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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0년대 IT 혁명 당시에는 생산성 향상을 소수만 예측했지만, 현재의 AI 혁명은 대중 모두가 그 잠재력을 확신하며 자산 가격을 선제적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 이러한 과도한 주가 상승은 투자자들에게 주식 수익을 '항상 소득'으로 착각하게 만들어 소비를 자극하고, 결국 예상치 못한 물가 상승을 초래할 위험이 있습니다.
  • 물가가 다시 오르면 연준은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AI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으므로, 단기적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는 장기적인 거시 구조 이해가 필요합니다.

AI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데에는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생산성 혁명을 가져올 것이고,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이미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죠.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모두가 이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바로 이 '대중의 확신'이 거시 경제에는 엄청나게 위험한 뇌관이 될 수 있습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오스탄 굴스비 총재는 현재의 AI 붐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결국 연준의 금리 인상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도대체 왜 좋은 기술 혁신이 경제에는 독이 될 수 있는 걸까요? 90년대 IT 버블 시대와의 비교를 통해 그 이면의 메커니즘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90년대 닷컴 버블과 지금의 결정적 차이

문제를 이해하려면 1990년대로 돌아가 볼 필요가 있습니다. 1994년, 미국 연준은 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1995년 금리를 다시 낮추자 미국 경제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죠. 당시 연준 위원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성장이 이렇게 빠르면 수요가 폭발해서 다시 물가가 오를 텐데, 빨리 금리를 올려야 하는 것 아닐까?"라며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그는 IT 혁명으로 인해 기업들의 '생산성'이 개선되었기 때문에, 경제가 성장해도 물가가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른 위원들은 콧방귀를 꼈지만, 결과적으로 그린스펀이 맞았습니다. 금리를 올리지 않은 덕분에 미국의 성장은 수명이 길어졌고, 우리는 이를 '팍스 아메리카나'라고 부릅니다.


화면 왼쪽에 굴스비 총재의 코멘트가 적힌 문서가 있고, 오른쪽에는 남성 출연자가 마이크 앞에서 이야기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 프레임입니다.

AI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실제 생산성 향상 이전에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자, 그러면 지금의 AI 혁명은 어떨까요? 굴스비 총재는 90년대와 지금은 결정적으로 다르다고 선을 긋습니다. 90년대에는 생산성이 좋아져서 물가가 오르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그린스펀 혼자만' 알고 있었습니다. 대중은 IT 혁명이 뭔지도 제대로 몰랐죠. 하지만 지금은 AI가 엄청난 생산성 혁명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걸 전 세계 에브리바디가 다 알고 있습니다. 누구나 아는 호재는 이미 시장에 반영되기 마련입니다. 사람들은 이미 AI 관련 기업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고, 이는 폭발적인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자산 가격 상승이 '항상 소득'으로 둔갑하는 순간

자산 가격이 오르는 게 왜 문제가 될까요? 여기서 핵심은 사람들의 '소비 심리'가 변한다는 것입니다. 보통 급여가 오르면 사람들은 소비를 늘립니다. 이번 달에 300만 원을 받으면 다음 달에도 300만 원이 들어올 거라는 믿음, 즉 '항상 소득'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주식으로 300만 원을 벌었다고 해서 당장 펑펑 쓰지는 않습니다. 다음 달에는 잃을 수도 있으니까요.


화면 왼쪽에는 2000년 당시 앨런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이 담긴 문서가 있고, 오른쪽에는 마이크 앞에서 설명하는 남성이 보인다.

2000년 당시 그린스펀 의장은 주식 투자로 인한 소비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런데 S&P 500 지수가 지난 10년 넘게 꾸준히 우상향하고, AI 주식이 계속해서 오르기만 한다면 어떨까요? 사람들은 어느 순간 이 주식 수익을 일시적인 횡재가 아니라 '항상 소득'처럼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주식은 영원히 오른다"는 믿음이 생기면, 사람들은 미래의 생산성 향상이 실제 실물 경제에 도달하기도 전에 선제적으로 지출을 늘리게 됩니다. 주머니가 두둑해졌다고 느끼니까요.

결국 이 과열된 소비는 실물 경제의 수요를 자극하고, 케이크 가격을 올리고, 식당 물가를 끌어올립니다. 주가 상승 그 자체가 실물 물가를 밀어 올리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연준의 딜레마와 인플레이션의 역습

원래 AI는 거시 경제의 '만병통치약'처럼 보였습니다. 성장을 만들어내면서도 생산성을 높여 물가를 잡고, 굳이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되는 완벽한 시나리오를 기대했죠. 전 세계가 짊어진 막대한 부채 문제를 성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녹여버릴 유일한 솔루션이기도 했습니다.


