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르비아 제2도시 노비사드 기차역 붕괴 참사로 16명이 목숨을 잃었으나, 정권이 비밀 계약을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면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촉발되었습니다.
- 중국 차관과 수의계약으로 진행된 일대일로 인프라 사업은 현지 부패 정권과 특혜 하청 카르텔의 불투명한 자금줄로 작동했습니다.
- 정당 기반이 없는 학생 추천 무소속 연대가 총선에서 과반을 확보하며 정권을 교체했지만, 안정적인 국정 운영과 외부 로비 차단이라는 중대한 과제가 남았습니다.

2024년 11월 세르비아 제2의 도시 노비사드에서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기차역 캐노피 구조물이 붕괴해 16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시민들은 공사 책임 규명을 위해 계약서 공개를 요구했으나 알렉산다르 부치치 정권은 "중국과의 비밀 유지 조항"을 핑계로 공개를 거부했고, 이 불투명한 대응은 14년 장기 집권 정권을 무너뜨리는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참사가 발생한 노비사드 중앙역은 지붕에 매달려 지탱되던 콘크리트 캐노피 구조가 특징이었습니다.
1. 노비사드 기차역 붕괴 참사와 폭력 진압이 부른 민심 폭발
노비사드 중앙역 캐노피는 지붕에 매달려 지탱되던 콘크리트 구조물이었습니다. 2021년 시작된 개보수 공사가 2024년 7월에 끝났는데, 완공된 지 불과 몇 달 만에 구조물이 통째로 내려앉아 현장에서 14명이 사망하고 부상자 중 2명이 추가로 숨졌습니다.
시민들은 명백한 부실 공사라며 시공 주체와 계약 내용을 밝히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건설교통부 장관은 "해당 캐노피는 리모델링 공사 대상이 아니었다"며 발뺌했고, 정부는 중국과의 비밀 유지 조항 때문에 계약서를 공개할 수 없다며 버텼습니다.
의혹이 커지며 수도 베오그라드까지 시위가 번지자, 집권 여당 관계자로 추정되는 괴한들이 시위 학생들을 폭행해 응급실에 실려 가는 사건까지 터졌습니다. 비폭력 시위대에 대한 백색 테러는 들끓는 민심에 기름을 부었고, 시위는 조기 총선과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전국적인 항쟁으로 격화되었습니다.

중국이 주도하는 경제벨트인 일대일로가 유럽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세르비아가 위치하면서 이번 사업과 긴밀하게 얽히게 되었습니다.
2. 왜 일대일로 인프라 사업이 정권 부패의 온상이 되었는가
세르비아는 튀르키예와 발칸반도를 거쳐 헝가리, 독일로 이어지는 중국 일대일로의 유럽 진출 핵심 길목입니다. 중국이 동남부 유럽에 투자하는 일대일로 자금의 약 43%가 세르비아에 집중될 정도였습니다.
문제는 사업이 진행되는 구조였습니다. 대표적인 베오그라드-부다페스트 고속철도 프로젝트(약 15억 달러 규모)에서 공사비의 약 85%(약 13억 달러)를 중국 수출입은행 차관으로 조달했습니다. 이 돈은 세르비아 국민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빚입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이라면 공공 조달 사업 시 의무적으로 경쟁 입찰을 거쳐야 하지만, 비회원국인 세르비아는 중국과 맺은 정부 간 협정을 국내법보다 우선 적용해 중국 공기업에 수의계약으로 일감을 몰아주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 대기업이 원청을 가져가고, 세부 하청 공사는 부치치 정권 실세들의 유력 기업이나 친인척 업체에 부풀려진 공사비로 배정되는 구조가 형성되었습니다. 차관으로 빚을 내 진행한 국가 인프라가 부패 권력층의 사익 편취 수단으로 전락한 셈입니다.

