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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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의 위기...그리고 추격자들 이야기 (온러닝, 호카오네오네)

spark_icon6분 지식
  • 나이키는 무리한 D2C 직판 전환과 과거 레트로 모델의 색상 변경에만 의존하다가 2024년 급격한 주가 폭락과 CEO 교체라는 위기를 맞았습니다.
  • 소비자 접점이 줄어든 틈을 타 뛰어난 쿠셔닝과 편안함을 앞세운 온러닝, 호카 오네오네 같은 신흥 전문 러닝화 브랜드들이 급부상했습니다.
  • 32년 경력의 베테랑을 새 수장으로 세운 나이키가 제품 본질과 기술 혁신이라는 초심을 회복해 왕좌를 지켜낼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입니다.

해당 글은 24년 11월 기준의 영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영원할 것 같던 스포츠 브랜드의 절대강자 나이키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전 세계가 락다운에 들어갔던 팬데믹 시기와 비교해도 차이가 없을 정도로 주가가 곤두박질쳤고, 2024년 6월 28일에는 하루 만에 주가가 20% 폭락하는 상장 이래 최악의 수모를 겪었습니다. 일상 회복 이후 전 세계인이 야외 활동과 운동을 가장 활발하게 즐기는 시점에 벌어진 일이라 시장의 충격은 더욱 컸습니다.

결국 나이키는 2024년 하반기 CEO 교체라는 극약 처방을 내렸습니다. IT 컨설턴트 출신인 존 도나호(John Donahoe)를 경질하고, 32년간 나이키에서 근무한 베테랑 엘리엇 힐(Elliott Hill)을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한 것입니다. 나이키는 어쩌다 이런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을까요?

숫자에만 매몰되었던 D2C 전략과 '혁신의 실종'

나이키의 패착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이전 CEO 존 도나호입니다. 이베이와 클라우드 기업, 베인앤컴퍼니를 거친 그는 전형적인 IT·재무 전문가였습니다. 그가 부임 후 집중한 것은 나이키에 IT 기술을 입히고 오프라인 도소매 파트너십을 줄이며 자사몰 중심의 디지털 직판(D2C)을 극대화하는 것이었습니다.

1984년부터 2000년까지 출시된 에어조던 시리즈 신발 15종을 나열한 그래픽 포스터 이미지

한때 나이키의 성장을 이끌었던 에어조던 시리즈 등 스테디셀러의 반복 판매 전략이 이제는 혁신 정체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습니다.

팬데믹 초기에는 이 전략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일상이 정상화되자 부메랑으로 돌아왔습니다. 신발을 직접 신어보고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나이키를 찾기 어려워졌고, 그 사이 나이키가 비워둔 자리를 다른 브랜드들이 자연스럽게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슈독(Shoe Dog·신발 연구에 미친 사람)'의 정신이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나이키는 과거 플라이니트나 퓨얼밴드처럼 시장을 뒤흔드는 신소재와 기술 개발 대신, 1980년대 출시된 에어 조던, 에어 포스 1, 덩크 시리즈의 색상만 바꾸는 '컬러 플레이'에 안주했습니다. 결국 밑창이 딱딱하고 불편한 레트로 스니커즈의 희소성은 점차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발의 편안함을 찾아 떠난 소비자, 판도를 뒤흔든 추격자들

스니커즈 시장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계기는 '편안함'에 대한 재발견이었습니다. 아디다스의 이지부스트를 기점으로 푹신한 쿠셔닝을 경험한 대중은 더 이상 발이 아픈 신발을 참고 신지 않게 되었습니다. 뉴발란스와 스케쳐스의 매출이 급성장한 데 이어, 완전히 새로운 기술력을 앞세운 전문 러닝화 브랜드들이 급부상했습니다.

두 손으로 구름 모양의 흰색 운동화 밑창 쿠션 부품을 들고 있는 모습.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독보적인 쿠셔닝 기술이 온러닝의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대표적인 주자가 스위스의 온 러닝(On Running)입니다. 2010년 설립된 온 러닝은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독자적 쿠셔닝 기술인 '클라우드텍(CloudTec)'을 특허 등록하며 유럽을 중심으로 무섭게 성장했습니다. 2019년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와의 지분 파트너십, 그리고 고프코어(Gorpcore) 패션 트렌드와의 결합에 힘입어 온 러닝의 매출은 2020년 4.2억 스위스프랑에서 2023년 18억 스위스프랑 수준으로 수직 상승했습니다.

러닝화를 착용한 발이 바위산을 달리고 있는 모습이 클로즈업된 영상 장면.

두툼한 쿠션을 앞세운 맥시멀리즘 디자인으로 러닝화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호카 오네오네(HOKA ONE ONE)의 약진도 눈부십니다. 미니멀 경량화가 대세이던 2009년, 호카는 두툼한 맥시멀 미드솔에 풍부한 쿠션을 과감하게 탑재하며 마니아층을 사로잡았습니다. 호카를 품은 모기업 데커스 아웃도어의 주가는 2013년 10달러 안팎에서 2024년 10월 기준 160달러 선까지 치솟았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려는 나이키, 왕국을 지켜낼 수 있을까

나이키의 위기는 단순한 경기 침체 때문이 아닙니다. 스프레드시트의 숫자를 맞추고 유통 마진을 쥐어짜는 동안, 창립자 필 나이트와 빌 바우어만이 와플 제조기에 고무를 붓던 '제품과 기술에 대한 집착'을 잊어버린 대가였습니다.

나이키가 32년 차 정통 나이키맨 엘리엇 힐을 구원투수로 등판시킨 것은 명확한 신호입니다. 본질인 러닝과 스포츠 현장으로 돌아가 기술적 혁신을 다시 선보이겠다는 의지입니다. 나이키가 과연 편안함과 실용성으로 무장한 도전자들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스니커즈 왕국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FAQ

나이키의 주가가 최근 크게 하락한 핵심 원인은 무엇인가요?

무리한 D2C(디지털 직판) 전환으로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축소한 점, 그리고 신제품 기술 혁신 대신 에어 조던 등 과거 레트로 모델의 색상 변경에만 의존하면서 소비자의 피로도를 높인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온 러닝과 호카 오네오네가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존 레트로 스니커즈의 불편함에 지친 소비자들이 편안함과 쿠셔닝을 찾기 시작했고, 온 러닝의 클라우드텍 기술과 호카의 맥시멀 미드솔 디자인이 고프코어 룩 트렌드와 맞물리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새로 부임한 나이키 CEO 엘리엇 힐은 어떤 인물인가요?

나이키 인턴으로 시작해 32년간 근무하며 성장을 함께한 내부 출신 인사로, IT·재무 중심 경영에서 벗어나 제품 혁신과 스포츠 브랜드 본연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발탁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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