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으로만 보던 영화나 드라마 속 풍경을 직접 찾아가 보는 일은 언제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매년 봄마다 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전주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촬영 세트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수많은 감독들이 선택한 카메라 앵글 속 골목과 연출된 공간들이 이곳에서는 누구나 쉽게 마주치는 일상의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 좋아했던 작품들의 흔적을 쫓아, 스크린 밖으로 걸어 나온 진짜 당일치기 전주 여행 코스의 이야기를 따라가 봅니다.
전주향교
전주향교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황성훈 |
▶주소 / 전주시 완산구 향교길 139 (무료)
▶ 400년 은행나무 담아 인생샷 완성
당일치기 전주 여행 코스를 짠다면 전주향교는 첫 번째 목적지로 꼽을 만한 곳입니다. 고려시대부터 이 자리를 지키며 교육의 중추 역할을 해온 이곳에는 수령 400년이 넘는 은행나무가 호위하듯 서 있어 그 자체로 압도적인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구르미 그린 달빛〉, 〈성균관 스캔들〉의 배경으로 등장하며 인생샷 명소로 이미 검증된 곳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은애하는 도적님아〉의 촬영지로 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고즈넉한 한옥의 선과 세월을 버텨낸 은행나무가 만들어내는 풍경은, 사극의 한 장면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깊은 몰입감을 자아냅니다.
경기전
경기전 / 사진=비짓전주 |
▶주소 / 전주시 완산구 태조로 44 (입장료 1,000~3,000원)
▶울창한 대나무 숲길, 사극 속 주인공의 비장미
1410년 이성계의 어진을 모시기 위해 세워진 경기전은 조선 왕조의 발상지라는 상징적인 무게를 품고 있습니다. 정유재란 당시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으나 1614년 중건되어 오늘날의 당당한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엄숙한 정전 마당부터, 드라마 〈원경〉 속 궁궐의 장엄한 분위기를 재현한 주요 무대로 스크린에 담긴 곳이기도 합니다. 담벼락을 감싼 대나무 숲길이 전해주는 청량한 초록빛은 조선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합니다.
드라마 〈연모〉의 전주사고, 〈더 킹: 영원의 군주〉의 어진박물관까지 작품 속 미학이 곳곳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전주 동물원 & 드림랜드
전주 동물원 / 사진=비짓전주 |
▶주소 / 전주시 덕진구 소리로 68 (입장료)
▶오색 빛깔 관람차 앞, 80년대 청춘 영화 포스터샷
당일치기 전주 여행 코스에서 의외의 명소로 꼽히는 곳이 바로 전주 동물원과 드림랜드입니다. 봄이면 화려한 벚꽃 터널로 변신해 나들이객의 발길을 붙잡는 이곳은, 드라마 〈백번의 추억〉의 뉴트로한 풍경과 영화 〈해치지 않아〉, 〈미스터 주: 사라진 VIP〉의 촬영지로 알려지며 독보적인 미장센의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BTS의 'Love Yourself' 시리즈 테마 영상이 촬영된 곳으로도 알려지며 전 세계 팬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장소가 됐습니다. 시간이 멈춘 듯한 오색 빛깔의 드림랜드에서 레트로한 감성을 포착하다 보면, 스크린 밖으로 튀어나온 듯한 생생한 순간을 담아낼 수 있습니다.
한벽굴
한벽굴 / 사진=비짓전주 |
▶주소 /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2 한벽당 아래 (무료)
▶터널 안 어두운 곳에서 밝은 입구 쪽을 바라보며 실루엣을 포착하는 청춘물의 정석
전주천 물길 옆에 자리한 한벽굴은 원래 일제강점기 전라선 철도가 지나던 통로였습니다. 수탈의 아픈 역사를 품은 거친 암벽 터널은 이제 싱그러운 덩굴이 내려앉으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신비로운 통로로 재탄생했습니다.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두 주인공이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던 가장 상징적인 장소로 등장한 이곳은, 터널 끝에서 쏟아지는 빛과 입구를 감싼 초록빛 덩굴이 완벽한 프레임을 만들어냅니다. 당일치기 전주 여행 코스 중 사진 한 장의 밀도가 가장 높은 곳을 꼽는다면 단연 이곳입니다.
남부시장 & 전주천
전주천 / 사진=비짓전주 |
▶주소 /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1길 19-3 남부시장 일대
▶청연루와 물길을 배경 삼아 수채화 같은 풍경의 프레임샷
조선 시대 3대 시장의 역사를 잇는 남부시장은 전주의 생동감이 가장 짙게 배어 있는 공간입니다. 드라마 〈당신의 맛〉의 배경으로 등장해 시장의 활기찬 풍경과 천변의 서정적인 정취를 안방극장에 전달했으며, 천만 영화 〈택시운전사〉에서는 삼엄했던 시대의 공기를 재현한 역사적 무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전주천은 수채화 같은 생태 공간으로서 독보적인 미학이 화면에 고스란히 담깁니다. 당일치기 전주 여행 코스의 마지막으로 남부시장 골목을 천천히 걸으며 시장 특유의 인간미 넘치는 장면을 나만의 시선으로 담아보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