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다가구주택의 주거용 층수를 4개층으로 늘리고 일조권 사선규제를 완화해 소형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추진합니다.
- 하지만 층수가 늘어날수록 법정 주차대수도 급증해, 좁은 대지에서는 주차장을 맞추려다 오히려 주거 면적을 깎아야 하는 역설이 발생합니다.
- 옥탑방 양성화 시 주차 대수 추가 문제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리스크가 겹치면서, 건물별 주차장 의무 설치 기준을 시장 상황에 맞게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가 다가구주택의 층수 제한과 일조권 사선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서민용 소형 임대주택 공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층수를 한 층 더 올리더라도 공급이 크게 늘어나기 어렵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바로 필로티 주차장 설치 규제가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층수를 올릴수록 법적으로 요구되는 주차대수가 급증하는데, 좁은 땅에서 주차 공간을 확보하려면 결국 주거 면적을 다시 줄여야 하는 구조적 한계에 부딪히게 됩니다.
일조권 사선 규제 때문에 계단식으로 지어진 기존 빌라와 규제 완화 이후의 형태를 비교해보면 공급 효율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부의 다가구 규제 완화, 층수와 사선규제를 풀어주다
자, 최근 발표된 정책의 핵심부터 짚어볼까요? 기존 규정상 다가구주택은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층수가 최대 3개층으로 엄격히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보통 1층은 주차장으로 비워두는 필로티 구조로 짓고, 2층부터 4층까지만 주택으로 쓰는 형태가 전형적이었습니다.
정부는 이 주거용 층수 제한을 4개층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대지 위에서 층수를 한 층 더 올려 집을 지을 수 있게 해주겠다는 의미입니다. 이론상으로는 동일한 토지에서 소형 주택 공급 가구 수를 최대 33%까지 추가 공급할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여기에 더해 건물의 형태를 기형적으로 깎아먹던 일조권 사선규제도 함께 완화되었습니다. 기존에는 건물 높이가 10m를 넘어가면 이웃집의 일조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높이의 절반만큼 대지 경계선에서 물러나서 지어야 했습니다. 이 때문에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계단 모양으로 꺾인 불필요한 사선 공간이 많이 생겼습니다. 변경된 규제에서는 10m부터 17m 구간까지 경계선에서 약 5m 정도만 물러나면 되도록 기준을 완화해, 상부층의 건축 면적을 훨씬 넓게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한 층 더 올릴 수 있는데도 왜 빌라 공급이 안 늘어날까
겉으로 보기에는 층수도 늘어나고 사선규제도 풀렸으니 빌라나 다가구 신축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전혀 다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통념과 달리 건축주들이 쉽게 집을 더 올리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바로 주차장 법정 설치 대수 때문입니다.
주차 대수 규제를 맞추기 위해 주거 면적을 의도적으로 줄여야 하는 다가구 주택의 현실적인 구조적 한계입니다.
서울시를 비롯한 주요 지자체의 주차장 조례를 보면, 전용면적 60㎡ 이하 세대는 세대당 0.8대의 주차 공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계산 결과 나온 소수점 수치는 무조건 올림 방식으로 산정됩니다. 즉, 계산 결과가 4.2대만 나와도 소수점을 올려 무조건 5대의 주차 면적을 지상 필로티에 확보해야 허가가 납니다.
주차장 1면의 법정 면적은 약 3.8평 수준이지만, 차가 회전해서 들어가는 진입로와 계단실 등 공용 공간을 감안하면 실제 차량 1대당 최소 7평에서 9평의 대지 면적이 소모됩니다. 보통 50평(약 165㎡) 남짓한 소형 다가구 대지에서 주차대수가 5대에서 6대로 단 1대만 늘어나더라도, 1층 필로티 공간은 더 이상 여유가 전혀 없어집니다.
정작 발목을 잡는 건 '주차장 규제': 올림 계산과 면적의 미스매치
구체적인 수치로 따져보면 이 구조적 모순이 아주 명확해집니다. 대지면적 50평인 2종 일반주거지역에 다가구를 새로 지어 올린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주거용 층수와 용적률 규제가 풀리면서 주택 면적은 늘어났지만, 그만큼 필요한 주차 대수 기준도 까다로워져 실제 공급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따릅니다.
규제 완화 전에는 1층 필로티, 2~4층 주택으로 지어 총 80평의 주거 면적을 얻고 주차장 4~5대를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규제가 풀려 5층까지 주거용으로 확장하게 되면 주거 전용면적이 합산 100평으로 늘어납니다. 그런데 주거 면적이 늘어나는 순간 주차 산정 대수가 5.2대로 뛰어오르면서 최소 6대의 주차장을 만들어야 하는 의무가 생깁니다.
문제는 50평 땅에서 1층 필로티에 6대의 주차 공간을 집어넣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입니다. 결국 건축주가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4층과 5층의 주거 면적을 각각 2평씩 깎아내서 필요 주차대수를 다시 5대로 낮추는 꼼수를 쓰는 것입니다.
