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 한가운데 다리 기둥을 세우려면 가물막이(코퍼댐)를 설치해 물을 빼내고 마른 작업 공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 내부 물을 퍼낼수록 거세지는 외측 수압과 바닥 용출수를 막기 위해 강철판 벽, 버팀보, 점토, 수중 콘크리트 뚜껑을 단계별로 적용합니다.
- 물속에 미리 붓는 두꺼운 콘크리트는 다리를 지탱하는 본 기초가 아니라, 바닥에서 솟구치는 수압을 자체 무게로 억누르는 차수막 역할을 합니다.

강 한가운데 거대한 다리 기둥을 세우려면 사람이 직접 작업할 수 있도록 물을 빼내 마른 땅을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흐르는 강물을 단순히 퍼내는 것만으로는 안전한 작업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수압과 바닥 용출수 문제를 공학적으로 해결해 주는 임시 가설 구조물이 바로 가물막이(코퍼댐, Cofferdam)입니다.
왜 물속에 마른 땅을 만드는 기술이 중요한가
물속에서는 바닥 흙을 깊게 파내거나 정밀하게 교각 기초를 쌓아 올리기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다리의 안전성을 확보하려면 단단한 지반층이 드러날 때까지 지면을 노출한 뒤 기초 콘크리트를 타설해야 합니다.
교각이 들어설 특정 구역만 강물과 완벽히 차단하고, 내부 물을 남김없이 퍼내 육지와 똑같은 작업 환경을 조성하는 기술이 필수적인 이유입니다.
가물막이(코퍼댐)의 기본 정의와 측면 차수 원리
가물막이는 물속에 기둥 자리 둘레를 따라 벽을 박아 강물의 유입을 막아내는 임시 차수벽 구조물을 뜻합니다.

교각 기초 공사를 위해 강물을 격리하고 작업 공간을 확보하는 가물막이의 기본 구조입니다.
초기에는 나무 말뚝을 촘촘히 둘러박았으나, 말뚝 틈새로 바깥물이 새어 드는 문제가 잦았습니다. 이를 보완하고자 울타리를 두 겹으로 두르고, 그 틈에 입자가 고와 물이 잘 스며들지 않는 점토나 흙을 빽빽하게 채워 넣는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현대 토목 공사에서는 나무 대신 강철판(시트파일)을 깊숙이 박아 벽체를 세웁니다. 수압이 강한 깊은 수역에서는 강철판 벽을 두 줄로 설치하고 그사이에 토사를 채워 넣어 거센 수압을 버텨내는 견고한 옹벽을 만듭니다.
흔히 오해하는 점: 물을 퍼낼수록 벽은 더 위험해진다
가물막이를 설치한 뒤 안쪽 물을 퍼내기 시작한다고 해서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물을 퍼낼수록 벽체가 안쪽으로 휘어지며 붕괴 위험은 급격히 커집니다.
물이 차 있을 때는 벽 안팎의 수압이 균형을 이루지만, 안쪽 물을 비워내면 외측 강물이 가하는 일방적인 수압만 벽을 거세게 밀어붙이기 때문입니다. 수압은 수심이 깊어질수록 급격히 증가하므로 벽체의 가장 아래쪽이 가장 취약해집니다.

안쪽 물을 퍼내 육지처럼 만들수록 바깥 강물의 압력은 강해지기 때문에 이를 견디기 위한 구조 설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러한 붕괴를 막기 위해 벽 안쪽에 굵은 띠장을 두르고, 마주 보는 벽끼리 맞받쳐 지탱하는 버팀보(스트럿)를 설치합니다. 벽이 받는 외압을 맞은편 벽으로 고르게 분산하는 구조이며, 물을 퍼내며 수위가 낮아질 때마다 아래쪽에 버팀보를 한 단씩 추가로 걸어 보강합니다.
바닥 용출수를 막는 수중 콘크리트 뚜껑의 비밀
측면 벽과 버팀보를 완벽히 갖추더라도 마지막 난관이 남습니다. 바깥 수위가 안쪽 바닥보다 훨씬 높다 보니, 강물이 강철판 밑동을 파고들어 바닥 흙을 뚫고 솟구쳐 오르는 파이핑 현상이 발생합니다. 솟구치는 물이 모래와 흙을 함께 쓸어 올리면 지반이 무너지며 벽체 전체가 침하할 수 있습니다.

수중에서 기초 작업을 안전하게 진행하려면 바닥을 단단히 덮어 누르는 두꺼운 콘크리트 뚜껑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을 빼기 전, 물이 차 있는 상태에서 바닥을 고르게 준설한 다음 수중 콘크리트를 먼저 타설합니다. 긴 관(트레미관)을 바닥까지 내려 관 끝을 타설 중인 콘크리트 속에 묻어둔 채 밑바닥부터 밀어 올려 부음으로써 강물과 희석되는 것을 막습니다.
단단히 굳은 콘크리트는 바닥 전체를 막아서는 거대한 뚜껑 역할을 합니다. 주목할 점은 이 콘크리트가 다리를 지탱하는 본 구조물이 아니라, 하부에서 치고 올라오는 수압을 억누르기 위한 차수 바닥이라는 사실입니다.
물을 모두 빼냈을 때 밑에서 밀고 올라오는 상향 수압에 콘크리트 바닥이 들리지 않도록, 퍼내는 물의 깊이에 비례하여 아파트 수 층 높이에 맞먹을 만큼 두껍고 무겁게 타설합니다. 자체 무게로 바닥 수압을 짓누르는 동시에 강철판 벽과의 마찰력을 활용해 벽 하단이 밀려드는 것까지 든든하게 잡아줍니다.
실제 현장에서의 적용과 다리 기둥 완성 과정
바닥 콘크리트가 완전히 양생되어 수압을 완벽히 통제하면 비로소 내부 물을 전부 퍼냅니다. 미세하게 스며드는 잔여수는 바닥 한쪽에 집수정을 파서 모은 뒤 펌프로 연속 배출합니다.
사방이 깊은 강물로 둘러싸여 있어도 가물막이 내부는 완벽히 건조된 마른 바닥 상태를 유지합니다. 이렇게 확보한 건조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본 교량 기둥의 철근을 배근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해 영구적인 교각을 완성합니다.
가물막이는 거대한 수압을 무작정 힘으로 버티는 구조물이 아니라, 흙의 차수성과 버팀보의 반력, 콘크리트의 자중을 유기적으로 역이용해 안전한 작업 공간을 만들어내는 토목 공학의 정수입니다.
FAQ
가물막이(코퍼댐) 바닥에 붓는 콘크리트는 다리 기초인가요?
아닙니다. 바닥에 먼저 붓는 두꺼운 수중 콘크리트는 교각 본 기초가 아니라, 내부 배수 시 바닥에서 솟구치는 상향 수압을 무게로 눌러 막기 위한 임시 차수 뚜껑입니다.
물속에 콘크리트를 부으면 물에 풀려 씻겨 나가지 않나요?
긴 트레미관을 바닥까지 내려 관 끝을 콘크리트 속에 항상 묻어둔 채 아래에서부터 밀어 올리는 방식으로 타설하므로 강물과 직접 섞이거나 풀리지 않습니다.
안쪽 물을 퍼낼 때 왜 벽체 안쪽에 버팀보를 설치해야 하나요?
내부 물을 빼내면 안팎의 수압 균형이 깨지면서 바깥 강물이 벽을 안쪽으로 강하게 밀어붙이기 때문에, 맞은편 벽끼리 맞받쳐 지탱하는 버팀보로 붕괴를 막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