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환자에게 적용되는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치료는 심장이나 폐 기능이 급격히 저하된 위급 상황에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고난도 치료다. 환자의 혈액을 체외로 순환시켜 산소를 공급한 뒤 다시 체내로 되돌려 보내는 방식으로, 치료 전 과정에서 정밀한 감시와 즉각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에크모 치료를 받는 환자는 상태가 매우 불안정한 경우가 많아 병원 간 이송 자체가 높은 위험을 동반하는 과정으로 인식돼 왔다.
특히 이송 중 혈압 저하, 산소포화도 감소, 심박수 이상 등의 급격한 생리적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으나, 실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병원 간 이송의 안전성을 체계적으로 검증한 연구는 제한적이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중증환자 전문이송팀이 수행한 에크모 환자 이송의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노영선·김기홍 교수 연구팀은 2016년 1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서울중증환자공공이송센터(SMICU)를 통해 병원 간 이송이 이뤄진 에크모 환자 151명을 대상으로 이송 전후 생리적 상태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은 10세 이상 환자로, 심정지나 급성호흡곤란증후군 등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상태에서 에크모 치료를 받고 있던 환자들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전체 환자의 약 60%는 심장과 폐 기능을 동시에 보조해야 할 정도로 위중한 상태였으며, 37.1%는 에크모 적용 이전에 이미 심정지를 경험한 이력이 있었다. 출발 병원에서 도착 병원까지의 이송 시간 중앙값은 25분으로,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고도의 집중 치료와 감시가 이뤄지는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병원 간 이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위험 요소로 저혈압(평균동맥압 65mmHg 미만), 저산소증(산소포화도 90% 미만), 빈맥(심박수 120회/분 초과), 서맥(심박수 50회/분 미만)을 설정하고, 이송 전후 발생 빈도와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이송 전후 평균동맥압과 산소포화도, 심박수 등 주요 생리적 지표에서 전반적인 악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저혈압과 저산소증 발생률은 이송 전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오히려 빈맥 발생률은 이송 시작 시 19.2%에서 이송 종료 시 11.9%로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송 과정에서 환자 상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됐을 뿐 아니라, 일부 지표에서는 개선 효과도 확인된 결과다.
[표] 병원 간 이송 전후 에크모 환자의 주요 생리적 지표 변화 |
또한 이송 과정 중 에크모 장비의 예기치 않은 전원 차단은 전체 사례의 약 8.9%에서 발생했지만, 중증환자 전문이송팀의 즉각적인 대응으로 모든 사례에서 환자의 임상적 악화 없이 안전하게 이송이 완료됐다. 이송 도중 사망하거나, 도착 후 에크모를 새로 삽입해야 했던 사례는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 분석된 이송은 서울시가 지원하고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서울중증환자공공이송센터(SMICU)를 통해 이뤄졌다. SMICU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과 간호사 또는 1급 응급구조사 2명으로 구성된 중증환자 전문이송팀이 24시간 운영되는 공공 이송 체계다. 특수구급차에는 중환자 치료에 필요한 감시장비와 응급 처치 장비가 탑재돼 있으며, 표준화된 이송 프로토콜을 통해 병원 간 이동 중에도 지속적인 환자 감시와 처치가 가능하도록 운영되고 있다.
노영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증환자 전문이송팀이 수행한 에크모 환자 병원 간 이송에서 환자의 생리적 상태를 이송 전후로 분석해, 이송 과정의 안전성을 실제 임상 자료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에크모 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를 보다 적절한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결과는 향후 에크모 치료의 지역화와 중증환자 공공 이송체계 정착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Prehospital Emergency Care(병원전 단계 응급의료)’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사진1] 서울중증환자공공이송센터(SMICU) 특수구급차_최종 |
[사진2] SMICU 특수구급차에 탑재된 에크모(ECMO) 이송 장비 |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노영선, 김기홍 교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