결국 층수는 한 층 늘어났지만, 주차장 대수를 맞추느라 위층 면적을 깎고 1층의 근린생활시설 상가 공간까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공짜로 한 층이 더 생기는 것이 아니라, 주차장 1대를 더 넣기 위해 상가 임대수익이나 주거 면적을 희생해야 하므로 고분양가·고금리 환경에서 건축주의 사업성은 기대만큼 개선되지 않는 것입니다.
옥탑방 양성화의 함정과 다주택자 양도세 폭탄 리스크
기존에 지어진 다가구주택의 옥탑방을 합법화해 주겠다는 옥탑방 양성화 정책 역시 주차장 규제와 부딪히며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예전 다가구 건물 상부의 옥탑은 원래 물탱크실로 쓰이던 공간이었으나, 수압 기술이 좋아지며 빈 공간이 되자 주거용 방으로 불법 개조되어 쓰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옥탑방을 주거 공간으로 양성화할 경우, 늘어나는 주거 면적만큼 추가적인 주차 대수를 확보해야 하므로 사실상 현실적인 제약이 따르게 됩니다.
정부는 이 옥탑방을 양성화해 정식 주택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고시하겠다고 하지만, 옥탑방이 정식 주거 면적에 포함되는 순간 주차장 산정 대수 1대가 추가로 필요해집니다. 이미 1층 주차장을 한계치까지 채워둔 기존 다가구주택에서는 주차장을 추가로 설치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대다수 옥탑방은 여전히 양성화 불가능한 불법 건축물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심각한 세금 리스크가 발생합니다. 집주인은 다가구주택 1채를 보유하고 있으니 당연히 1세대 1주택 비과세 특례를 적용받을 것으로 생각하고 건물을 통째로 매각합니다. 하지만 세무당국이 현장 조사나 항공 사진을 통해 옥탑방이 주거용으로 쓰인 정황을 적발하면 큰 문제가 생깁니다.
다가구주택은 주거용 층수가 3개층 이하일 때만 단독주택(1채)으로 인정받습니다. 옥탑까지 주거용으로 써서 주거 층수가 4개층이 되는 순간, 세법상 다가구가 아닌 다세대주택(각 층·세대별 개별 주택)으로 재분류됩니다. 결과적으로 집 한 채를 판 줄 알았던 집주인은 순식간에 4주택 이상을 소유한 다주택자로 산정되어 막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및 가산세 추징 폭탄을 맞게 됩니다.
건물마다 억지 주차장 강제, 이제는 시장 선택에 맡겨야 할까
자, 그러면 도대체 이 경직된 규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여기서 핵심은 모든 건물마다 일률적으로 주차 공간을 강제하는 정책이 과연 효율적인가라는 질문입니다.
주차장 규제를 완화하여 차가 필요 없는 청년들에게는 더 저렴한 월세 주택을 공급하는 시장 중심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골목길 빌라촌을 가보면 1층 전체가 필로티 주차장으로 채워져 동네 골목 전체가 삭막해지고 보행 환경도 나빠집니다. 정작 그렇게 만들어 놓은 필로티 주차장은 입출차가 너무 좁고 불편해 입주민들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도로변에 불법 주차를 하거나 멀리 떨어진 공영 주차장을 월세로 이용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미국 뉴욕이나 유럽의 주요 도시 사례를 보면 개별 건물에 주차장을 억지로 만들도록 강제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량이 없는 청년 세입자는 주차장이 없는 대신 월세가 저렴한 집을 선택할 수 있고, 차가 있는 사람은 약간 떨어진 외부 상가나 공영 주차장을 월세로 계약해 이용하도록 시장 자율 차등화에 맡겨두는 구조입니다.
물론 건물에 주차장이 없으면 인근 주차난이 심화되거나 주차장 월세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자체가 도로변 불법 주차 단속을 엄격하게 시행한다는 전제하에, 주차장을 의무적으로 짓게 하기보다는 주차장 미설치에 따른 가격 할인과 임대료 선택권을 시장에 부여하는 전향적인 규제 개편이 논의되어야 할 시점입니다.
FAQ
다가구주택 층수 제한 완화로 몇 층까지 지을 수 있게 되나요?
기존에는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층수가 최대 3개층으로 제한되었으나, 규제 완화에 따라 최대 4개층까지 주거용으로 건축할 수 있게 됩니다.
층수가 늘어났는데 왜 실제 건축 시 공급 면적이 많이 늘어나지 않나요?
층수가 늘어나 세대 전용면적이 증가하면 법정 주차대수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좁은 대지 특성상 주차장을 추가로 확보하기 어려워 위층 주거 면적을 일부러 깎아내거나 1층 상가 공간을 포기해야 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옥탑방을 주거용으로 사용하다가 집을 팔면 왜 세금 폭탄을 맞나요?
다가구주택은 주거용 층수가 3개층 이하일 때만 단독주택(1주택)으로 인정받습니다. 옥탑을 주거용으로 쓰다 적발되면 주거 층수가 4개층으로 간주되어 다세대주택으로 재분류되므로, 1세대 1주택 비과세가 취소되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가 중과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