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꽃길 걷고 병어 한 점…축제로 물드는 '신안 섬 여행'


버들마편초 / 사진-신안군

버들마편초 / 사진-신안군

[투어코리아=민경원 기자]  전남 신안군이 초여름 섬 여행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1004섬’으로 불리는 신안은 다도해의 섬들이 다리와 길로 이어지며 해변, 꽃 정원, 역사 유적, 미식 축제, 해양문화 콘텐츠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여행지다. 암태도와 자은도, 임자도, 반월도, 비금도, 흑산도까지 섬마다 다른 풍경과 이야기를 품고 있어 여름 여행 코스로도 매력적이다.

올해 신안에서는 퍼플섬의 버들마편초 정원, 제12회 섬 병어 축제, 2026 신안 비금도 샴막 예술축제, 신안 국제 문페스타, 저녁노을미술관 기획전 등이 잇따라 열리며 자연과 문화, 미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여행 동선이 완성되고 있다.

퍼플섬, 39,000㎡ 버들마편초 정원이 여는 보랏빛 여름

퍼플섬 반월도 일원에서는 오는 6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약 3개월간 ‘버들마편초 정원’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홍보 축제가 열린다.

버들마편초 / 사진-신안군

버들마편초 / 사진-신안군

버들마편초는 말채찍을 닮은 다년생 초화류다. 신안군은 2022년부터 반월도 39,000㎡ 규모의 단지에 40만 주를 심어 퍼플섬을 대표하는 경관 자원으로 조성해 왔다. 퍼플섬 순환도로를 따라 조성된 버들마편초 군락지는 바다, 하늘, 갯벌, 퍼플교와 어우러져 여름철 신안에서만 볼 수 있는 보랏빛 풍경을 만든다.

버들마편초 / 사진-신안군

버들마편초 / 사진-신안군

퍼플섬은 이미 라벤더축제를 통해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지난 5월 15일부터 25일까지 11일 동안 퍼플섬에는 5만여 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 특히 5월 24일에는 퍼플섬 개장 이후 하루 역대 최다인 11,081명이 찾았다. 인구 130여 명의 퍼플섬에 축제 기간 동안 인구의 400배 가까운 관광객이 몰린 셈이다.

신안군 관계자는 “버들마편초 단지를 새롭게 재정비하여 보다 우수한 경관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라며 “퍼플섬을 찾는 방문객들이 힐링과 감동을 느끼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가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버들마편초 / 사진-신안군

버들마편초 / 사진-신안군

섬 병어 축제, 70만 원대 제철 병어를 현장에서 맛보다

신안의 여름 미식을 대표하는 제12회 섬 병어 축제는 6월 12일과 13일 이틀간 지도읍 신안 젓갈타운 일원에서 열린다.

섬 병어축제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축제는 제철 병어의 우수성을 알리고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신안 섬 병어축제/사진-신안군

신안 섬 병어축제/사진-신안군

지난해 병어회와 병어찜에 이어 올해는 병어 초무침 시식 행사를 새롭게 선보인다. 병어회 무료 시식회와 축제 공연 등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행사장 인근 송도위판장에서는 병어뿐 아니라 갑오징어, 광어 등 신선한 제철 활어회를 맛볼 수 있고, 지역 농수산물을 활용한 향토 음식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신안 병어는 살이 부드럽고 담백하며,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어 건강식으로도 인기가 높다. 주로 칠발도, 임자도, 낙월도 인근 해역에서 안강망 어업으로 잡힌다.

한편, 신안군에 따르면 5월 31일 기준 올해 병어 어획량은 6,423상자, 30마리 기준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공급 감소와 수요 증가가 겹치며 상자당 가격은 70만 원 선까지 올랐다. 지난해 45만~50만 원과 비교하면 크게 상승한 수준이다.

황해교류박물관과 문페스타, 표류의 역사를 세계 교류 콘텐츠로

신안군 압해읍 송공산 자락, 1004섬 분재정원 안에는 황해교류박물관이 있다. 이곳은 황해의 형성과 역사, 근대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최근 3년간 신안군은 황해교류박물관을 중심으로 지역 해양문화의 진정성을 알리기 위한 학술행사와 축제를 이어오고 있다.

