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태종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부산 영도 남단 끝자락, 9천만 년 전 지층이 만들어낸 절벽 위에 서면 부산이 전혀 다르게 보인다.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7호 태종대다.
깎아지른 기암괴석 아래로 남해 푸른 바다가 부딪히고 울창한 숲이 절벽 위를 빼곡하게 덮은 풍경은 대도시 안에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압도적이다.
신라 태종무열왕이 이곳에서 활쏘기를 즐기고 연회를 열었다는 기록에서 태종대라는 이름이 유래했다. 역사와 자연이 함께 쌓인 이 공간은 부산을 찾는 여행자라면 한 번쯤 반드시 올라야 하는 곳으로 오랫동안 자리매김해왔다.
4월 말 봄 신록부터 6월 수국까지
부산 태종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4월 말부터 5월은 해풍을 머금은 신록이 한창인 시기다. 산책로 곳곳에 봄꽃이 막바지를 장식하며 초록과 꽃이 뒤섞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태종대유원지 전체를 한 바퀴 도는 순환도로 약 4km를 따라 걷다 보면 영도등대, 신선바위, 전망대, 태종사가 차례로 이어진다. 맑고 미세먼지 없는 날에는 전망대에서 일본 대마도까지 보이기도 한다.
부산 태종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걷기 어려운 경우 다누비열차를 타면 주요 명소를 편안하게 순환할 수 있다. 등대 아래 해안가에서는 해녀들이 운영하는 노상 횟집에서 바다 바로 앞 회 한 접시도 즐길 수 있어 부산 여행의 묘미가 한 공간 안에 모두 담긴다.
6월이 되면 태종대는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태종사 경내와 산책로 일대에 30여 종 5,000그루 수국이 만개하며 분홍, 보라, 흰빛 꽃이 사찰을 가득 채운다. 도성 큰스님이 40여 년간 세계 각국을 돌며 직접 수집하고 가꾼 이 수국 군락은 국내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한다.
부산 태종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절벽과 바다, 사찰과 수국이 한 공간에 공존하는 풍경은 태종대가 봄과 여름 두 계절 모두 찾아야 할 이유를 만들어낸다. 수국 개화기는 6월부터 9월까지 여름 내내 이어진다.
순환도로 최고지점 언덕에는 대도시에서 보기 드문 반딧불이가 서식하며 6월 초순에는 반딧불이 축제도 열린다. 봄 신록, 여름 수국, 반딧불이까지 태종대는 계절마다 전혀 다른 얼굴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태종대 수국꽃문화축제, 2026년 16회
부산 태종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태종사는 1976년 창건된 대한불교 조계종 사찰로 1983년 스리랑카 정부로부터 부처님 진신사리와 보리수나무를 기증받아 봉안하고 있다.
이 사찰을 배경으로 열리는 태종대 수국꽃문화축제는 2006년 시작돼 2026년 16회를 맞이한 부산 대표 여름 꽃 축제다. 축제 기간에는 공연마당, 체험마당, 플리마켓, 스탬프투어 등 프로그램이 무료로 운영된다.
태종대는 부산광역시 영도구 전망로 24에 위치하며 입장료는 무료다. 다누비열차는 별도 유료로 운영된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부산 태종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버스 186, 66, 30번을 타면 태종대 정류장에서 하차할 수 있다. 봄 신록 시즌과 여름 수국 시즌 주말에는 방문객이 집중되므로 이른 오전 방문이 여유롭다.
이곳을 다녀간 여행객들은 "대도시 안의 해안가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높은 바위절벽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이 압도적이었다", "다누비열차 타고 한 바퀴 돌면서 보는 풍경이 구간마다 다 달라 질리지 않았고 바다와 수국이 동시에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사진 한 장으로는 다 담기지 않았다"는 후기를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