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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기차 급속충전 플랫폼 '채비(구 대영채비)'에서 약 30만 건의 회원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전기차 충전 서비스의 정보보안 문제가 새로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충전 인프라는 차량과 결제, 회원정보가 모두 연결되는 생활밀착형 플랫폼인 만큼 이용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채비는 지난 26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외부 해킹 공격으로 회원 개인정보 29만 8,333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해킹은 지난 23일 발생했으며, 사고를 인지한 직후 공격 경로를 차단하고 관계기관에 신고하는 등 초기 대응에 나섰다.
유출 규모를 보면 이메일 주소만 노출된 회원이 약 16만 4천여 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도 암호화된 비밀번호가 포함된 계정이 13만여 건에 달했으며, 일부 회원은 암호화된 이름과 연락처, 성별, 생년월일 등이 함께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주민등록번호와 여권번호, 신용카드 및 계좌정보는 회사가 수집하지 않는 항목이어서 이번 사고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채비는 이름과 연락처, 비밀번호는 복호화가 어려운 방식으로 암호화돼 있어 직접적인 계정 탈취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안 전문가들은 암호화 여부와 별개로 이메일 주소가 외부에 유출될 경우 피싱 메일이나 스미싱, 보이스피싱 등 2차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다른 온라인 서비스에서 동일한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이용자는 즉시 비밀번호를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회사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를 완료했으며, 유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조회 서비스를 홈페이지에 개설했다. 또한 대상 회원들에게 개별 통지를 실시하고, 외부 보안 전문가와 함께 침해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로는 방화벽 점검, 접근통제 강화, 암호화 확대 적용, 24시간 보안 모니터링 체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사고는 단순히 한 기업의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전기차 충전 산업 전반의 보안 수준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 충전 플랫폼은 회원 인증과 결제, 충전 이력, 차량 이용 정보 등이 하나의 시스템에 통합돼 운영되는 만큼 일반 온라인 서비스보다 관리해야 할 정보의 범위가 넓다. 충전 인프라가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에서 서비스 편의성뿐 아니라 사이버 보안 투자도 함께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최근 분석에서도 이러한 우려는 확인된다. 지난해 접수된 개인정보 유출 신고 가운데 해킹이 전체의 56%를 차지하며 가장 큰 원인으로 나타났다. 관리자 페이지 침입과 SQL 인젝션, 악성코드 감염, 크리덴셜 스터핑 등 다양한 공격 기법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기업들의 사전 보안 점검과 대응 체계 구축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채비 계정 비밀번호를 다른 인터넷 서비스와 동일하게 사용했다면 즉시 변경하고, 출처가 불분명한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의 링크는 클릭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전화나 메시지를 받을 경우 반드시 공식 고객센터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사고 자체보다 이후 발생하는 2차 피해가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당분간 관련 피싱 시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