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 |
[투어코리아=유경훈 기자] 수원은 낮과 밤의 표정이 모두 다른 도시다. 낮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을 따라 성곽길을 걷고, 호수와 수목원, 수변공원에서 봄의 여유를 누릴 수 있다. 해가 지면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화성행궁에 불이 켜지고, 달빛과 조명, 공연이 어우러진 야간 콘텐츠가 여행의 하이라이트를 만든다.
화성행궁의 밤을 여는 ‘달빛화담, 花談’
올봄 수원 여행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코스는 화성행궁 야간개장 ‘달빛화담, 花談’이다. 이달 1일 시작된 이번 야간개장은 11월 1일까지 이어지며, 매주 금·토·일요일에는 저녁 9시 30분까지 화성행궁을 관람할 수 있다.
화성행궁 야간개장 ‘달빛화담, 花談’은 정조대왕의 효심과 애민 정신을 바탕으로 공간마다 이야기를 입히고, 빛과 기술, 공연을 더한 몰입형 야간 콘텐츠다. 관람객은 행궁 안을 거닐며 곳곳에 숨겨진 정조의 이야기와 수원의 밤 풍경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수원시 화성행궁 야간개장 개막공연 /사진-수원시 |
화성행궁은 이번 야간개장을 위해 ‘환영의 빛’, ‘몰입의 빛’, ‘놀이마당’, ‘사색의 공간’ 등 4개의 테마 공간으로 꾸며졌다. 각 공간에는 3차원(3D) 홀로그램과 레이저 연출, 나비 드론, 달빛 윤무 사진관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요소가 배치됐다. 고궁의 고즈넉한 분위기에 첨단 연출이 더해지며, 행궁은 밤마다 새로운 감성의 야외 전시장으로 변신한다.
지난 2일 열린 개막 공연도 화성행궁의 봄밤을 화려하게 열었다. 수원시립합창단을 비롯해 국악인 남상일, 퓨전 국악 밴드 ‘프로젝트 락’이 축하공연을 펼치며 전통의 깊이와 현대적 감각을 함께 선보였다. 국악과 합창, 퓨전 사운드가 어우러진 무대는 화성행궁 야간개장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장면이 됐다.
개막공연에 함께한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야간개장한 화성행궁에서 아름다운 빛의 향연을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며 “화성행궁에서 다양한 볼거리를 즐기며 봄밤의 추억을 쌓길 바란다”고 말했다.
5월부터 8월까지는 유여택에서 무예24기 야간 특별공연도 처음으로 선보인다. 낮 시간대 수원 화성의 대표 콘텐츠로 익숙했던 무예24기가 밤의 행궁을 배경으로 펼쳐지면서, 관람객들에게 한층 역동적인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빛의 연출과 무예 공연이 결합된 장면은 수원 야간관광의 새로운 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성곽 따라 봄을 걷는 장안공원
수원화성 방화수류정이 보이는 용연에서 피크닉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사진-수원시 |
수원 여행의 낮 코스는 장안공원에서 시작해도 좋다. 장안공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을 감싸 안은 도심 속 녹지 공간으로, 장안문에서 화서문까지 성벽을 따라 이어진다. 1978년에 조성된 이곳은 오래된 나무와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들이 어우러져 수원 화성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만든다.
공원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성벽의 곡선과 푸른 녹지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수원 화성 관광열차 ‘어차’가 오가는 길목에서는 여행의 활기도 느낄 수 있다. 보물 서북공심돈과 화서문 등 역사적 건축물도 가까이 있어, 가벼운 산책만으로도 문화유산 탐방의 재미를 누릴 수 있다.
장안공원은 수원 여행의 속도를 조절해주는 공간이다. 화성행궁 야간개장을 보기 전, 낮 시간에 성곽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수원의 역사적 분위기를 먼저 느끼기에 알맞다.
노을까지 기다리고 싶은 서호공원
고요한 수변 산책을 원한다면 서호공원이 제격이다. 서호공원은 조선 정조 시기 농경지 관개를 위해 조성된 서호저수지를 중심으로 펼쳐진 공간이다. 저수지에는 축만제가 자리하고, 둘레길은 수원 팔색길과 연결돼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기 좋다.
서호공원 일대는 다양한 철새와 수목이 어우러져 사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향토유적 제1호 항미정은 호수의 운치를 더하는 포인트다. 특히 붉게 물드는 서호의 낙조는 수원팔경 중 하나로 꼽힌다. 해 질 무렵 제방 위에서 바라보는 호수 풍경은 수원 여행의 감성적인 장면으로 오래 남는다.
화성행궁 야간개장을 계획하고 있다면, 늦은 오후 서호공원에서 노을을 감상한 뒤 행궁으로 이동하는 코스도 좋다. 물빛과 노을, 달빛 행궁이 이어지며 수원의 낮과 밤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준다.
도심 속 식물 여행, 일월수목원
수원 ‘일월수목원. /사진-경기관광공사 |
수원시 장안구에 자리한 일월수목원은 도심에서 생태를 깊이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2023년 5월 문을 연 이곳은 2천여 종이 넘는 식물을 보전하고 전시하는 생태 랜드마크로 주목받고 있다.
수목원 안에는 다산정원, 숲정원, 전시온실 등 16종의 정원이 조성돼 있다. 방문객은 정원을 따라 걸으며 계절마다 달라지는 식물의 색과 향, 생육의 변화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단순히 예쁜 꽃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식물 종 보전과 학술 연구, 교육과 치유 프로그램까지 연결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월수목원은 가족 나들이는 물론 혼자 조용히 걷기에도 좋은 코스다. 화성행궁과 장안공원이 수원의 역사적 얼굴이라면, 일월수목원은 수원이 품은 생태적 감각을 보여주는 장소다.
일월수목원 /사진-수원시 |
물길 따라 걷고 카페거리까지, 신동수변공원
조금 더 활기 있는 산책을 원한다면 영통구의 신동수변공원으로 향해보자. 원천천을 따라 조성된 신동수변공원은 푸른 물길과 산책로, 정원, 광장이 어우러진 수변 휴식처다. 좁은 시냇물 옆으로 정비된 산책로가 이어져 가볍게 걷기 좋다.
공원에는 수국정원과 시원한 바닥분수가 있는 광장, 왕벚꽃나무길, 저류지 생태연못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있다.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과 물길이 어우러져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고, 잘 정비된 자전거 도로는 시민들의 일상 여가 공간으로도 사랑받는다.
신동수변공원의 또 다른 매력은 신동카페거리와 연결된다는 점이다. 산책 후 카페에 들러 쉬어가거나, 여행의 중간에 커피 한 잔으로 여유를 더하기 좋다. 자연과 도시적 감성이 함께 있는 수원형 수변 코스다.
신동수변공원에 수국정원이 조성된 모습. |
실내에서 만나는 역사와 문화, 수원광교박물관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 여행지를 찾는다면 수원광교박물관이 좋은 선택이다.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수원광교박물관은 광교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발굴된 유물을 비롯해 다양한 주제의 전시물을 선보이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이곳에서는 독도 관련 자료, 근대 역사와 풍속, 올림픽 상징물에 이르는 스포츠 자료까지 폭넓은 컬렉션을 만날 수 있다. 전시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체험과 문화 행사,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알맞다.
수원광교박물관은 수원의 과거와 현재를 실내에서 차분히 들여다보는 코스다. 낮에는 박물관에서 역사와 문화를 보고, 밤에는 화성행궁의 달빛 콘텐츠를 즐기면 수원 여행의 결이 더욱 풍성해진다.
광교호수공원 신대호수에 조성된 철쭉동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