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실에 얼려둔 밥 / 사진=더카뷰 |
전기밥솥에 오래 둔 밥이나 냉동해둔 밥을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겉은 마르고 속은 차가운, 어딘가 아쉬운 밥이 되기 쉽다. 물을 뿌려 데워봐도 윗부분만 질어지고 밥알의 찰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다. 그런데 밥 위에 얼음 한 개만 올려 데우면 갓 지은 밥에 가까운 식감을 되살릴 수 있다.
원리는 전자레인지의 가열 방식에 있다.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는 음식 속 수분을 진동시켜 열을 낸다. 이 과정에서 밥 표면의 수분이 먼저 증발해 밥이 퍽퍽해지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며 굳은 밥알은 수분을 잃고 전분 구조가 단단해지는데, 이를 되돌리려면 적당한 수분과 열이 동시에 필요하다.
냉동실에 얼려둔 밥 / 사진=더카뷰 |
여기서 얼음이 역할을 한다. 마이크로파는 액체 상태의 물 분자를 더 잘 흔들기 때문에, 고체인 얼음은 상대적으로 천천히 녹는다. 그래서 밥이 데워지는 동안 얼음은 서서히 녹으며 수증기를 만들어, 밥에 필요한 만큼의 수분을 공급한다. 증발하는 수분을 보충하면서도 한꺼번에 과하게 적시지 않는 셈이다.
물을 직접 붓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하다. 물은 빠르게 끓어 윗부분만 질어지고 가운데는 차갑게 남기 쉽다. 반면 얼음은 고체에서 액체로 바뀌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수분이 천천히 퍼져, 밥 전체가 고르게 데워지고 질척임 없이 찰기가 살아난다.
데우는 방법
전자레인지 냉동밥 / 사진=더카뷰 |
방법은 간단하다. 데울 밥을 그릇에 담고 가운데에 얼음 한 개를 올린다. 밥 양이 많다면 얼음을 한두 개 더 올려도 된다. 그릇에 뚜껑이나 전자레인지용 덮개를 덮으면 수증기가 갇혀 효과가 더 좋아진다. 덮개가 없다면 젖은 키친타월을 밥 위에 살짝 덮는 것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
이 상태로 평소보다 약간 길게 데운다. 얼음이 녹는 시간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다 데운 뒤에는 밥을 한 번 골고루 섞어주면 수분이 전체에 퍼져 식감이 균일해진다. 녹은 물이 그릇 바닥에 살짝 고일 수 있는데, 이는 밥을 섞으면 자연스럽게 흡수된다. 밥 양에 비해 얼음이 너무 많으면 질어질 수 있으므로 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냉동밥은 보관이 절반
ⓒ더카뷰DB(냉동밥) |
데우는 요령만큼 중요한 것이 냉동 보관 방식이다. 밥이 완전히 식은 뒤 얼리면 이미 수분이 빠진 상태라 데워도 퍽퍽하기 쉽다. 갓 지어 김이 살짝 남아 있을 때 소분해 빠르게 냉동하면 밥알 속 수분이 그대로 갇혀, 나중에 데웠을 때 식감이 훨씬 낫다.
밀폐 용기나 전용 봉투에 한 끼 분량씩 납작하게 담아 얼리면 데우는 시간도 짧아지고 고르게 익는다. 두껍게 뭉쳐 얼리면 가운데가 덜 데워지기 쉬우므로 얇게 펴는 것이 좋다. 이렇게 보관한 냉동밥에 얼음 한 개를 더하면 갓 지은 밥에 한층 가까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건강에 좋은 밥 짓는 방법 / 사진=더카뷰 |
같은 원리는 냉동밥뿐 아니라 식어버린 찐빵이나 떡을 데울 때도 응용할 수 있다. 마른 듯한 전분 음식에 얼음이나 젖은 키친타월로 수분을 더해주면 갈라지거나 딱딱해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핵심은 수분을 한꺼번에 붓는 대신 서서히 공급하는 데 있다.
특별한 도구도, 비용도 들지 않는 방법이다. 마이크로파의 가열 특성을 이해하면, 얼음 한 개만으로도 식은 밥의 식감이 달라지는 이유를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