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의림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1,500년 동안 단 한 번도 기능을 멈추지 않은 저수지가 있다. 충청북도 제천시 모산동에 자리한 의림지는 삼한시대 축조설이 전해지는 국내 고대 저수지 중 하나로, 김제 벽골제·밀양 수산제와 함께 우리나라 3대 고대 저수지로 꼽힌다. 현재도 농지에 관개용수를 공급하는 살아 있는 역사 유산이자, 2006년 명승 제20호로 지정된 공간이다.
제천 시내에서 10분 거리인데 이렇게 고요한 풍경이 펼쳐진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 대표적이다. 호반 둘레 1.8km 산책로 제림을 따라 걸으면 평균 수령 300년 이상의 노송 270여 그루가 하늘을 가리며 이어지는 구간이 등장한다.
5월 중순은 신록이 가장 짙어지는 시기로, 초록빛이 수면 위에 반사되며 호수 전체가 연두와 초록이 뒤섞인 색감으로 물드는 풍경이 완성된다. 버드나무·전나무·은행나무·벚나무가 함께 어우러진 숲길 아래로 호숫가 바람이 불어오며 피톤치드 향기와 물 내음이 섞인다.
제천 의림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제천 의림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1807년 세워진 영호정과 1948년 건립된 경호루, 우륵정까지 호수 곳곳에 정자가 자리해 신록 사이로 전통 건축의 선이 드러나는 봄 풍경을 완성한다.
호수 북쪽 절벽에는 2020년 개방된 용추폭포 유리전망대가 자리해 있다. 30m 높이 폭포 위에 설치된 투명 유리 구간에 발을 올리는 순간 발밑으로 폭포가 쏟아지는 스릴을 경험할 수 있다.
수면 위로 드리워진 수백 년 묵은 노송의 그늘, 호숫가에 조용히 앉은 정자, 그리고 잔잔하게 출렁이는 물결 위로 5월의 신록이 그대로 반영되는 풍경이 이 공간의 봄 얼굴이다.
노송 숲과 천년 저수지
제천 의림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충청도를 호서(湖西)라 부르게 된 것도 이 호수의 서쪽이라는 뜻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전해진다. 조선 시대 선비 김창협·김창흡 등이 이 풍경을 시로 남겼고, 이방운·권신응 등이 그림으로 남길 만큼 문인들이 즐겨 찾던 명소였다.
현재의 이름 의림지는 조선 순조 7년(1807년) 제방을 대대적으로 보강한 제천 현감 박의림의 성씨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있다.
제천 의림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산책로를 걸으면 나무 그늘 아래 의자도 많아 앉아 호수를 바라보며 사색하기 딱 좋다는 반응이 대표적이다. 입장료도 주차비도 없이 연중 열려 있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는 점이 꾸준히 호평을 받는다.
제천시는 2017년부터 후계목 육성 사업을 진행해 880그루의 소나무 후계목을 키우며 제림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있다. 계절마다 다른 색감의 호수를 보기 위해 제천을 다시 찾게 된다는 재방문 여행객의 후기가 꾸준하다.
미디어파사드 야경
제천 의림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해가 지면 의림지는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하절기 기준 오후 8시부터 하루 3회 운영되는 미디어파사드가 인공폭포와 노송을 배경으로 빛과 영상을 펼친다. 낮 산책과 밤 야경을 모두 즐기려면 하루가 빠듯하다는 반응도 이어진다.
입장료와 주차 모두 무료이며 24시간 상시 개방된다. 미디어파사드는 하절기(5~8월) 오후 8시·8시 30분·9시 하루 3회 무료 운영된다. 오리배 체험, 의림지역사박물관(유료), 무장애 데크길도 갖추고 있다. 문의는 제천시 관광안내소(043-641-6731)로 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