황해교류박물관 / 사진-신안군

황해교류박물관 / 사진-신안군

신안 해양문화에서 중요한 사건 중 하나는 문순득의 표류다. 1801년 흑산도에서 홍어를 구입해 나주로 가던 문순득은 풍랑을 만나 류큐, 지금의 오키나와와 여송, 지금의 필리핀, 오문, 지금의 마카오를 거쳐 청나라 사신을 통해 3년 2개월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는 흑산도에 유배 중이던 정약전과 만나 자신의 여정을 기록한 ‘표해시말’을 남겼고, 이 기록은 현재 전라남도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신안군은 문순득의 여정과 나르발호 표류 사건을 바탕으로 ‘신안 국제 문페스타’와 ‘신안 비금도 샴막 예술축제’를 개최한다. 신안 국제 문페스타는 7월 4일 흑산도에서 열린다.

비금도 샴막 예술축제, 175년 전 건배가 예술로 돌아오다

‘2026 신안 비금도 샴막 예술축제’는 이달 13일 비금도  이세돌바둑박물관 일원에서열린다. 이 축제는 1851년 프랑스 포경선 ‘나르발호’가 비금도 인근에서 난파돼 주민들의 보살핌을 받았던 역사에서 출발한다.

당시 선원들은 한 달여간 비금도 내촌마을에 머물렀고, 프랑스 영사 몽티니가 구조에 나서며 조선 관원, 주민들과 만찬을 나눈 기록이 남아 있다. 이 이야기는 ‘조선왕조실록’과 몽티니의 보고서를 통해 확인된다.

2026년은 당시 비금도에서 샴페인과 막걸리로 마음을 나눈 지 175주년이 되는 해다. 축제는 역사적 장면을 재현한 개막 퍼포먼스와 극단 갯돌의 창작 공연 ‘그림 같은 비금도 만찬’으로 시작된다. 이어 클래식 연주, 성악, 한국 전통 태평무, 뮤지컬 갈라, 프랑스 샹송 공연 등 동서양 예술이 어우러진 무대가 펼쳐진다.

현장에서는 명인이 빚은 막걸리잔으로 즐기는 막걸리 시음, 샴페인과 막걸리 시음 코너, 두 술을 조합한 ‘막테일’ 시음, 19세기 시대 의상을 입고 촬영할 수 있는 코스튬 포토존도 운영된다. 축제의 마지막은 비금도의 대표 무형유산인 ‘비금도 뜀뛰기 강강술래’가 장식한다.

신안군 관계자는 “175년 전 비금도에서 시작된 한 잔의 건배가 오늘날 문화외교와 예술로 이어지는 소중한 유산이 되었다”라며 “이번 축제를 통해 신안군이 세계와 소통하는 글로벌 예술의 섬으로 더욱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저녁노을미술관, 흙과 먹으로 만나는 섬의 감성

신안군 저녁노을미술관에서는 오는 8월 30일까지 기획전 ‘김두석·박영도 2인전 : 심상(心象)-흙과 먹’이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온 두 작가의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김두석 작가는 ‘지수화풍’의 철학을 담은 ‘도조화’를 통해 흙의 생명력과 차분한 분위기를 표현한다. 박영도 작가는 ‘무위자연’ 시리즈를 통해 자연의 흐름과 먹의 다양한 결을 작품에 담아낸다. 도예가 김두석과 서예가 박영도의 작업은 흙과 불, 먹과 붓이라는 전통 재료를 현대적 감각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전시는 흙과 먹이라는 전통 재료가 현대 미술로 확장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로, 관람객들은 두 작가가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울림 속에서 따뜻한 위로와 깊은 감성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암태도, 소작쟁의의 역사와 바다 풍경을 품은 섬

암태면은 목포에서 서쪽으로 28.5km 떨어진 곳에 자리한 섬이다. 동쪽으로는 유달산을 마주하고, 섬 곳곳에는 돌과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서 있어 ‘암태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중앙에는 승봉산이 솟아 섬의 지형적 중심을 이룬다.

암태도는 단순한 풍경 여행지를 넘어 한국 근현대사의 흔적을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1924년 우리나라 소작쟁의의 효시로 평가받는 암태도 소작쟁의가 이곳에서 일어났고, 그 의미는 1998년 세워진 기념탑에 새겨져 있다.

