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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년 8월 청담동에 오픈한 바샤커피는 300ml 한 팟에 최고 48만 원을 받는 초고가 가향 커피 브랜딩으로 국내 시장에 강렬한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 TWG 창업자 타하 북딥은 모로코 궁전 커피하우스 역사를 차용해 2019년에 론칭한 신생 브랜드를 수백 년 역사를 지닌 고품격 럭셔리 브랜드로 포지셔닝했습니다.
  • 초기 화제성과 고급스러운 풀케어 서비스로 흥행을 이끌고 있지만, 단기적 경험 소비에 그칠지 지속 가능한 문화로 안착할지가 향후 핵심 관전 포인트입니다.

안녕하세요, 기업의 이모저모를 싹 다 파헤쳐서 궁금한 점만 정리해 드리는 이찌라입니다. 여러분, 커피 한 잔에 48만 원이라면 마셔보시겠습니까? 2024년 8월 1일, 일명 '커피계의 에르메스'라 불리는 바샤커피(Bacha Coffee)가 서울 청담동에 국내 1호 매장을 전격 오픈했습니다. 일반 커피도 매장 이용 시 16,000원, 테이크아웃이 11,000원으로 기존 프랜차이즈보다 훨씬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죠. 도대체 이 브랜드는 어떤 배짱으로 한국 시장에 들어왔고, 왜 사람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는 걸까요? 오늘 바샤커피의 흥미로운 브랜딩 비하인드를 읽어 드립니다.

한 잔 48만 원, 청담동에 상륙한 ‘커피계의 에르메스’

바샤커피 국내 1호점은 오픈 직후부터 평일에도 1~2시간 웨이팅이 기본일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매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메뉴는 브라질 파라이소 골드 원두로, 300ml 한 팟에 무려 48만 원이라는 상징적인 가격이 책정되어 있죠. 바샤커피의 주력 제품은 로스팅된 원두에 인공적인 향 오일을 첨가한 가향 커피(Flavored Coffee)입니다. 시그니처인 '1910 블렌딩'은 딸기 향이 들어 있고, 한국 매장에서는 초콜릿과 빵에 잘 어울리는 '밀라노 모닝'이 유독 높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국은 2022년 기준 커피 브랜드만 852개에 달하고 1인당 커피 소비량이 세계 평균의 약 2배에 육박하는 초고밀도 커피 시장입니다. 이런 격전지에 바샤커피가 단순한 음료 판매를 넘어 '프리미엄 경험'을 전면에 내세우며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습니다. 70여 종의 가향 커피와 26종의 싱글 오리진 커피 라인업을 갖추며 소비자의 수집 욕구와 호기심을 동시에 자극하고 있죠.

왜 이 럭셔리 브랜드에 주목하는가

바샤커피가 주목받는 첫 번째 이유는 티(Tea) 브랜드 TWG의 창업자 타하 북딥(Taha Bouqdib)이 새롭게 판을 짠 브랜드라는 점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TWG 로고의 1837과 바샤커피 로고의 1910을 보며 수백 년 역사를 지닌 전통 기업이라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사실 TWG는 2007년, 바샤커피는 2019년에 설립된 신생 브랜드입니다. 로고의 숫자는 브랜드 설립 연도가 아니라 역사적 스토리텔링을 위해 차용한 숫자 마케팅의 결과물입니다.


바샤 커피의 브랜드 로고와 'DAR EL BACHA'라는 글자가 적힌 그래픽 화면

모로코 마라케시의 유서 깊은 '다르 엘 바샤' 궁전에서 시작된 브랜드의 기원을 살펴봅니다.


실제로 모로코 마라케시의 다르 엘 바샤(Dar el Bacha) 궁전 내 커피하우스가 1910년에 지어졌고, 윈스턴 처칠이나 찰리 채플린 같은 명사들이 모이던 공간이었습니다. 타하 북딥은 60년간 폐쇄되어 있던 이 공간이 국립 박물관으로 재탄생할 때 내부 카페 운영을 제안받았고, 모로코의 궁전 헤리티지를 가져와 2019년 싱가포르에서 럭셔리 커피 브랜드로 리브랜딩하여 론칭했습니다. 정통성을 외부에서 빌려와 완벽한 프리미엄으로 포장해 낸 역발상 브랜딩 전략인 셈입니다.

