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발 700m가 넘는 평창 산골지대에서 목장과 농사를 가꾸며 청정 자연 속 자급자족 삶을 일구는 귀농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 직접 짠 유산양유와 천연 동굴 김치, 자연산 오디 수확 등 정성과 오랜 시간이 들어간 노동이 산골 생활의 핵심 가치로 주목받습니다.
- 단순한 로망을 넘어 30년에 걸친 준비와 자연의 순리에 적응하려는 마음가짐이 지속 가능한 산촌 정착의 열쇠입니다.

높고 푸른 능선이 병풍처럼 둘러선 강원도 평창의 해발 700m 고지대, 안개가 자욱하게 서린 산골 골짜기에는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며 자신만의 터전을 일구는 이들이 있습니다. 복잡하고 빠른 도시의 경쟁에서 벗어나 아득한 산비탈에 자리를 잡은 산골쟁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해발 900m 정상부에 위치한 8만 평 드넓은 목장에서 120여 마리의 양과 25마리의 유산양을 기르는 안승준 씨 부부부터, 계곡 옆 산비탈에서 명이나물을 재배하는 김동준 씨 부부, 과수 농사로 인생 4모작을 꿈꾸는 박용범 씨까지. 이들이 고단한 산골 노동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요?
해발 700m 산골지대로 모여드는 사람들
최근 고산지대 산촌으로 귀농하여 직접 땀 흘리며 먹거리를 생산하고 자연에 순응하는 자급자족 라이프스타일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습니다. 과거의 가난을 피해 도시로 향하던 흐름과 달리, 이제는 자연 속에서의 여유와 건강한 삶을 찾아 산골로 들어오는 이들이 정착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청정한 평창의 자연 속에서 직접 짠 신선한 산양유는 산골 부부의 소중한 일상이자 건강한 먹거리가 됩니다.
대관령 해발 900m 고지에서 23년째 목장을 운영 중인 안승준 씨는 새벽 6시부터 드넓은 초원을 누비며 양떼를 돌봅니다. 매일 안개가 끼는 산꼭대기에서 양들에게 먹이를 주고 신선한 사냥유를 짜내는 고된 일상이 이어지지만, 탁 트인 풍경과 함께하는 매 순간이 그야말로 선물 같다고 말합니다.
수고스러운 노동과 느린 삶이 주는 가치
산골에서의 삶이 이토록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는 효율과 속도만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노동'의 진정한 가치를 일깨워주기 때문입니다. 인위적인 편의성을 과감히 포기하고 직접 손으로 해내는 작업 과정 속에서 정직한 결실을 얻는 기쁨이 존재합니다.
고단한 노동 끝에 산골의 정취를 만끽하며 누리는 소박한 휴식은 귀농 생활이 주는 또 다른 기쁨입니다.
갓 짜낸 신선한 사냥유를 팔팔 끓여 마시는 소박한 즐거움이나, 맑은 물 소리를 들으며 산마늘을 하나하나 수확하는 과정은 도시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별미이자 여유입니다. 땀 흘려 일한 뒤 소박하게 차려내는 밥상이야말로 산골 생활이 내어주는 가장 큰 행복입니다.
청정한 고산지대 환경과 천연 방식의 결합
사람들이 굳이 높은 산중을 선택해 정착하는 배경에는 고산지대만의 독특한 자연환경과 이를 활용한 지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해발고도가 높은 지역은 여름에도 서늘하여 해충이 적고, 풀과 나물이 깨끗하게 잘 자라는 환경적 이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계곡 옆 비탈길에서 마주한 파릇한 새싹에 반해 시작된 산골 생활은 어느덧 삶의 가장 큰 기쁨이 되었습니다.
원당계곡에 정착한 김동준 씨 부부는 과거 아연을 캐던 폐광 동굴을 마을 공동 저장고로 활용합니다. 바깥 기온이 30도까지 오르는 한여름에도 동굴 안은 7~8도의 시원한 온도를 유지하여, 2년 가깝게 숙성시킨 묵은지와 장아찌를 변함없이 싱싱하게 보관해 줍니다.
자연이 허락한 서늘한 동굴에서 숙성시킨 김치로 끓여낸 찜 요리는 산골 생활의 더할 나위 없는 별미입니다.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농법 역시 귀농인들의 삶을 지탱하는 중요한 동력입니다. 3만 여 평의 밭에서 과수 농사를 짓는 박용범 씨는 뽕나무 아래에 검은 망을 설치해 떨어진 오디를 깨끗하게 수확하는 자연 친화적 방식을 사용하며, 무공해 오디 원액을 나누는 소소한 기쁨을 누립니다.
귀농인의 실질적 변화와 일상의 재구성
산골 정착은 단순히 주거지를 바꾸는 것을 넘어, 먹거리와 노동, 휴식 등 삶의 전반을 직접 생산하고 소비하는 구조로 완전히 탈바꿈시킵니다. 마트에서 사 먹던 음식 대신 밭에서 갓 딴 나물과 동굴에서 꺼낸 김치로 밥상을 차리는 자급자족의 일상이 현실화됩니다.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박한 자연식 밥상은 귀농 후 얻은 더없이 귀한 즐거움입니다.
또한 고된 밭일 끝에 자작나무 장작을 지펴 황토방에서 찜질을 즐기거나, 비 온 뒤 펼쳐지는 구름 속 산새 풍경을 바라보며 시를 읽는 등 노동과 휴식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삶의 패턴을 확립하게 됩니다.
지속 가능한 산골 정착을 위해 기억해야 할 점
산골에서의 여유로운 삶이 겉으로는 로망처럼 보일 수 있지만, 묵묵한 인내와 철저한 사전 준비가 없다면 결코 오래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조급한 마음으로 빠르게 성과를 내려 하기보다는 자연의 시간에 맞추어 적응하려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다양한 인생을 꿈꾸는 산골쟁이에게 자연은 이모작을 넘어선 풍성한 삶의 터전이 되어줍니다.
30년 전부터 귀촌을 차근차근 준비했다는 박용범 씨의 말처럼, 시골 생활과 농사는 결코 쉽지 않기에 시간을 두고 깊이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자연이 내어주는 소박한 한 상에 감사할 줄 아는 안분지족의 마음가짐을 갖추었을 때, 산골쟁이로서의 진정한 행복을 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FAQ
해발 700m 이상 고산지대에서 목장이나 농사를 지으면 어떤 장점이 있나요?
고산지대는 여름에도 기온이 서늘하여 해충이 적고 풀이 깨끗하게 자라 양이나 유산양 같은 가축을 키우기에 적합합니다. 또한 산마늘(명이나물)이나 오디 등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제철 특용작물을 청정한 환경에서 재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산골 마을에서 활용하는 동굴 저장고의 원리는 무엇인가요?
과거 광산 등으로 사용되던 폐동굴은 한여름에도 내부 온도가 7~8도 안팎으로 유지되며 1년 내내 일정한 온습도를 보존합니다. 이러한 자연적 특성을 활용해 김치나 장아찌 등을 인위적인 에너지 없이도 오랫동안 깊은 맛으로 숙성시킬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귀농과 산골 정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무엇인가요?
단순한 로망이나 조급함으로 접근하기보다, 육체적 노동과 불편함을 받아들이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의 순리에 적응하고 소박한 결실에 만족하는 안분지족의 태도가 지속 가능한 산골 생활의 핵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