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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타고니아는 세상에서 가장 착한 기업으로 꼽히지만, 그 이면에는 창업자 이본 쉬나드의 지독한 고집과 극심한 내부 조직통이 존재했습니다.
  • 등반 장비의 혁신부터 유기농 면화 전면 도입, 1% 지구세와 목적 신탁 기부까지 파타고니아는 자본주의 내에서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길을 걸었습니다.
  • 완벽한 친환경 기업이라는 성역은 없을지라도, 한계를 솔직히 밝히며 철학을 시스템으로 남긴 결단이 파타고니아의 진짜 가치를 증명합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찌라입니다. 오늘 읽어 드릴 기업은 '착한 기업'의 대명사이자 저의 최애 브랜드인 파타고니아입니다. "우리 옷을 사지 마세요"라는 파격적인 광고나 회사를 통째로 지구에 기부했다는 소식은 이미 익숙하실 텐데요. 그런데 과연 기업이 완벽하게 착할 수 있을까요? 겉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신화 뒷단에서 조직은 얼마나 투닥투닥했고, 창업자 이본 쉬나드는 또 얼마나 꼬장꼬장했는지 그 진짜 민낯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파타고니아의 본질은 완벽한 도덕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억만장자가 되길 거부한 한 괴짜 등반가의 지독한 철학과 완고한 고집에 있습니다. 단기적 이익이나 효율성을 포기하면서까지 본업의 철학을 고수한 결과 시장의 판을 바꿨지만, 그 과정에서 직원들과 경영진은 상당한 피로와 희생을 치러야 했습니다.


화면 중앙에 파타고니아 티셔츠를 입은 여성이 서 있고, 왼쪽에는 남성 사진, 오른쪽에는 파타고니아 창업자 이본 쉬나드가 표지에 실린 책 'Dirtbag Billionaire'의 표지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기자의 끈질긴 밀착 취재를 통해 기업 신화 뒤에 숨겨진 인간 이본 쉬나드의 고집과 철학을 들여다봅니다.


1. 등반가의 고집이 만든 지독한 제품 철학과 기술 혁신

파타고니아의 뿌리는 1960년대 이본 쉬나드가 만든 등반 장비 회사 '슈나드 이큅먼트'로 올라갑니다. 당시 등반가들은 바위에 망치로 못(피톤)을 박으며 올랐는데, 쉬나드는 이 방식이 자연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돌틈에 끼우는 초크 방식을 도입하며 '클린 클라이밍' 캠페인을 주도했습니다. 자신이 직접 사용할 최고 품질의 장비를 대장간에서 만들던 고집이 등반 메커니즘 자체를 바꿔 버린 것이죠.


두 남성이 목재로 마감된 작업실에서 등반 장비를 살피고 있는 흑백 사진

창업자 이본 쉬나드가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는 등반 방식을 고민하며 초기 장비를 개발하던 시절의 모습입니다.


이후 의류 사업으로 확장해 1973년 파타고니아를 창립했을 때도 이러한 장인 정신은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체온 유지를 위한 레이어링 개념을 아웃도어 업계 최초로 도입했고, 겨울철 패딩이 땀에 젖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욕실 매트 소재까지 연구하며 파일 재킷과 신칠라(Synchilla) 플리스 소재를 탄생시켰습니다. 본업에 대한 미친 듯한 집착이 대박 베스트셀러를 만들어 낸 셈입니다.


눈이 내리는 거리에서 셔츠와 넥타이 차림의 한 남성이 머리에 눈을 맞으며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영화 장면이다.

기존 등산복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소재와 기능성을 고민했던 브랜드 초기 시절의 일면이다.


2. 기업 이윤보다 지구를 우선시한 급진적 구조의 완성

파타고니아는 사업이 커질수록 지구에 해를 끼친다는 역설과 싸워야 했습니다. 합성섬유 개발 10년 만에 페트병 재활용 원사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일반 면화 재배가 토양을 오염시킨다는 사실을 깨닫자 엄청난 비용을 감수하고 100% 유기농 면화로 전면 교체했습니다.

단순히 제품만 바꾼 것이 아닙니다. 1985년부터는 매출의 1%를 환경 단체에 무조건 기부하는 '지구세(Earth Tax)'를 도입했고, 2002년에는 '1% for the Planet'을 설립해 전 세계 기업들의 동참을 이끌어 냈습니다. 누적 기부액만 3,200억 원에 달할 정도입니다.

급기야 2022년, 쉬나드 가문은 소유하고 있던 파타고니아 지분 98%를 환경 비영리 단체에 기부하고, 의결권이 있는 2%는 '목적 신탁(Purpose Trust)'에 양도했습니다. 세금을 모두 납부한 뒤 스스로 빈털터리가 되면서 "이제 우리의 유일한 주주는 지구입니다"라는 선언을 완결 지은 것입니다.