1910년 헤리티지 마케팅과 공간 경험 설계

사실 모로코 현지인들은 커피보다 민트 차(아타이)를 주로 마시기 때문에 모로코 사람들은 정작 바샤커피를 잘 알지 못합니다. 일각에서는 모로코 헤리티지를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에 대해 허위 마케팅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죠. 하지만 17세기 오스트리아 빈의 최초 커피하우스 이름에서 모티브를 얻은 블루보틀(Blue Bottle)처럼, 신생 브랜드가 과거 역사적 모티브를 재해석해 브랜드 서사를 완성하는 것은 현대 럭셔리 마케팅의 대표적인 기법입니다.

타하 북딥 창업자는 바샤커피를 일컬어 '사치의 극장(Theater of Luxury)'이자 경험적 브랜드라고 정의합니다. 손님이 어떤 메뉴를 시키든 화려한 타일 인테리어와 고급 식기, 그리고 앉은 자리에서 서버를 불러 주문부터 계산까지 모든 케어를 받는 극진한 풀케어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모든 것이 셀프로 이루어지는 현대 프랜차이즈 카페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1910년대 모로코 궁전에 초대받은 귀빈이 되는 듯한 연극적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핵심 동력입니다.

백화점 단독 매장 전쟁과 가향 커피 시장

바샤커피의 국내 유치는 롯데백화점(정준호 대표)이 직접 싱가포르를 오가며 공을 들인 결과물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롯데그룹 내에 이미 롯데GRS의 엔제리너스가 있음에도, 백화점 내부 숍인숍 형태가 아닌 청담동 단독 플래그십 매장으로 시도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한화갤러리아가 파이브가이즈를 들여와 강남대로와 타 백화점 유통 채널에 매장을 확장하는 것처럼, 유통 대기업들이 자사 백화점 건물을 넘어 독자적인 F&B 경험 자산을 확보하려는 주도권 싸움의 연장선입니다.

바샤커피와 TWG의 뒤에는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럭셔리 미식 그룹인 V3 고메(V3 Gourmet)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안마의자 브랜드 오심(OSIM)으로 거부가 된 론 심(Ron Sim) 창업자와 사모펀드 KKR의 자본력이 합쳐지면서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죠. 바샤커피의 상륙은 한국 커피 시장에서 전통적인 아라비카 원두 중심 소비를 넘어 가향 커피와 극대화된 경험 소비라는 새로운 영역을 본격적으로 여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반짝 유행일까, 지속 가능한 ‘사치의 극장’일까

현재 싱가포르 창이공항이나 청담 매장을 보면 한국인 관광객과 소비자의 비중이 매우 높게 나타납니다. 일각에서는 '커피계의 에르메스'라는 화려한 미사여구와 SNS 인증샷 열풍에 힘입은 단기적 착시 현상일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됩니다. 초기의 높은 가격 저항감을 극복하고 소비자가 단순 일회성 방문을 넘어 지속적인 재방문 고객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가 최대 과제입니다.

결국 바샤커피의 성패는 소비자가 '48만 원짜리 원두'나 '16,000원짜리 한 팟'을 마실 때 지불하는 금액이 과도한 원가 부풀리기가 아니라 기꺼이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경험으로 인식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스토리텔링과 과감한 공간 투자로 화제를 모은 바샤커피가 한국 프리미엄 커피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험재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한때의 일탈적 유행으로 그칠지 앞으로 유심히 지켜볼 대목입니다. 바샤커피 읽어 드렸습니다.




FAQ

바샤커피 로고에 적힌 1910년은 진짜 브랜드 창립 연도인가요?

아닙니다. 바샤커피 브랜드 자체는 2019년 싱가포르에서 설립된 신생 브랜드입니다. 로고의 1910년은 브랜드 모티브가 된 모로코 마라케시의 '다르 엘 바샤' 궁전 커피하우스가 처음 지어진 연도를 차용한 역사 스토리텔링 마케팅입니다.

바샤커피의 대표 제품인 가향 커피는 일반 커피와 어떻게 다른가요?

가향 커피(Flavored Coffee)는 로스팅된 원두에 헤이즐넛, 초콜릿, 딸기 등 인공 향 오일이나 시럽을 첨가하여 만든 커피입니다. 바샤커피의 시그니처인 '1910 블렌딩'이나 '밀라노 모닝'이 대표적인 가향 커피 라인업입니다.

롯데백화점이 백화점 내부가 아닌 청담동에 단독 매장을 낸 이유는 무엇인가요?

단순 백화점 입점 매장을 넘어 브랜드 자체의 독자적인 럭셔리 공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최근 유통 대기업들은 성역 없이 플래그십 매장을 통해 차별화된 F&B 경험 자산을 선점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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