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드라이브] “전기차 캐즘 이미 지나…볼보 ES90, 고객 경험 쌓는 계기 될 것”


볼보자동차코리아가 국내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앞세운 신차 출시와 함께 전기차 고객 경험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쌓겠다는 전략이다.


이만식 볼보자동차코리아 전무는 25일 진행된 ‘EV 트렌드 코리아’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전기차 시장이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놀라운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지금은 전기차 캐즘이라고 보기 어렵고, 시장은 앞으로도 속도감 있게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보는 최근 플래그십 전기 세단 ES90과 대형 전기 SUV EX90을 국내 출시했다. 두 모델은 국내 시장에서 비교적 공격적인 가격으로 책정됐다. 특히 ES90은 출시 이후 약 3000대에 가까운 계약을 확보하며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는 게 이 전무의 설명이다. 고객 인도는 오는 10월부터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전무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의 배경에 대해 “안 남더라도 팔겠다는 것이 회사의 입자”이라며 “시장의 반응에 따라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동차의 대중화 과정에서 가격이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역시 결국 더 많은 소비자가 경험할 수 있는 가격대에 접근해야 대중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전무는 “자동차는 약 140년 동안 시장의 요구에 맞춰 발전해왔다”며 “자동차가 특정 사람들의 소유물에서 대중적인 이동수단으로 발전한 과정에서 가격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볼보는 앞서 EX30의 가격을 인하한 데 이어 신형 전기차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전무는 이를 단순한 가격 경쟁보다는 전기차 고객 경험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 경험을 얻고, 그 경험을 통해 다시 브랜드 신뢰를 쌓아 지속 가능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 기본 전략”이라며 “전기차의 경제성뿐 아니라 볼보라는 브랜드의 철학과 감성에 공감하는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전기차 성장세, 이미 캐즘 넘어섰다”


국내 전기차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최근 전기차 판매가 지난해 연간 판매량을 넘어서는 등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고유가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 과정에서 전기차의 경제성을 다시 고려하기 시작한 점도 시장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국내에서 약 100만대 수준의 전기차가 운행되면서 실제 소비자 경험이 축적된 것도 중요한 변화로 꼽았다.


이 전무는 “전기차를 선택하는 것이 단순히 경제성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쌓인 고객들의 경험이 전동화 시장의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내연기관 차량의 비중이 높은 만큼 전동화는 순수전기차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를 비롯한 다양한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선보이는 것도 시장 변화와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설명이다.


테슬라와 BYD 등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브랜드와의 경쟁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경쟁보다는 소비자 요구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무는 “브랜드는 경쟁 상대를 쫓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요구를 쫓아가야 한다”며 “볼보가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안전과 혁신, 지속가능성, 사람 중심의 브랜드 철학을 놓치지 않고 고객 요구에 경쟁심을 갖고 발전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 “100년간 변하지 않은 사람 중심 철학이 차별화”


볼보코리아만의 차별화 요소로는 안전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철학을 제시했다.


볼보는 내년에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이 전무는 지난 100년 동안 변하지 않은 핵심 가치가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다 보니 안전을 중요하게 여기게 됐다”며 “자동차가 사람에게 이로운 물건이지만 동시에 해로운 물건이 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안전에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볼보가 안전벨트와 람다 센서,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인 BLIS 등 안전 및 환경과 관련한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온 것도 이러한 철학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환경과 지속가능성 역시 핵심 전략으로 꼽았다.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브랜드 차별화의 중요한 축이라는 설명이다.

◆ 중국산 배터리 우려에는 “생산지보다 개발·검증 기준 중요”


ES90에 중국 CATL 배터리가 탑재되는 것과 관련한 소비자 우려에 대해서는 배터리의 생산 국가보다는 개발 과정과 검증 기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무는 “중국은 전기차 전환이 가장 빠른 나라 중 하나이고, 많은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며 “현재 배터리 생산량 측면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압도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터리가 어디에서 생산됐느냐보다 브랜드와 잘 맞고 신뢰성 있게 운행할 수 있도록 어떤 기준으로 개발되고 검증됐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볼보의 핵심 가치인 안전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는지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있다며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브랜드 철학에 맞게 개발되고 관리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 차세대 인포테인먼트에 AI 결합…“고객 요구가 시장 변화 이끌어”


볼보코리아는 한국 시장에 특화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고도화에도 나선다.


볼보는 2019~2020년 티맵과 협업해 한국형 내비게이션과 음성 서비스를 통합한 시스템을 개발했고, 2022년형부터 이를 적용했다. 이 전무는 당시 한국 소비자들이 수입차의 내비게이션과 음성 기능에 대해 가지고 있던 불만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단순 내비게이션과 음성 명령을 넘어 AI 기능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차세대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이 전무는 “유럽에서는 구글을 기반으로 제미나이와 협업하는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관련 시스템 적용을 이미 진행했다”며 “티맵과도 순차적으로 AI 서비스를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의 요구가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며 “그 변화에 맞춰 대응하고 있으며 협업도 상당 부분 완성 단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 EX60 국내 출시 일정은...“내년 상반기 론칭 목표”


차세대 전기 SUV EX60의 국내 출시 일정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 론칭을 예상했다.


EX60은 글로벌 시장에서 출시된 이후 지난 7월 중순부터 고객 인도가 시작됐다. 볼보코리아 역시 국내 출시를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정확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전무는 전기차 라인업 확대와 관련해 “전기차를 확대하는 것은 고객 경험에서 오는 신뢰를 빨리 쌓아야 한다는 의미”라며 “현재로서는 전동화에 대한 많은 투자와 열정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과 소비자 요구가 변화한다면 내연기관이나 하이브리드 등 다른 파워트레인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몇 대 팔 것인가보다 지속 가능한 브랜드가 목표”


볼보코리아가 한국 시장에서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판매량 자체보다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전무는 “수입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한 2000년대 초반 이후 국내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가 떠난 브랜드들도 있다”며 “결국 소비자 신뢰를 얻고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종은 한국자동차기자협회장과 이만식 볼보자동차코리아 전무

류종은 한국자동차기자협회장과 이만식 볼보자동차코리아 전무

특히 볼보 고객들이 차량을 비교적 오래 보유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품질과 서비스, 신뢰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네트워크 역시 판매량 증가에 맞춰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기차 비중이 높아지면서 OTA 등을 통해 서비스센터 방문 없이 차량을 개선할 수 있는 영역도 확대되고 있어 기존과 같은 방식의 서비스 수요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무는 “몇 대를 팔겠다는 숫자보다 한국에서 고객의 신뢰를 충분히 얻고 비즈니스를 롱런하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지속 가능한 브랜드로 남는 것이 결국 고객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볼보자동차의 차세대 순수 전기 플래그십 Volvo ES90은 이 날 개최된 ‘제5회 EV 어워즈 2026(EV Awards 2026)’에서 ‘미디어 픽(Media Pick) EV’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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