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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많은 창업자와 마케터들이 자신의 편의를 위해 복붙 형태의 벌크 이메일을 보내지만, 수신자는 이러한 게으름을 단번에 알아차리고 무시합니다.
  • 성공적인 콜드 리치는 이메일 발송량이 아니라, 타겟을 깊이 분석하고 상대방이 거절하기 어려운 명분을 제공하는 '초개인화된 정성'에서 나옵니다.
  • 자동화 툴이 발달할수록 역설적으로 상대방의 수고로움을 덜어주는 치밀한 접근이 투자 유치와 영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데모데이 김범수입니다. 제 채널 구독자가 늘어나면서 심심치 않게 협업이나 광고 제안이 들어옵니다. 그런데 이런 이메일을 볼 때마다 제가 공통적으로 발견하는 아주 아쉬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을 '게으르게'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게으름은 하루에 3시간 일하느냐 10시간 일하느냐의 물리적인 시간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인지적 수고로움을 기꺼이 감수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입니다.

벌크 이메일의 함정: 상대방은 당신의 게으름을 알고 있습니다

요즘 제게 오는 제안 메일의 상당수는 "데모데이 SV님"으로 시작합니다. 마케팅 에이전시를 쓰든 주니어 직원이 돌리든, 수백 개의 채널에 무작위로 뿌리는 흔한 벌크(Bulk) 이메일입니다. 제 영상은 시작할 때마다 제 이름과 소속이 명확히 나옵니다. 채널을 조금만 살펴봐도 1인 채널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죠. 그런데도 제 이름조차 파악하지 않고 "당신의 콘텐츠가 마음에 들어서 연락했다"고 말합니다.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2만 명 달성을 축하하는 커뮤니티 게시물 화면

채널이 성장하면서 협업 제안이 늘었지만, 정작 제안의 내용은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이게 왜 그러냐 하면은, 보내는 사람 입장에서는 한 번에 수백 통을 보내는 것이 효율적이고 자신이 '편한'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나를 위해 단 1분의 시간도 쓰지 않은 사람의 제안에 제가 시간을 내어 회신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당연히 이런 메일은 읽자마자 휴지통으로 갑니다. 상대방은 당신이 얼마나 게으르게 접근했는지 단번에 알아차립니다.

타율을 높이는 콜드 리치(Cold Reach)의 본질

스타트업 창업자분들이 투자자나 잠재 고객에게 콜드 리치를 할 때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많은 분들이 '수십, 수백 곳에 연락을 돌렸다'며 스스로 열심히 일했다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똑같은 내용의 복붙 이메일을 100개 보내서 1개의 회신을 받는 것보다, 타겟을 좁히고 정성을 들여 30개를 보낸 뒤 3개의 회신을 받는 것이 훨씬 압도적인 성과입니다.

결국 일을 잘한다는 것은 내 시간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나를 거절하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를 짜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깊이 조사하고 고민하는 그 수고로움을 회피하는 것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진짜 게으름입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는 접근은 절대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없습니다.

내가 편한 방식이 아닌, 상대가 거절하기 어려운 방식을 찾는 허슬

제가 예전 창업했을 때의 경험을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마케팅 비용의 한계를 느끼고 SEO(검색엔진 최적화)와 링크 빌딩(Link Building)에 집중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전 직원이 오후에 두 시간씩 시간을 내어 타겟 웹사이트에 링크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돌렸습니다.


초록색 인조 식물 벽을 배경으로 흰색 소파에 앉아 이야기하는 중년 남성

상대방의 입장에서 고민하는 인지적 수고로움이 비즈니스 성과를 결정합니다.


이때 저는 효율을 핑계로 동일한 포맷의 메일을 양산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리스트를 트래픽 순으로 정렬한 뒤, 가장 중요한 대형 웹사이트부터 하나하나 공략했습니다. 한 사이트당 15분에서 20분씩 꼼꼼히 살펴봤습니다. '이 사이트 운영자는 누구일까?', '어떤 사람들이 댓글을 달까?'를 분석한 뒤, "당신 웹사이트의 이 특정 부분에 우리 링크가 들어가면, 사용자 경험도 해치지 않으면서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지극히 구체적이고 개인화된 제안을 보냈습니다.

