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5개월 만의 귀환”베일 벗는 세계자연유산 제주 만장굴 재개방 관람 포인트 총정리


제주도 동부권 여행의 필수 코스이자 천연기념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의 타이틀을 거머쥔 제주 만장굴이 긴 침묵을 깨고 마침내 우리 곁으로 돌아옵니다. 지난 2023년 12월 29일, 입구 주변에서 발생한 갑작스러운 낙석 사고로 인해 안전을 위해 출입이 긴급 통제된 지 무려 2년 5개월 만의 재개방입니다. 그동안 제주를 찾았다가 굳게 닫힌 동굴 입구 앞에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여행자들이 많았을 텐데요.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총사업비 121억 원을 투입한 만장굴 탐방환경개선 종합정비사업을 모두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5월 30일부터 정상 운영에 돌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오랜 시간 공들여 안전성을 높이고 관람 환경을 대폭 개선한 만큼, 완전히 새로워진 만장굴의 변화된 모습과 관람 포인트를 상세히 소개해 드립니다.


제주 만장굴 시설 보강 121억 원 투입

121억 투입 만장굴 탐방환경개선 종합정비사업 / 사진=제주관광공사 권기갑 작가

121억 투입 만장굴 탐방환경개선 종합정비사업 / 사진=제주관광공사 권기갑 작가

만장굴이 오랜 기간 문을 닫아야 했던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탐방객의 안전 확보였습니다. 천연동굴의 원형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추가적인 낙석 피해를 완벽히 차단해야 했기에 국가유산청과 문화재 위원, 동굴 전문가들이 참여해 무려 11차례가 넘는 현장 기술 자문과 정밀 안전 점검을 거쳤습니다.


이번 정비사업을 통해 낙석이 발생했던 진입로 상층부 지점과 내부 위험도가 높은 구간에는 주변 자연경관과 이질감이 없도록 세심하게 디자인된 최첨단 안전시설물과 보호 차단 시설이 촘촘하게 설치되었습니다.

동굴 내부의 결빙이나 균열로 발생할 수 있는 미세한 암석 박리 현상까지 상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이제는 어린아이부터 노약자까지 누구나 낙석 걱정 없이 안심하고 대자연의 신비를 관람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완성했습니다.


전 구간 관람 덱 설치와 동선 최적화

이전 만장굴 모습 / 사진=제주관광공사 권기갑 작가

이전 만장굴 모습 / 사진=제주관광공사 권기갑 작가

과거의 만장굴은 천연 용암동굴 특성상 바닥이 매우 울퉁불퉁하고 고인 물이 많아 걷기에 다소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미끄러운 돌바닥 때문에 발목 부상을 염려하거나, 유모차와 휠체어의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해 교통약자들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은 관광지이기도 했죠.


이번 재단장의 가장 큰 물리적 변화는 관람객이 통행하는 약 1km의 전 구간에 걸쳐 친환경 관람 데크를 새롭게 깔았다는 점입니다. 발에 걸리는 돌부리나 미끄러운 구간을 전면 정비하고 평탄한 데크 길을 조성하여 도보 관람의 피로도를 획기적으로 낮췄습니다. 덕분에 동굴 깊숙이 위치한 하이라이트 구간까지 동선의 끊김 없이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으며, 관람객 간의 교행도 한결 여유로워졌습니다.


동굴 생태계를 보호하는 노력

만장굴 입구의 모습 / 사진=제주관광공사 현치훈 작가

만장굴 입구의 모습 / 사진=제주관광공사 현치훈 작가

재개관한 만장굴 내부로 들어서면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기존의 인공적이고 과하게 밝았던 조명 시스템을 전면 철거하고, 동굴 환경에 최적화된 저조도 발광다이오드조명으로 전체 교체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조명 교체는 단순히 시각적인 분위기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동굴 내부에 강한 인공조명을 지속적으로 비출 경우 이끼나 곰팡이가 이상 증식하여 동굴 벽면이 변색되는 이른바 녹색오염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원천적으로 최소화하기 위한 환경적인 조치입니다.

밝기를 한 단계 낮춘 LED 조명 덕분에 동굴 고유의 신비로운 흑갈색 암벽과 용암이 흘러내린 자국들이 자연 그대로 생생하게 살아났으며, 관람객들은 마치 자연 다큐멘터리 속 한 장면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는 듯한 깊은 몰입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거문오름

만장굴 오름 / 사진=제주관광공사 홍순병 작가

만장굴 오름 / 사진=제주관광공사 홍순병 작가

제주 만장굴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규모가 크고 보존 상태가 뛰어난 세계 12번째 길이의 용암동굴입니다. 동굴 내부에는 용암종유, 용암석순, 그리고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진 약 7.6m 높이의 거대한 용암돌주(용암기둥)가 완벽한 형태로 보존되어 있어 학술적으로도 엄청난 가치를 지닙니다.

특히 인근 해안가에서 날아온 패사(조개모래)의 영향으로 용암동굴임에도 불구하고 석회동굴에서나 볼 수 있는 독특한 탄산염 생성물들이 함께 발달해 있어 신비로움을 더합니다.


이 거대한 지하 세계는 1946년 김녕국민학교의 부종휴 교사와 꼬마 탐험대 30여 명이 횃불 하나에 의지해 최초로 발견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과 지질학적 스토리를 알고 보면, 동굴 내부의 웅장한 공간들이 단순한 돌덩이가 아닌 수십만 년의 세월을 품은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입니다. 

2년 5개월 만의 복귀인 만큼, 올여름 만장굴은 제주 동부권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핫플레이스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식 개장일인 5월 30일에 앞서 28일에는 기념 세미나와 특별 초대전이 열리고 29일에는 공식 재개방 기념식이 개최되니, 일정에 맞춰 방문하여 한층 업그레이드된 제주의 유산을 온전히 만끽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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