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매화마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전라남도 광양에 매화 시즌이 되면 다압면 산비탈을 향해 전국에서 차들이 몰려든다. 주차장이 가득 차 30분 거리에 차를 세우고 섬진강을 따라 걸어 들어간 이들마저 "그 길이 오히려 운치 있었다"고 말할 만큼, 이곳의 봄 풍경은 찾아가는 수고를 기꺼이 감수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해발 1,217m 백운산이 등을 받치고 섬진강이 앞을 흐르는 이 자리에 매화나무 군락이 들어선 것은 1931년의 일이다. 율산 김오천이 매화나무 5,000주를 심으면서 시작된 이 땅은 3대에 걸쳐 가꿔지며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광양 매화마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14호 홍쌍리 명인이 1994년 청매실농원을 설립한 이후 전국 매실 생산량의 약 70%를 책임지는 매실의 본고장이 됐다. 2025~2026년 한국관광100선에 12년 만에 재선정된 것도 이 오랜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백운산 비탈을 뒤덮는 10만 평 매화 군락
광양 매화마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청매실농원의 전체 매화 군락 면적은 약 198,000㎡, 약 10만 평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다. 3월 초순부터 중순이 절정으로, 청매화의 새하얀 꽃잎과 홍매화의 분홍빛이 능선을 따라 층층이 펼쳐지며 산 전체가 눈이 내린 것처럼 하얗게 뒤덮인다.
팔각정 전망대에 오르면 매화 군락 너머로 섬진강 물줄기가 은빛으로 반짝이는 풍경이 한눈에 담긴다. 산자락과 강줄기, 그리고 매화가 한 프레임 안에 들어오는 이 구도는 광양 매화마을이 아니면 만들어낼 수 없는 장면이다.
광양 매화마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농원 곳곳에 놓인 2,000여 개의 전통 옹기는 꽃이 없어도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돌담과 대숲, 장독대가 어우러진 이 공간은 드라마 <다모>, 영화 <취화선>의 촬영지로도 활용된 곳으로, 매화 군락 외에도 곳곳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매년 이 시기를 맞춰 찾아오는 여행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매화나무가 만개한 산자락에 오르면 눈이라도 내린 것 같은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팔각정에서 내려다보는 섬진강이 어머니 품처럼 넉넉하다"는 후기들이 이어지고 있다.
매화 진 자리에 피어나는 섬진강 벚꽃
광양 매화마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3월 말 현재는 매화가 지고 잎이 돋기 시작하는 시기다. 절정기의 화려함은 사라졌지만 섬진강변을 따라 벚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며 봄은 다른 방식으로 이어진다.
인파가 몰리는 절정기와는 전혀 다른 한적하고 운치 있는 분위기가 이 시기만의 매력이다. 강변 드라이브 코스를 따라 천천히 달리며 벚꽃과 섬진강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어, 매화 시즌의 북적임을 피하고 싶은 여행자에게는 오히려 지금이 방문 적기라는 말도 나온다.
광양 매화마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매화마을을 거점으로 매년 열리는 광양매화축제는 차 없는 축제장, 바가지 없는 축제장, 일회용품 없는 축제장이라는 3무 원칙을 고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입장료는 전액 광양사랑상품권으로 환급되는 구조여서 축제 수익이 지역 상권에 고스란히 남는다.
청매실농원은 전라남도 광양시 다압면 지막리에 위치한다. 자가용 이용 시 광양 나들목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다. 절정 시기 주말에는 다압면 일대 도로가 심각하게 막히므로 셔틀버스나 이른 아침 방문을 강력히 권장한다.
광양 매화마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산책을 마친 방문객들의 소감도 한결같다. "주차하기 어려워 30분 거리에 차를 세우고 섬진강을 따라 걸어간 길이 오히려 운치 있었다", "연간 100만 명이 찾는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고 이 풍경 하나만으로 광양까지 내려올 이유는 충분하다"는 반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