이메일 하나를 쓰는데 30분이 걸렸지만, 결과는 어땠을까요? 트래픽이 우리보다 10배, 20배 큰 이른바 '대어'급 사이트들이 제 요청을 수락했습니다. 상대방의 작업물을 깊이 이해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거절하기 힘든 명분을 만들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진짜 허슬(Hustle)입니다.

실행력의 차이: 월스트리트를 뚫어낸 AI 스타트업의 수완

얼마 전 마루 SF(MARU SF)에서 멘토링을 진행하며 만난 초기 AI 스타트업 대표님의 사례도 이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이 회사는 미국의 보수적인 월스트리트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를 팔고 있었는데, 어떻게 그 콧대 높은 고객들을 뚫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초록색 인조 잔디 벽을 배경으로 흰색 소파에 앉아 이야기하는 중년 남성

상대방을 깊이 조사하지 않고 보내는 무분별한 벌크 이메일은 성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그 대표님의 대답은 명쾌했습니다. 접촉할 사람과 회사를 엄청나게 파고들어 조사한 뒤, 완전히 처음부터 새롭게 작성한 '초개인화된(Hyper-personalized)' 이메일을 보낸다는 것이었습니다. 대충 본문은 남겨두고 이름만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 사람이 내 제안을 거절하지 못할까'를 치열하게 고민하여 콜드 메일을 쓴 결과, 놀라울 정도로 높은 회신율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인맥이 많냐 적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렇게 바닥부터 파고드는 지적 정직성과 역량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입니다.

툴이 발전할수록 '진짜 정성'의 가치는 올라갑니다

물론 최근에는 AI나 자동화 툴이 발달해서 수천 개의 타겟 리스트를 순식간에 뽑아내고 메일 발송을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툴이 발달할수록 역설적으로 '진짜 정성'이 담긴 접근의 가치는 더욱 높아집니다. 모두가 편한 길을 택할 때, 기꺼이 발품과 손품을 파는 사람만이 눈에 띄기 마련입니다.


초록색 인조 잔디 벽을 배경으로 흰색 소파에 앉아 이야기하는 중년 남성

상대방의 입장에서 충분히 고민하고 정성을 들인 제안만이 마음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투자자에게 스타트업 소개를 부탁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항상 회사의 핵심을 요약한 블러브(Blurb)나 덱(Deck)을 완벽하게 준비해서 보내라고 강조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중간에서 소개를 해주는 사람의 일을 얼마나 '쉽게' 만들어 주느냐가 결국 그 소개의 성사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편한 방식으로 대충 던져놓고 상대가 알아서 이해해주길 바라는 것은 매우 이기적인 태도입니다. 상대방은 여러분의 게으름을 절대 모를 리 없습니다. 여러분이 진짜 일 잘하는 창업자가 되려면, 반드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들이 쉽게 거절하지 못하도록 치밀하게 준비하는 연습을 하셔야 합니다.


FAQ

투자자나 고객에게 콜드 메일을 보낼 때 가장 흔히 하는 실수는 무엇인가요?

수신자에 대한 사전 조사 없이, 본인의 편의를 위해 동일한 내용의 메일을 수십, 수백 곳에 일괄적으로 뿌리는 '벌크 이메일' 방식입니다. 상대방은 자신을 위해 시간을 쓰지 않은 메일을 단번에 알아차리고 무시합니다.

콜드 리치(Cold Reach)의 회신율을 높이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요?

발송량을 줄이더라도 타겟을 좁혀야 합니다. 상대방의 웹사이트나 작업물을 15~20분 이상 꼼꼼히 분석한 뒤, 상대방의 입장에서 거절하기 힘든 구체적이고 개인화된 윈윈(Win-win) 제안을 작성해야 합니다.

지인에게 다른 투자자나 고객사 소개를 부탁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요?

중간에서 소개를 해주는 사람이 부가적인 수고를 하지 않도록, 회사의 핵심이 잘 요약된 블러브(Blurb)나 피치 덱(Deck)을 완벽하게 준비하여 전달해야 합니다. 소개자의 일을 쉽게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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