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마쓰야마 ...크루즈로 떠나는 두 도시 감성 항해①....히로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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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츠루 타워 전망대에서 원폭돔과 공원  전경을 바라보는 여행자 / 사진-투어코리아

[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이스턴 크루즈 타고 떠난 일본 히로시마·마쓰야마 여행. 한 번으로 두 곳을 여행할 수 있어 배로 즐겁다. 배로 이동하는 내내 펼쳐지는 다채로운 공연에 수평선 위의 낭만까지 더해져 ‘크루즈여행’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다크투어리즘이 남긴 가장 깊은 풍경 ‘히로시마’

머무는 내내 많은 생각이 맴도는 도시 ‘히로시마’.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의 세계적인 여행지로,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기억과 성찰의 도시다.

화려한 랜드마크 대신, 인류가 절대 잊어서는 안 될 역사를 품은 곳. 무너지지 않은 건물, 침묵 속에 놓인 기념비, 그리고 여전히 타오르는 평화의 불꽃. 히로시마는 비극의 흔적을 지우지 않은 채, 그 기억 위에 평화를 쌓아 올렸다. 그래서 이곳에서 마주하는 건축물은 과거의 증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아픈역사를 품고 있기에 오늘의 평화로운 풍경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 곳. 히로시마를 뚜벅뚜벅 걸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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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터진 8시15분을 기념하는 조형물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사진-투어코리아

# ‘원폭 돔 & 평화기념공원’...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8시 15분

히로시마 여행의 시작은 언제나 한 건물에서 출발한다. 무너지지 않고 남아 있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원폭 돔(A-Bomb Dome)’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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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돔/ 사진-투어코리아

199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원폭돔’은 철골이 드러난 채 원폭이 터진 그 시간에서 멈춰 있다. 1945년 8월 6일, 폭심지에서 약 160m 거리에서 기적처럼 형태를 유지한 이 건물은 핵무기의 파괴력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며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될 역사를 증언하기 위해, 일부러 그대로 남겨뒀다.

원폭 돔을 지나 남쪽으로 이어지는 평화기념공원은 잊지 말고 기억하자는 평화의 염원이 담긴 공간이다. 평화기념공원의 대표 스폿은 히로시마 평화기념 자료관, ‘원폭 희생자 위령비’와 ‘평화의 불꽃’, 국립 원폭 사망자 추도 평화기념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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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 희생자 위령비’는 아치 너머로 ‘평화의 불꽃’과 원폭 돔이 정확히 일직선으로 놓여 있다/사진-투어코리아

공원 가운데 있는 ‘원폭 희생자 위령비’는 아치 너머로 ‘평화의 불꽃’과 원폭 돔이 정확히 일직선으로 놓여 있다. 추모하며 불꽃, 원폭돔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것. 특히 평화의 불꽃은 “지구상에서 핵무기가 사라지는 날까지 타오른다”는 의미를 지니며, 1964년부터 한 번도 꺼지지 않았다고.

그 옆, 수천 마리의 종이학으로 둘러싸인 어린이 평화기념비도 있다. 줄을 당겨 종을 치면 평화의 염원이 울려 퍼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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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평화기념비 /사진-투어코리아

피폭자들의 유품과 사진, 당시의 기록물들을 전시한 ‘히로시마 평화기념 자료관(Peace Memorial Museum)’, 희생자들의 이름과 기록, 그리고 그날의 증언들이 기록된 ‘국립 원폭 사망자 추도 평화기념관’도 놓치지 말자. 추도 평화기념관 입구에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원폭 투하 시간’인 ‘8시 15분’을 상징하는 시곗바늘 조형물도 놓여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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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 15분’을 상징하는 시곗바늘 조형물을 보고 있는 여행객/사진-투어코리아

이 곳은 ‘원폭 투하’라는 비극이 멈춘 장소가 아니라, 평화가 시작되는 장소다. 이는 조용하고 한적한 히로시마로 계속 여행자를 끌어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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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원폭 사망자 추도 평화기념관’ 전시 관람중인 여행객/사진-투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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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들의 이름과 기록, 그리고 그날의 증언들이 기록된 ‘국립 원폭 사망자 추도 평화기념관’ /사진-투어코리아

# 히로시마 뷰맛집 ‘오리츠루 타워 전망대’

원폭 돔과 평화기념공원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보고 싶다면 원폭돔 바로 옆에 있는 ‘오리츠루 타워(Orizuru Tower)’로 가보자.

13층 옥상 전망대 ‘히로시마의 언덕’에선 원폭 돔과 평화기념공원, 시내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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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츠루 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원폭돔과 평화기념공원 풍경/ 사진-투어코리아

전망대에서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한층 내려가며 히로시마의 풍경과 벽화를 감상할 수 있다. 평화, 미래, 희망 등을 주제로 한 벽화는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월 아트 프로젝트’로, 여행자의 인증샷 포토존이기도 하다.

