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좌천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3월이 시작되면서 대한민국 여행 지도에서 가장 먼저 들썩이는 곳이 있다.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에 자리한 여좌천이다.
매년 봄이 되면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이 1.5km 남짓한 하천 변으로 몰려드는 이유는 단 하나다. 대한민국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압도적인 벚꽃 터널, 그리고 그 위로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연분홍빛 꽃비 때문이다
2026년 진해 군항제 시즌을 앞두고 지금, 이 봄의 절정을 가장 먼저 예고하는 여행지로 여좌천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하늘이 사라지는 벚꽃 터널과 로망스 다리
여좌천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여좌천의 풍경은 단순히 벚꽃이 핀 하천이 아니다. 공간 전체가 꽃으로 갇혀버린 듯한 압도적인 경험이다.
약 1.5km에 걸쳐 도심을 가로지르는 여좌천 양옆으로는 수십 년 수령을 자랑하는 아름드리 벚나무들이 빼곡하게 도열해 있다. 이 거대한 나무들이 하천 위로 가지를 길게 뻗어 서로 맞닿으면서,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빽빽하고 완벽한 연분홍빛 벚꽃 터널을 만들어낸다.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수만 장의 벚꽃잎이 눈송이처럼 쏟아져 내리는 꽃비의 장관은 직접 보지 않으면 믿기 어려울 정도다. 하천 바닥을 따라 졸졸 흐르는 맑은 물줄기 위로 흩날린 연분홍 꽃잎들이 융단처럼 덮여 흘러가는 모습은 여좌천에서만 볼 수 있는 극강의 로맨틱한 풍경으로 꼽힌다.
여좌천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여좌천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로망스 다리다. 여좌천 하천 위로는 사람이 건널 수 있는 나무 데크 다리가 여러 개 놓여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이 로망스 다리다. 이름의 유래는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방영된 드라마 <로망스>에서 김하늘과 김재원이 연기한 두 주인공이 진해 군항제를 구경하다 이 다리 위에서 처음 만나는 운명적인 장면이 전파를 탔고, 이후 자연스럽게 로망스 다리라는 이름표를 달게 됐다.
20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그 인기는 전혀 식지 않았다. 매년 군항제 시즌이면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이 다리 위에서 각자의 봄날 로맨스를 남긴다.
낮과 밤이 완전히 다른 곳, 진해 군항제
여좌천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여좌천의 진가는 낮에만 그치지 않는다. 맑은 봄 햇살이 반투명한 벚꽃잎을 투과하며 쏟아지는 낮의 여좌천은 화사함 그 자체다. 하천 아래 산책로에는 벚꽃과 대비를 이루는 노란 유채꽃과 초록빛 식물들이 함께 어우러져 봄의 생동감을 극대화한다.
해가 지면 여좌천은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변신한다. 군항제 기간 동안 펼쳐지는 별빛축제가 그 주역이다. 벚꽃 터널을 향해 다채로운 레이저 조명과 화려한 LED 불빛이 켜지고, 하천 위 공중에는 우산 모양, 별 모양의 조형물들이 설치돼 환상적인 야경을 만들어낸다. 어두운 밤하늘을 배경으로 조명을 받아 빛나는 벚꽃은 낮보다 훨씬 몽환적인 매력을 뿜어낸다.
여좌천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여좌천이 가장 화려하게 빛나는 시간은 매년 4월 초 열리는 진해 군항제 기간이다. 1963년 시작된 진해 군항제는 해군 기지가 자리한 진해 특유의 정체성과 벚꽃의 아름다움을 결합한 대한민국 대표 봄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2026년 군항제 역시 4월 초 개최가 예정되어 있다. 다만 최근 몇 년간 온난화의 영향으로 개화 시기가 앞당겨지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방문 전 창원시청 또는 진해 군항제 공식 채널을 통해 개화 현황을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절정 시기를 정확히 맞추는 것이 여좌천 여행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좌천 여행 정보
여좌천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여좌천은 별도의 입장료 없이 누구나 무료로 방문할 수 있다. 산책로와 하천 변 데크 통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자도 비교적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여좌천을 중심으로 하는 산책 코스는 약 1.5km로 왕복 1시간 안에 둘러볼 수 있으며, 인근 경화역, 안민고개, 제황산공원 등 진해 일대 다른 벚꽃 명소들을 연계해 반나절 이상의 봄 나들이 코스를 짜는 것도 추천한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 진해 나들목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다. 다만 군항제 기간에는 진해 일대 도로 전체가 심각한 정체를 빚는 경우가 많아 가급적 대중교통 이용이 권장된다. 창원중앙역에서 버스를 환승해 여좌천 인근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되며, 축제 기간 셔틀버스 운영 여부를 사전에 확인해 두는 것이 필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