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에 멈춘 목조 폐역입니다" 국내 가장 오래된 목조 폐역이지만 SNS에서 인기인 봄 여행지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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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역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사매면에 자리한 구 서도역은 1932년 준공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폐역이다. 2002년 전라선 철도 이설로 새 서도역이 생기자 사라질 위기에 처했으나, 마을 주민들과 남원시가 힘을 모아 역사와 부지를 매입해 영상 촬영장으로 재탄생시켰다.

1930년대 모습 그대로 복원된 목조 역사 건물 앞으로 아무도 타지 않는 철길이 뻗어 있고, 그 철길을 따라 핑크빛 꽃잔디가 펼쳐진다. 5월이 되면 철길 옆 거대한 고목을 감고 올라간 등나무가 보랏빛 꽃이삭을 늘어뜨리며 터널을 이루기 시작한다. 꽃잔디는 4월 말부터 서서히 피어오르며 5월 초 핑크빛 절정을 이루고, 등나무꽃은 5월 초순 만개해 1~2주가량 터널을 유지한다.

분홍 꽃잔디, 보라 등나무, 초록 메타세쿼이아, 낡은 철길이 한 화면에 담기는 이 구도는 조용한 시골 폐역에서만 나올 수 있는 장면이다. 이 공간만의 독특한 점은 등나무가 인공 구조물이 아닌 오래된 고목을 타고 자생적으로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철길을 따라 이어지는 메타세쿼이아도 봄 신록이 한창인 시기라 연둣빛 잎이 갓 돋아나 싱그러운 계절감을 더한다.

번잡하지 않은 시골 마을에 오붓하게 안긴 분위기, 역을 둘러싼 논밭과 나지막한 가옥들, 낡은 자전거 하나까지 모든 요소가 레트로 감성을 완성한다. 화려한 꽃 명소와 달리 조용히 걷고, 멈추고, 사진 찍는 데 딱 알맞은 공간이다.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진 혼불의 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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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역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역사 내부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 당시 세트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어, 방문객들이 고동매가 고애신을 기다리던 그 장면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전국 단위 여행객이 모이기 시작했으며, 남원의 숨은 보석 10선에도 선정됐다.

최명희 작가의 대하소설 〈혼불〉은 일제강점기 말 남원 양반가 종부 3대와 하층민들의 애환을 그린 작품으로, 소설 도입부의 주요 무대가 바로 이 서도역 일대다. 소설 팬들과 레트로 감성을 즐기는 여행객 모두가 즐겨 찾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1900년대 초에 멈춘 듯한 풍경이라는 표현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레트로 취향 여행자 사이에서 성지 같은 곳이라는 반응과 함께, SNS에서 #구서도역을 작정하고 찾아오는 젊은 여행객도 많다. 꽃잔디와 등나무꽃이 한자리에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는 반응이 많고, 작고 조용한 곳인데 오히려 그래서 더 좋다는 반응도 이어진다.

번잡한 봄꽃 명소에 지친 여행자에게 차분한 대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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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역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번잡한 봄꽃 명소에 지친 여행객에게 차분한 대안이 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규모가 크지 않아 30분~1시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으며, 인근 광한루원·춘향테마파크와 묶어 남원 반나절 코스로 구성하기 좋다. 남원 시내에서 차로 10분 내외 거리라 이동 부담도 적다. 꽃이 피는 시기가 짧은 만큼 방문 전 개화 현황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소형차 기준 약 10대 규모의 무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주차 공간이 협소한 편이므로 이른 시간 방문이 유리하다. 문의는 063-634-8064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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