3. 친구 더그 톰킨스와의 동행, 그리고 자연에 바친 유산

이본 쉬나드의 삶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노스페이스의 창립자이자 영혼의 단짝이었던 더그 톰킨스입니다. 두 사람은 20대 시절 샌프란시스코에서 남미 파타고니아까지 밴을 몰며 서핑과 등반을 즐겼던 아웃도어 동료였습니다.


밝은 실내를 배경으로 단발머리의 여성이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화면 하단에는 '파타고니아의 토지를 대규모로 매입하기 시작합니다'라는 자막이 보입니다.

사업을 매각한 자금으로 광활한 파타고니아 부지를 사들이며 자연 보호를 실천하기 시작했습니다.


톰킨스는 이후 패션 브랜드 '이스프리'로 엄청난 부를 축적했지만, 40대 후반 "내가 만든 산업이 지구를 망치고 있다"는 현타를 느끼고 기업 지분을 모두 매각했습니다. 그리고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오지로 들어가 대규모 토지를 매입한 뒤 국립공원으로 만들어 국가에 기증했습니다. 톰킨스가 회사를 팔고 직접 땅을 사서 보존하는 길을 택했다면, 쉬나드는 파타고니아라는 기업 자체를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무기로 남겨 두는 서로 다른 방식을 택했던 것입니다.

4. 지독한 환경주의가 남긴 내부의 혼란과 경영의 한계

하지만 '착한 기업'이라는 아름다운 미화 뒤에는 상당한 내부적 진통이 존재했습니다. 쉬나드는 "지구는 사랑하지만 사람은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직원과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강했습니다. 자신의 완고한 철학을 맞추지 못하는 CEO들을 수없이 교체했고, 조직은 자주 엉망진창이 되기 일쑤였습니다.


단발머리를 한 여성이 밝은 실내에서 파타고니아 로고가 그려진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며, 앞에는 파타고니아 관련 책들이 놓여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면서도 탄소 배출 문제와 같은 현실적인 한계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또한 아무리 친환경을 외쳐도 의류를 생산하는 한 탄소 배출과 환경 파괴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파타고니아가 발표한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도 'Work in Progress(진행 중인 과제)'라는 표현을 쓰며, 신제품 출시로 인해 연간 탄소 배출량이 오히려 1% 증가했다는 불편한 진실을 솔직히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돈도 벌어야 하고 지구도 구해야 하는 두 마리 토끼 사이에서 수많은 직원들이 고통스러운 줄타기를 해야 했던 것이 파타고니아의 실제 민낯입니다.

5. 완벽한 착함은 없지만, 진정성은 시스템으로 남는다

결국 파타고니아의 비하인드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세상에 완벽하게 착하기만 한 기업은 존재하지 않으며, 위대한 변화 뒤에는 괴짜 창업자의 고집과 타협 없는 원칙이 부딪히는 지독한 현실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파타고니아가 특별한 이유는 자신의 한계를 숨기지 않고 계속해서 프로세스를 개선하려 노력했으며, 창업자 개인의 선의에 기대는 대신 지구라는 주주를 위한 법적 구조를 만들어 냈기 때문입니다. 괴팍함과 진정성이 뒤섞인 입체적인 서사를 알고 나면, 우리가 입는 파타고니아의 옷이 조금은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요?

파타고니아 읽어 드렸습니다.


FAQ

파타고니아 창업자 이본 쉬나드는 왜 회사를 지구에 기부했나요?

이본 쉬나드는 '억만장자'라는 타이틀을 모욕적으로 여겼으며, 단순히 회사를 매각하거나 상장하는 방식으로는 친환경 철학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의결권 주식 2%는 목적 신탁에, 무의결권 주식 98%는 비영리 단체에 기부하여 회사의 모든 이익이 기후 위기 대응에 쓰이도록 구조화했습니다.

노스페이스 창립자 더그 톰킨스와 파타고니아는 어떤 관계인가요?

더그 톰킨스와 이본 쉬나드는 20대 시절 함께 등반을 다니던 영혼의 단짝이었습니다. 톰킨스는 노스페이스를 창립한 뒤 일찍 매각하고 이스프리로 성공을 거두었으나, 이후 사업을 정리하고 남미 파타고니아 지역의 땅을 대규모로 매입해 국립공원으로 기부하는 환경 운동가의 삶을 살았습니다.

파타고니아의 '클린 클라이밍'이란 무엇인가요?

과거 바위에 망치로 못(피톤)을 박아 산을 오르던 방식이 자연을 훼손하자, 이본 쉬나드가 돌틈에 끼웠다가 회수할 수 있는 '초크' 장비를 개발하여 자연 훼손을 최소화한 등반 기법입니다. 이는 현대 암벽 등반의 메커니즘을 바꾼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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