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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11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휠라는 윤윤수 회장의 본사 역인수를 거쳐 매출 4조 원대 글로벌 패션·골프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 디스럽터 열풍 이후 찾아온 미국 법인의 재고 부담과 가성비 이미지 고착화를 타개하기 위해 고가 라인 런칭과 D2C 전환을 추진 중입니다.
  • 효자 사업부인 아쿠쉬네트가 그룹 실적을 든든히 받쳐주는 가운데, 본업인 휠라 브랜드의 프리미엄 체질 개선이 성패의 핵심입니다.

1990년대 학생들의 로망이었던 운동화 브랜드 휠라(FILA)가 원래 이탈리아의 고급 의류 브랜드였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휠라는 한국의 영업맨 출신 윤윤수 회장이 한국 지사를 세우고 본사를 역인수한 뒤, 세계 1위 골프 기업 아쿠쉬네트까지 품어내며 2023년 기준 연 매출 4조 66억 원 규모의 패션 제국으로 거듭났습니다. 하지만 최근 급변하는 유행 속에서 미국 법인의 재고 부담과 가성비 이미지 고착화라는 과제를 안게 되었는데요. 휠라가 추진 중인 프리미엄 전략과 브랜드의 역사적 전환점을 깊이 있게 짚어봅니다.

1. 가성비 굴레 벗고 '프리미엄'으로 판을 다시 짜다

휠라가 최근 기존의 저가 가성비 이미지에서 벗어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자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습니다.

신규 고가 라인인 '휠라 플러스(FILA+)'를 런칭하고 배우 한소희를 공식 모델로 발탁하며 고급화 전략을 적극 펼치는 중입니다. 동시에 기존 도매 유통 채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사몰 강화와 직영 대리점 확대로 D2C(소비자 직접 판매) 비중을 높이는 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보는 최근 몇 년간 10대와 젠지(Gen Z) 세대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가성비 중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벗고, 수익성과 브랜드 헤리티지를 동시에 회복하려는 승부수로 풀이됩니다.

2. 4조 원 패션 제국을 지탱하는 아쿠쉬네트와 본업의 온도 차

현재 휠라홀딩스의 실적을 지탱하는 진짜 효자는 패션 본업이 아닌 골프 사업부입니다.

2017년 어글리 슈즈 디스럽터(Disruptor) 열풍으로 국내에서만 180만 켤레, 해외에서 820만 켤레가 팔려나가는 대박을 터뜨렸지만, 유행이 사그라들면서 미국 법인(FILA USA)에는 가파른 재고 부담이 남았습니다. 그럼에도 그룹 전체 매출이 흔들리지 않았던 것은 2011년 인수한 아쿠쉬네트(Acushnet) 덕분입니다.

세계적인 골프공 브랜드 '타이틀리스트'와 골프화 '풋조이'를 보유한 아쿠쉬네트는 매년 견고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내며 휠라의 어려움을 상쇄(offset)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쿠쉬네트라는 방어막 뒤에서 본업인 휠라 브랜드 자체의 재도약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장기적 성장에 한계가 올 수밖에 없어, 지금 추진하는 리브랜딩이 매우 결정적인 시점입니다.


책상에 앉아 머리를 감싸 쥐고 고민하는 남성의 모습이 담긴 일러스트이며 배경에는 서류들이 붙어 있습니다.

사업 초기, 수많은 난관과 채무의 압박 속에서도 기회를 엿보던 치열한 고민의 시간들이었습니다.


3. '새우가 고래를 삼킨' 윤윤수 회장의 승부사 기질

휠라의 성공 서사 뒤에는 윤윤수 회장의 파격적인 결단과 비즈니스 수완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삼수 끝에 의대의 꿈을 접고 외대 정외과를 졸업한 윤 회장은 JCPenney 한국 지사에서 삼성전자 전자레인지 수출 계약을 이끌어내며 무역업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이후 휠라 본사가 신발 사업에 소극적이던 시절, 라이선스를 활용해 한국 제조 기반으로 미국 시장에서 신발 라인업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그 공로로 1991년 연봉 160만 달러(약 18억 원)를 받는 휠라코리아 사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이후 2005년 임직원 퇴직금 정산과 우리사주 방식으로 휠라코리아를 MBO(경영진 인수)했고, 2007년에는 매출 3,000억 원의 휠라코리아가 5,000억 원 가치의 글로벌 본사를 역인수하는 '새우가 고래를 삼킨' 거래를 성공시켰습니다. 전 세계 지사들로부터 향후 라이선스비를 미리 정산받는 대동강물 판매 방식의 자금 조달로 인수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나아가 2011년에는 세계적 스포츠 공룡 아디다스를 제치고 아쿠쉬네트 인수에 성공하며 승부사 기질을 입증했습니다.


1980년대 테니스 선수 비에른 보리가 흰색 체크무늬 상의를 입고 테니스 라켓을 쥐고 있는 과거 경기 장면의 모습입니다.

브랜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과거 아이코닉한 디자인을 재해석하며 다시 한번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4. '학생 신발'에서 고가 라인으로의 체질적 이동

휠라의 리브랜딩 전략은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대와 구매 경험 전반을 바꾸어 놓을 전망입니다.

과거 코트 디럭스나 디스럽터 시리즈처럼 교복에 잘 어울리던 가성비 라인업 위주에서 벗어남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접근성 높은 중저가 신발을 찾던 소비자층의 이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신 휠라 플러스와 같은 고가 라인업을 통해 프리미엄 패션 시장 내 입지를 다지는 것이 핵심 과제입니다.

또한 도매 유통 채널 축소와 자사몰 및 고급 매장 중심의 판매 구조 전환은 브랜드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데 기여하지만, 유통망 재편 과정에서의 매출 진통은 불가피한 성장통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5. 브랜드 재건과 캐시카우의 동행

휠라의 향후 관전 포인트는 단기적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는 브랜드 본연의 유산(Heritage) 구축입니다.

아쿠쉬네트라는 강력한 현금 창출원이 버텨주는 동안, 미국 법인의 재고 감축 작업과 프리미엄 라인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과연 가성비 이미지를 털어내고 글로벌 하이엔드 스포츠 패션 브랜드로 연착륙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휠라 이야기 읽어 드렸습니다.


FAQ

휠라는 원래 어느 나라 브랜드였나요?

휠라는 1911년 이탈리아 비엘라 지역에서 휠라 가문 형제들이 설립한 고급 의류 브랜드였습니다. 이후 2007년 윤윤수 회장의 휠라코리아가 글로벌 본사를 전격 인수하면서 한국계 글로벌 브랜드로 탈바꿈했습니다.

휠라코리아가 자신보다 덩치가 큰 본사를 어떻게 인수할 수 있었나요?

2007년 인수 당시 휠라코리아 매출은 3,000억 원 수준이었으나 5,000억 원이 넘는 본사를 인수하기 위해 전 세계 지사들로부터 라이선스비를 미리 정산받는 자금 조달 방식을 활용했고, 임직원들의 우리사주 참여와 강력한 경영 신뢰를 바탕으로 인수를 완성했습니다.

골프 브랜드 아쿠쉬네트 인수는 휠라 그룹에 어떤 의미가 있나요?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를 보유한 아쿠쉬네트를 2011년 인수함으로써, 휠라는 의류 패션 유행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현금 창출원(캐시카우)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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