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nel_banner
  • 강원도 평창 해발 500m 산중에서 서울을 떠나온 부부가 20년째 약초나무를 가꾸며 산속 철갑상어 양식이라는 독특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 일년에 딱 일주일만 수확할 수 있는 오가피 세순과 야생 눈개승마처럼, 자연이 제때 내어주는 선물에 순응하며 최소한의 인위적인 힘으로 숲을 다스립니다.
  • 내가 결실을 모두 거두겠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후대와 새를 위해 묘목을 옮겨 심는 부부의 노동은 바쁜 현대인에게 진정한 여유의 의미를 전합니다.

태백산맥이 힘차게 줄기를 뻗어 내린 강원도 평창, 해발 500m가 넘는 깊은 산중턱에는 도시의 소음을 뒤로하고 터를 잡은 부부가 살고 있습니다. 서울을 떠나 산골로 들어온 지 20여 년, 부부는 산기슭 가득 오가피와 헛개나무 등 약초나무를 가꾸며 울창한 숲을 일구어냈죠. 그런데 한가로운 산골 마을 비닐하우스 안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예상치 못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어두운 물속을 직각으로 헤엄치는 무시무시하면서도 신비로운 철갑상어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고 있는 것이죠. 산속 깊은 곳에서 철갑상어라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1. 산골 비닐하우스에 차려진 철갑상어 양식장

남편이 산속에서 물고기를 키우게 된 데에는 오랜 꿈이 숨어 있었습니다. 젊은 시절 대학에서 수산학을 전공했던 남편은 졸업 후 물고기와는 전혀 관련 없는 일을 하며 살아가야 했는데요. 오랜 세월이 지나 산골에 터를 잡은 후에야 비로소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꿈을 펼치게 된 것입니다. 남들은 "미쳤다"며 손가락질하기도 하고 돈 생각만 해서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라 말하지만, 물고기를 살피는 순간만큼은 세상 근심을 잊고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앞치마를 두른 여성과 모자를 쓴 남성이 강원도 평창의 산골 집 마당에서 서로를 보며 밝게 웃고 있다.

평창의 깊은 산중턱에서 20년째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부부의 다정한 일상입니다.


산속 넓은 터에서 일하다 보면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도 커다란 일입니다. 그래서 부부에게는 산골 생활의 필수품인 이 하나 마련되어 있죠. "딸랑딸랑" 소리가 울리면 어디에 있든 남편은 발걸음을 서두릅니다. 종을 세 번 치면 오라는 신호이고, 다섯 번 치면 밥을 주지 않는다는 부부만의 유쾌한 약속입니다. 고함칠 필요 없이 종소리로 소통하는 모습에서 서로를 향한 배려와 산골 특유의 정겨움이 묻어납니다.

2. 1년에 단 일주일, 자연이 내어주는 귀한 결실

평소 여유롭던 부부의 발걸음이 봄날 가장 바빠지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1년에 딱 일주일 동안만 수확할 수 있는 오가피 세순을 따야 하기 때문이죠. 나무 끝에서 연한 순을 따낼 때마다 산중에 "톡, 톡" 소리가 청량하게 울려 퍼집니다.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에 상큼한 기운이 가득 차오른대요.


챙 넓은 모자를 쓴 남성이 야외 텃밭에서 초록색 잎이 무성한 오가피나무의 새순을 손으로 조심스럽게 따고 있다.

산골에서 정성껏 가꾼 나무가 일 년에 딱 일주일만큼 허락하는 귀한 제철 보약입니다.


오가피나무 그늘 아래에는 울릉도에서 삼나물이라 불리는 눈개승마도 자라납니다. 인삼 맛, 두릅 맛, 고기 맛 등 세 가지 맛이 난다는 눈개승마는 굳이 살충제나 농약을 치지 않아도 스스로 강인하게 자라나죠. 1년 동안 자연이 묵묵히 키워낸 나물과 오가피순을 수확해 장아찌를 담가 두면, 내년 봄이 올 때까지 든든한 한 해 먹거리가 장만됩니다.


실내에서 나이 든 중년 부부가 함께 오가피 장아찌 맛을 보고 있는 모습

직접 가꾼 오가피 새순으로 담근 장아찌는 밥상 위 소박하면서도 귀한 별미가 되곤 합니다.


