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매미성 / 한국관광공사-장재윤 |
2003년 태풍 매미가 거제도를 강타했을 때, 대금리에 살던 백순삼 씨는 텃밭 전체를 잃었다. 이후 혼자 바닷가 절벽에 돌을 쌓기 시작했다. 설계도도 없고, 건축 교육을 받은 적도 없었다. 그렇게 20년 가까이 반복한 결과가 지금의 매미성이다.
거가대교를 지나 장목면 복항마을로 들어서면 해안 절벽 위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풍경이 나타난다. 네모반듯한 돌을 켜켜이 쌓아 올린 성벽이 남해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고, 총안과 망루, 계단이 이어지는 형태가 유럽 중세 성곽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5월 중후반은 매미성이 가장 싱그러운 시기다. 성벽 너머와 마을 뒷산 일대가 짙은 신록으로 가득 차고, 회색 돌벽과 짙은 초록 신록, 한려수도 코발트빛 바다가 한 화면에 담기는 구도가 이 시기 매미성만의 색채 구도다. 성벽 위 망루에 오르면 멀리 거가대교와 이수도, 그 너머 부산 방향 바다까지 탁 트인 조망이 펼쳐진다.
설계도 없이 혼자 쌓은 성
거제 매미성 / 한국관광공사-장재윤 |
거제 매미성 / 한국관광공사-장재윤 |
설계도 한 장 없이 이걸 만들었다고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 처음 찾은 여행객에게서 반복해서 나온다. 성벽 위에서 바라보는 남해와 거가대교 풍경, 그리고 그걸 혼자 쌓았다는 사연이 합쳐지니 그냥 가만히 서 있게 되더라는 표현이 이 장소의 감동을 가장 잘 담아낸다.
마을 입구에는 동백꽃 군락이 자생해 겨울에는 붉은 꽃이, 봄과 여름에는 짙은 초록 잎이 성벽 입구를 장식한다.
거제의 숨은 포토스팟, 주민이 직접 쌓아 올린 성이라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고 바다와 함께 사진 찍기 좋다는 후기가 이어진다. 매미성은 대금리 해안 절벽 지형을 활용해 성벽이 자연 암반 위에 직접 쌓인 구조로, 인공 건축물이면서도 지형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외관이 특징이다.
거제 매미성 / 한국관광공사-장재윤 |
거제 매미성 / 한국관광공사-장재윤 |
성벽 높이가 낮은 구간에서는 성벽 위에 올라 바다를 배경으로 서는 인생샷을 찍을 수 있고, 성 안쪽 마당과 계단 구간도 각각 다른 포토스팟이 된다. 성벽 옆 몽돌 해변은 거친 파도에 씻긴 자갈이 가득해 해수욕보다 소리와 풍경을 즐기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노을 질 무렵 방문하면 특히 낭만적이라는 반응이 많다.
2010년대부터 SNS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고, 한국관광공사가 공식 관광지로 홍보하며 전국 명소가 됐다. 2023년 기준 연간 방문객 60만 명을 넘어섰으며, 해외 여행 사이트에도 한국 대표 관광지로 소개될 만큼 외국인 여행객의 방문도 늘고 있다.
일몰 후 황금빛 야경
거제 매미성 / 한국관광공사-장재윤 |
2025년 설치된 야간 경관조명 덕분에 해가 지면 성벽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드는 야경이 펼쳐지며,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성벽 축조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방문할 때마다 조금씩 달라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반응도 이어진다.
입장료와 주차 모두 무료이며 연중무휴 상시 개방된다. 반려동물도 전 구역 동반 입장이 가능하다. 성벽 위 등반 시 안전에 주의가 필요하며 쓰레기 투기는 건축주가 특별히 당부하고 있다. 문의는 거제시청 문화관광과(055-639-3000)로 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