전망대 아래층에서는 100엔의 체험료를 내고 직접 종이학 접기 체험도 할 수 있다.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곳이자, 히로시마를 가장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옥상 전망대에서 1층까지 연결된 약 450m의 나선형 산책로 ‘산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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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츠루 타워에서 종이학 접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투어코리아

1층 기념품숍에서는 오리즈루(종이학) 관련 굿즈, 메이크업 브러시 ‘쿠마노 붓(Kumano Fude)’, 사케 등을 만날 수 있다. 또 일본 레몬 생산량 1위인 히로시마답게 레몬 케이크, 레몬 소금, 레몬 에이드 시럽 등 상큼한 레몬 관련 식품들도 구입할 수 있다. 전망대 입장료는 2만2천엔.

# 히로시마에서 꼭 맛봐야 할 ‘오코노미야키’

히로시마에서 꼭 맛봐야 할 요리를 검색할 때 1순위로 나오는 것이 ‘오코노미야키’다. ‘오코노미(취향껏)’+‘야키(구움)’이란 뜻을 지닌 ‘일본식 철판 부침개’로, 밀가루 반죽에 양배추, 고기, 해산물 등을 넣고 철판에서 구운 뒤, 소스를 듬뿍 뿌려 먹는 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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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코노미야키 / 사진-투어코리아

‘오코노미야키’가 히로시마의 명물이 된 이유는 원폭 이후의 배고픔을 달래준 음식이었기 때문. 원폭 투하 후 모든 것이 파괴된 히로시마는 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미군이 구호물자로 보급한 밀가루에 물에 풀어 얇게 굽고, 그 위에 당시 구하기 쉬웠던 양배추를 듬뿍 얹어 구워 먹던 것이 그 시작. 여기에 ‘면’을 추가하면서 든든한 한끼 식사가 됐다.

오코노미야키를 맛보기 위해 찾은 곳은 오리즈루 타워 1층에 있는 ‘밋쨩 총본점 오리즈루 타워점’이다. 히로시마 오코노미야키의 시초로 알려진 브랜드로, 정통 히로시마풍의 맛을 깔끔한 매장에서 즐길 수 있다. 긴 철판에 양배추를 굽고 그 위에 히로시마의 특산물인 ‘굴’ 등 해산물, 육류, 면을 얹어 굽고 소스를 뿌리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눈에 담으며 오코노미야키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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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즈루 타워 1층에 있는 ‘밋쨩 총본점 오리즈루 타워점' / 사진-투어코리아

# 폐허 위에 다시 세워진 ‘히로시마성’

평화기념공원에서 약 15~20분 정도 걸으면, 히로시마성을 만나게 된 다. ‘잉어의 성(리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곳은 1589년 축성됐지만, 원폭으로 완전히 사라졌다가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됐다. 지금의 히로시마성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과거를 재현한 건축물이 아니라 도시의 회복을 상징하는 존재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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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성 / 사진-투어코리아

성의 최상층 ‘천수각 전망대’에 오르면 히로시마 시내와 멀리 평화기념공원 일대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천수각 내부에선 사무라이 갑옷과 무기, 고문서 등 히로시마의 역사와 성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를 둘러볼 수 있다.

히로시마성은 과거의 비극을 기억하면서도, 다시 일어선 도시의 현재를 보여주는 장소다. 성 위에 서면, 히로시마가 왜 ‘재건의 도시’라 불리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특히 봄이면 벚꽃이 성을 둘러싸며, 이곳은 히로시마에서 가장 아름다운 벚꽃 명소중 하나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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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자로 둘러싸인 히로시마성 / 사진-투어코리아

# 일본 정통 정원 ‘슈케이엔 정원’

히로시마성을 둘러본 뒤엔 정통 일본석 정원 ‘슈케이엔 정원’으로 가보자.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1620년에 조성된 이 정원은 ‘여러 풍경을 압축해 놓은 정원’이라는 뜻처럼, 전국의 명승지를 작은 정원 안에 정교하게 축소해 놓은 것이 특징. 중앙 연못과 아치형 돌다리, 그리고 나무와 꽃들이 그림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봄엔 벚꽃, 여름엔 녹음, 가을엔 단풍, 겨울 매화 등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것도 매력. 연못가 찻집에서 말 차를 마시며 여유롭게 쉬어가기에도 좋다.

# 히로시마 혼도리 상점가

평화기념공원에서 도보로 약 5~10분 거리에 있는 히로시마 혼도리상점가는 이 도시의 ‘현재’를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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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도리 상점가 / 사진-투어코리아

길게 이어진 아케이드 구조 덕분에 날씨에 상관없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일본 여행 필수 쇼핑템으로 꼽히는 휴족시간, 동전파스, 비타민 등을 파는 드럭스토어, 의류점, 감각적인 편집숍, 카페, 그리고 히로시마 명물 오코노미야키 맛집까지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혼도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는 바로 돈키호테 히로시마 핫초보리점(Don Quijote)이다. 일본 과자와 화장품, 생활용품, 캐릭터 굿즈까지 없는 것이 없고, 예상치 못한 아이템을 발견하는 재미도 크다. 특히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기념품 쇼핑의 마지막 관문 같은 장소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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