3. 집 구조까지 바꾼 나무를 향한 진심

부부가 나무에 이토록 깊은 애정을 갖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요? 과거 큰아이가 태어났을 때, 남편은 흔한 금붙이 대신 마당에 구덩이 47개를 파고 화초를 심어 선물했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화려함보다는 세월이 흘러 3,000분, 5,000분으로 불어날 푸른 가치를 선물하고 싶었던 것이죠.


푸른 하늘과 흰 구름 위에 놓인 연한 하늘색 운동화 한 켤레가 보이고 상단에는 쿠폰 증정 안내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산골 살림을 돕는 든든한 신발과 함께 오늘도 부부의 다정한 하루가 이어집니다.


나무를 향한 부부의 마음은 집을 지을 때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테라스를 만들 때 자리 잡고 있던 나무 다섯 구루를 자르지 않기 위해 네모 반듯해야 할 테라스 구조를 삐뚤하게 바꾸어 리모델링했습니다. 조금은 불편하고 비틀어진 모양일지라도,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품어 안는 삶을 선택한 것입니다.


테라스 옆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중년 부부와 그 곁으로 뻗은 큰 나무 가지

집을 짓는 과정에서 나무를 살리기 위해 테라스 구조까지 변경하며 자연과 어우러지는 삶을 선택했습니다.


4. '조선생'과 나누는 자연주의 노동의 가치

부부의 산골 농원에는 아주 특별한 농사꾼이 살고 있습니다. 부부가 '조선생'이라 부르는 산새들인데요. 가을철 수확하지 않고 남겨둔 오가피 열매를 새들이 먹고 산 곳곳에 배설을 하면, 이듬해 자연스럽게 3년 된 오가피 묘목이 싹을 틔웁니다. 인위적으로 씨앗을 뿌리지 않아도 자연이 스스로 농사를 지어주는 셈이죠.


작업용 장갑을 낀 한 사람이 산속의 마른 잎과 흙 사이에서 작은 나무 묘목을 손으로 조심스럽게 파내고 있는 모습

자연이 스스로 키워낸 묘목을 살기 좋은 자리에 다시 옮겨 심으며 숲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배웁니다.


부부는 제자리를 잡지 못해 제대로 자라지 못한 어린 묘목들을 발견하면, 자라기 좋은 터로 정성스레 옮겨 심어줍니다. 그렇게 묘목을 옮겨 심으면서도 어떠한 보상이나 욕심을 바라지 않습니다. "내가 심어서 꼭 내가 얻으리라 생각하면 안 된다"는 남편의 말처럼, 자신이 심은 나무를 훗날 후대나 산짐승이 누릴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철학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5. 속도보다 중요한 방향, 자연 속에서 찾은 삶의 여유

빠른 성과와 즉각적인 결과만을 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나무를 가꾸는 부부의 시간은 아주 천천히 흘러갑니다. '내일 죽어도 오늘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는 마음가짐은 조급함에 지친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자연의 순리에 따라 땀 흘리고, 숲이 내어주는 만큼만 얻으며 살아가는 산골 부부. 비닐하우스 속 철갑상어를 보며 동심을 되찾고, 바람에 나부끼는 약초나무 사이에서 행복을 느끼는 그들의 일상은 남들과 다른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따뜻한 이정표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FAQ

산속 비닐하우스에서 철갑상어를 키우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남편이 젊은 시절 대학에서 수산학을 전공했으나 오랫동안 관련 없는 일을 해왔습니다. 은퇴 후 산골에 터를 잡으면서 젊은 날 이루지 못했던 꿈을 펼치기 위해 산중 양식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오가피 세순 수확 시기와 활용법은 어떻게 되나요?

오가피 세순은 1년에 딱 일주일 동안만 수확할 수 있습니다. 수확한 세순은 나물로 무쳐 먹거나 장아찌를 담가 보관하며 한 해 동안 든든한 먹거리로 활용합니다.

'조선생 농법'이란 무엇을 의미하나요?

부부가 가을철 오가피 열매 일부를 따지 않고 남겨두면, 산새(조선생)들이 열매를 먹고 배설하여 자연스럽게 새 묘목이 발아하는 자연 친화적 번식 방식을 뜻합니다.


원본 영상 보기

# 귀농
# 귀촌
# 눈개승마
# 약초나무
# 오가피
# 은퇴후삶
# 자연인
# 철갑상어
# 평창
# 한국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