권력 기관이 어떻게 범죄 비호를 위해 결탁하고 언론을 탄압했는지 보여주는 사건의 내막입니다.
3. 마약 농장 비호부터 무기 밀매까지, 곪아 터진 카르텔
기차역 붕괴 참사로 터져 나온 분노 이면에는 부치치 정권 동안 누적된 막장 수준의 권력형 비리들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 요바니차(Jovanjica) 대마 농장 스캔들: 유기농 식품 기업으로 위장해 초대형 대마 농장을 운영하던 업자가 음주운전 단속 중 위조 보안정보국 신분증을 제시하면서 덜미가 잡혔습니다. 배후에 내무부, 보안정보국(BIA), 군정보국이 연루되어 있었음에도, 정권은 수사 경찰을 체포하고 후견 의혹을 받던 정보기관 수장을 내무부 장관으로 영전시키며 사건을 은폐했습니다.
- 국영 탄약 헐값 매각 비리: 내무부 장관의 부친이 고문으로 있던 민간 회사가 국영 공장의 포탄과 탄약을 원가 이하로 헐값에 매입한 뒤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비싸게 되팔아 폭리를 취했습니다. 이를 폭로한 내부 고발자는 영업비밀 누설 혐의로 구속되었습니다.
이러한 국가 사유화 사태를 겪은 시민들에게 중국과의 "비밀 인프라 계약"은 또 다른 권력형 착복의 증거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소속 학생 연합이 기존 정당을 제치고 과반 의석을 확보하며 세르비아 정계에 일으킨 놀라운 변화입니다.
4. 정당 없는 선거 혁명: 학생 추천 무소속 후보들의 과반 압승
부치치 대통령은 헌법상 대통령 연임 제한(최대 2회)에 걸리자 임기를 1년 남기고 조기 총선을 수용해 총리로 권력을 이어가려는 꼼수를 부렸습니다. 과거 2000년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독재를 무너뜨린 뒤에도 기성 정당 지도부의 권력 독점으로 부패가 반복되는 것을 지켜본 세르비아 청년들은 새로운 실험을 선택했습니다.
학생들은 기성 정당을 창당하거나 특정 지도부를 세우지 않고, 각 단과대별 검증을 거쳐 독립적인 무소속 후보 250명의 명부를 직접 작성해 유권자들에게 알렸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학생 추천 무소속 후보 중 141명이 당선되어 단독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선거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이들이 내건 핵심 개혁 과제는 세 가지였습니다.
- 비리의 온상인 내무부 등을 수사할 독립 특별검찰 및 경찰 신설
- 부패 공직자가 불법으로 취득한 재산의 국가 몰수
- 중국 조약 등으로 가려졌던 공공 조달 프로젝트의 전면적 투명성 확보

부치치 정권의 장기 집권과 권력형 비리 속에 세르비아의 미래를 이끌어갈 변화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5. 남겨진 과제: 구심점 없는 정치 실험과 중국의 유럽 전략
세르비아의 급격한 정치 지형 변화는 친중 벨트를 통해 유럽 진출을 꾀하던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혔습니다. 헝가리 빅토르 오르반 총리 정권 교체와 함께 동유럽의 핵심 친중 거점이었던 세르비아마저 친유럽 노선과 투명성 검증으로 돌아설 경우 인프라 확장세는 꺾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세르비아 내부의 앞날 역시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 구심점의 부재: 중앙 정당과 지도부가 없는 무소속 의원 연합이 실제 내각을 구성하고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 여전한 기득권 세력: 선거 조작과 관권 개입 논란 속에서도 구 집권 여당이 여전히 103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외부 로비 위험: 당론에 구속되지 않는 개별 의원들을 상대로 중국 및 구 기득권 세력의 정치적 매수와 로비가 집중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노비사드 기차역의 비극에서 출발한 세르비아의 변화는, 불투명한 자본과 결탁한 부패 권력이 어떻게 시민의 안전을 파괴하고 결국 자멸에 이르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FAQ
세르비아 기차역 붕괴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은 무엇인가요?
2024년 7월에 개보수 공사를 마친 노비사드 기차역 지붕 캐노피 구조물이 2024년 11월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며 발생했습니다. 완공 직후 벌어진 사고인 만큼 부실 공사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었습니다.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이 왜 세르비아 부패의 원인으로 지목되나요?
중국 차관으로 공사비를 조달하고 중국 기업이 수주하는 과정에서, 정부 간 협정을 핑계로 경쟁 입찰과 계약 내용 공개를 생략했기 때문입니다. 이 불투명한 구조 속에서 현지 권력층과 연결된 하청업체들이 특혜를 누렸다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학생들이 추천한 무소속 후보들이 당선된 후 제시한 핵심 정책은 무엇인가요?
권력층 비리를 수사할 독립 특별검찰 도입, 부패 공직자의 불법 취득 재산 몰수, 그리고 일대일로를 포함한 모든 공공 조달 프로젝트의 계약 내용 전면 공개와 투명성 확보를 제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