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파업권 확보…노란봉투법·로봇 반대 강경 대응할까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로부터 노동쟁의 조정 중지 결정을 받으면서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 앞서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도 압도적인 찬성 의견이 확인된 만큼,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파업 가능성이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떠오르고 있다.


중노위는 지난 25일 현대차 노조가 제기한 노동쟁의 조정 신청에 대해 조정 중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법적으로 쟁의행위를 진행할 수 있는 요건을 모두 충족하게 됐다. 노사는 지난 5월 6일 울산공장에서 임금 및 단체협약 상견례를 가진 이후 지금까지 11차례 교섭을 이어왔지만 주요 쟁점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노조는 이달 12일 교섭 결렬을 공식 선언한 뒤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이어 24일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전체 조합원 3만9668명 가운데 재적인원 기준 86.65%, 투표자 기준 92.03%가 찬성표를 던지며 파업 추진에 힘을 실었다.


중노위는 19일과 25일 두 차례 조정회의를 열어 노사 간 이견을 좁히기 위한 중재에 나섰지만 합의 도출에는 실패했다. 입장 차이가 워낙 커 별도의 조정안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조정 절차를 종료했다. 다만 노사 모두에게 자율교섭을 이어갈 것을 권고했으며, 필요할 경우 추가 조정에도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함께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30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꾸리고 향후 교섭 전략과 파업 일정, 투쟁 수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파업권 확보가 즉각적인 쟁의행위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협상 과정에서 노조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협상 카드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실제 파업이 결정될 경우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파업에 들어가게 된다.


올해 임단협은 임금 인상 수준을 넘어 미래차 시대의 고용 안정과 임금체계 개편까지 논의 범위가 확대됐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 상여금 800% 인상, 정년 연장, 신규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완전 월급제 도입과 노동시간 단축, AI 및 자동화 확산에 따른 고용·노동조건 보장도 핵심 요구사항에 포함됐다.


올해 교섭의 핵심 변수 가운데 하나는 AI와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이다. 현대차가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비롯한 자동화 기술 적용을 확대하는 가운데, 노조는 생산라인 자동화가 근로시간 감소와 임금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급 중심 임금체계를 완전 월급제로 전환해 미래차 전환 과정에서도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성장 둔화와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 미래 모빌리티 분야 투자 확대 등 복합적인 경영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와 수익성 관리가 동시에 필요한 상황에서 노조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파업권을 확보한 노조와 미래 투자 부담을 안고 있는 회사 측의 협상이 본격적인 힘겨루기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올해 임단협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향후 현대차가 제시할 첫 일괄 제시안과 이후 교섭 결과가 실제 파업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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