암태도. 추포 노둣길에서 본 동구섬 삽섬 새벽녘

암태도. 추포 노둣길에서 본 동구섬 삽섬 새벽녘

장고리 비석거리에는 1405년 건립된 송곡리 매향비가 남아 있다. 미륵신앙과 관련된 유적으로, 섬에서 발견된 유일한 매향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승봉산 기슭의 노만사도 들러볼 만하다. 1873년 창건된 노만사는 신안군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로 알려져 있으며, 법당 뒤편의 마르지 않는 약수터와 아래로 펼쳐지는 바다 풍경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한다.

암태도는 은암대교를 통해 자은도와 이어진다. 천사자전거길 4코스를 따라 두 섬을 오가면 신안 특유의 섬길 풍경을 천천히 만날 수 있다.

무한의 다리, 8월 8일 ‘섬의 날’을 담은 바다 위 산책길

무한의 다리/사진-신안군 제공

무한의 다리/사진-신안군 제공

자은면 한운리에 있는 무한의 다리는 신안 섬 여행의 상징적인 명소 중 하나다. 무한대 기호인 ‘∞’를 형상화한 이 다리는 8월 8일 ‘섬의 날’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리는 섬과 섬이 계속 연결되는 신안의 지리적 특징과 끝없이 확장되는 섬의 가능성을 상징한다. 한국 조각가 박은선과 스위스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이름을 붙여 예술적 의미도 더했다. 바다 위를 걷는 듯한 동선과 독특한 형태 덕분에 사진 명소로도 인기가 높다.

둔장해변, 2,980m 모래사장 따라 걷는 해넘이길

자은면 둔장해변은 바람이 강해 ‘윈드 비치’로도 불리는 곳이다.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해안누리길 5선’에 포함될 만큼 경관이 뛰어나며, 길이 2,980m로 자은면에서 가장 넓은 해변이다.

신안 자은 둔장해변 천도천색길 해사랑길포토조형물 일몰 /사진- 신안군 /사진- 신안군

신안 자은 둔장해변 천도천색길 해사랑길포토조형물 일몰 /사진- 신안군 /사진- 신안군

해변 뒤편에는 소나무 숲이 이어지고, 숲 사이로 산책로와 공원이 조성돼 여름철에도 쉬어가기 좋다. 해변에서는 대합을 비롯한 어패류가 풍부하고, 앞바다의 할미섬과 두리도가 풍경에 깊이를 더한다.

둔장해변은 무한의 다리와도 연결된다. 자은도 천도천색길 1코스인 해넘이길을 따라 걸으면 섬과 바다, 노을이 겹쳐지는 신안의 여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분계해변, 조선시대 방풍림이 만든 시원한 그늘

신안 자은 분계해변

신안 자은 분계해변

자은면 백산리의 분계해변은 해안을 따라 이어진 노송 군락이 인상적인 장소다. 조선시대부터 방풍림으로 가꿔진 굵은 소나무들이 해변을 감싸고 있어 한여름에도 그늘 아래에서 쉬어가기 좋다.

소나무 숲에는 여인송에 얽힌 전설이 전해진다. 이 여인송숲은 2010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어울림상’을 받은 바 있다. 해변 앞바다 약 5km 지점에는 바다제비 등 희귀 바닷새가 서식하는 칠발도가 있으며, 칠발도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신안튤립공원, 300만 송이 꽃이 바다와 만나는 임자도 정원

신안 대광해변 튤립공원

신안 대광해변 튤립공원

임자면 대기리에 자리한 신안튤립공원은 전국 최대 규모로 알려진 대광해수욕장과 인접해 있다. 공원에는 풍차전망대, 유리온실, 수변정원, 다양한 조형물이 어우러져 바다 여행과 꽃 여행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유리온실에서는 다육식물 전시관과 공중식물, 야자수 등으로 꾸며진 아열대식물 전시관을 만날 수 있다. 공원에는 20여 품종의 튤립 300만 송이가 식재돼 봄이면 형형색색의 장관을 이룬다. 잘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바다와 꽃, 조형물이 어우러진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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