 뒤집어야 합니다. 자칫 방심하면 손가락을 물려 통증을 겪게 되며, 빽빽한 가시나무 숲과 가파른 경사를 4시간 이상 구부정한 자세로 이동해야 합니다.


꽃무늬 두건을 쓰고 작업복을 입은 사람이 숲길에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모습

하루 종일 산속을 헤매며 땀 흘려 일하는 현장의 모습입니다.


생계 지원과 자연이 주는 보양식의 가치

위험을 무릅쓴 노동은 지역 주민들과 농가에 든든한 결실을 안겨줍니다. 안마도 주민들은 한두 달 남짓한 지네 채취 기간 동안 1,000만 원 안팎의 소득을 올리며 가계에 큰 보탬을 얻습니다. 또한 팔고 남은 지네를 닭과 함께 푹 고아낸 '지네 백숙'은 기력을 보충하고 관절 통증을 달래주는 섬마을만의 특별한 별미로 자리 잡았습니다.


숲속 가파른 비탈길에서 작업자가 막대기를 이용해 바위를 들추며 지네를 찾고 있는 모습

험준한 산세 속에서 매 순간 긴장을 놓지 않고 정성으로 약성을 얻어내는 작업자의 노고가 엿보입니다.


양봉장 역시 봉독 외에 면역력 증진에 좋은 꽃가루(화분)와 노화 방지에 도움을 주는 로열젤리, 달콤한 벌꿀을 함께 수확하며 자연이 준 선물을 알뜰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고된 일터이지만 자신들이 채취한 봉독이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고 축산 항생제 사용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는 자부심이 이들을 움직이게 합니다.

정직한 정성과 지속 가능한 수확이 가져올 내일

자연이 내어준 독성 물질이 사람을 살리는 약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정직한 노동과 체계적인 가공 과정이 핵심입니다. 과도한 채취로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꿀벌을 보호하는 채집 방식을 유지하고, 지네 역시 어린 개체는 풀어주는 자율적인 보호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쉽고 빠른 길 대신 묵묵히 땀방울을 흘리며 정성을 다하는 작업자들의 철학이 있기에, 자연의 위협은 오늘날 우리 삶을 이롭게 하는 값진 보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FAQ

봉독 채취 시 꿀벌이 죽지는 않나요?

미세 전류 채집기 아래에 유리판이 설치되어 있어, 꿀벌이 적의 공격으로 착각해 침을 쏘더라도 침이 유리판에 박히지 않고 독만 배출됩니다. 따라서 꿀벌의 생명을 살리면서 안전하게 봉독만 수확할 수 있습니다.

봉독의 주요 효능과 시장 가격은 어떻게 되나요?

봉독은 페니실린의 1,000배가 넘는 항균 및 항염 효과를 지녀 천연 항생제 및 의약품 원료로 쓰입니다. 2차 정제와 동결건조를 마친 순수 봉독 기준 1g당 약 40만 원 선에 거래됩니다.

안마도 지네는 왜 5월에만 주로 잡나요?

지네는 평소 땅속 깊은 곳에 살다가 4월 말에서 5월 산란기를 맞아 습기 찬 돌 밑이나 땅 위로 올라옵니다. 수풀이 무성해지기 전인 이 한 달 남짓한 시기가 채취의 적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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