스튜디오 테이블에 세 명의 남성이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모두가 AI의 성장을 기대하는 지금, 시장의 과도한 낙관론이 가져올 수 있는 변동성과 잠재적 리스크를 경계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아름답게만 흘러가지 않습니다. AI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폭등하고 소비가 늘어나는 와중에,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관세 문제,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한꺼번에 맞물렸습니다. 자산 가격 상승이 촉발한 수요와 외부의 공급 충격이 만나면 괴물 같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연준은 심각한 딜레마에 빠집니다. 만약 이 물가 상승을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방치했다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반대로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강하게 올리면, 정작 자금 조달이 필수적인 빅테크 기업들의 목을 조르게 되어 AI 혁명 자체가 좌초될 위험이 있습니다. 기대감이 만든 거품을 꺼뜨리려다 혁신의 불씨까지 꺼버릴 수 있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10년 후를 결정지을 5가지 '부의 갈림길'

결국 AI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방향성은 맞지만, 그곳으로 가는 길은 결코 탄탄대로가 아닙니다. 중간중간 금리 인상이라는 암초를 만나고, 수익성 악화라는 덜컹거림을 겪으며 탈락하는 기업들도 무수히 나올 것입니다.


스튜디오에서 세 명의 남성이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주가 상승이 소비 심리를 자극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제의 선순환과 위험 요인을 짚어봅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신간 『부의 갈림길』에서는 단기적인 이벤트에 흔들리지 말고, 10년 후 거시 경제를 결정지을 5가지 근본적인 갈림길을 주시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첫째, 중동 전쟁이 촉발한 에너지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입니다. 둘째, 자본주의 역사상 끊임없이 벌어지는 K자형 양극화 속에서 어느 쪽에 투자할 것인가입니다. 셋째, 파월 이후 연준 의장 교체가 가져올 통화 정책의 거대한 전환입니다. 넷째, 앞서 설명한 AI와 생산성 혁명의 실제 안착 여부입니다. 마지막으로, 평판 리스크가 커진 미국 시장에 계속해서 미국 일변도의 투자를 유지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투자를 위한 사색

시장은 언제나 두 가지 논리가 팽팽하게 부딪힙니다. "공장이 돌아가는 한 실적은 계속될 것이니 주가는 꺾이지 않는다"는 낙관론과, "주가 상승이 물가를 자극해 결국 중앙은행의 철퇴를 맞을 것"이라는 신중론입니다.

우리가 단기적인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면 매일매일의 뉴스에 일희일비하며 계좌를 샀다 팔았다(사팔사팔) 하게 됩니다. 막히는 차선에서 조금 빨리 가보겠다고 옆 차선으로 옮겼다가 도리어 뒤처지는 경험을 투자에서도 똑같이 겪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거시적인 구조와 추세를 이해하고 '기호흡'으로 시장을 바라보면, 중간의 흔들림에 한결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흔들리는 이유는 사색의 깊이가 얕고, 그 빈자리를 얄팍한 욕심이 채우기 때문입니다. AI라는 거대한 파도에 올라타되, 그 파도가 언제든 거칠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투자의 지혜일 것입니다.


FAQ

90년대 IT 혁명과 지금의 AI 혁명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90년대에는 그린스펀 등 극소수만이 IT 혁명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예측했기에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성장이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반면 지금은 대중 모두가 AI의 잠재력을 확신하고 있어 선제적으로 자산 가격이 폭등하고, 이것이 도리어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주가가 오르는데 왜 경제에 위험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나요?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면 사람들은 주식 수익을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매월 들어오는 급여처럼 '항상 소득'으로 착각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실제 생산성 향상이 경제에 반영되기도 전에 소비를 늘려 실물 물가를 밀어 올리는 '부의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오건영 단장이 말하는 '부의 갈림길' 5가지는 무엇인가요?

10년 후 거시 경제를 결정지을 5가지 변곡점을 의미하며, 구체적으로 1) 중동 전쟁과 에너지 관점의 변화, 2) 자본주의의 K자형 양극화, 3) 연준 의장 교체에 따른 정책 변화, 4) AI와 생산성 혁명, 5) 미국 집중 투자의 지속 가능성을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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