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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자동차기자협회 |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오토 차이나 현장에서 만난 알랭 파베이 푸조 브랜드 CEO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변화를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현지화가 곧 생존 공식이다.” 전동화와 스마트카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푸조는 더 이상 단일한 글로벌 전략으로는 경쟁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대신 지역별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파베이 CEO는 특히 중국 시장을 핵심 거점으로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규모가 큰 시장일 뿐 아니라 변화 속도도 빠르다”며 “이곳에서 성공하면 다른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시장은 이미 신에너지차(NEV) 비중이 60%를 넘어서며 전동화 전환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이다. 푸조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 중심에는 현지 파트너인 둥펑과의 협업이 있다. 파베이 CEO는 “중국 고객의 기대를 충족하려면 현지 기술과 선호를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둥펑과 협력해 스마트 기능과 전동화 기술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자동 주차 등 스마트 기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판단이다. 여기에 푸조 고유의 디자인과 주행 감각을 결합해 차별화를 만들어내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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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자동차기자협회 |
전동화 대응도 같은 맥락이다. 푸조는 전기차뿐 아니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단일 해법이 아니라 시장별 수요에 맞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겠다는 접근이다. 파베이 CEO는 “고객 요구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이에 맞춘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모터쇼에서 공개된 콘셉트카 역시 이러한 전략을 반영한다. 기존 푸조 이미지와 달리 약 8.2m에 달하는 대형 모델로, 향후 다양한 세그먼트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는 “이 차량은 미래를 바라보고 만든 모델”이라며 “여러 시장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방향성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서도 이런 차량을 선보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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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자동차기자협회 |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높은 진입 장벽’을 언급하면서도 확장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한국에서 푸조 차량이 더 많이 보이기를 바란다”며 “시장 상황이 맞는다면 다양한 모델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 수입 확대가 아니라, 시장 특성에 맞는 제품 전략이 전제돼야 한다는 의미다.
푸조가 현지화를 강조하는 또 다른 이유는 시장 간 소비자 성향 차이 때문이다. 같은 아시아 시장이라도 중국과 한국은 요구 조건이 다르다. 이에 대해 파베이 CEO는 “각 시장은 서로 다른 기대를 가지고 있다”며 “로컬 수요를 충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현지화 전략 속에서도 브랜드 정체성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번 모터쇼를 보며 다양성을 느끼는 동시에 일정 부분 획일화도 확인했다”며 “푸조는 프랑스 기반 디자인과 ‘e-DNA’ 감성을 통해 차별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 경쟁이 심화될수록 디자인과 감성 요소가 더욱 중요해진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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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자동차기자협회 |
니르말 네어 스텔란티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비즈니스 본부장 역시 같은 맥락에서 푸조의 경쟁력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디자인, 주행의 즐거움, 그리고 로컬 시장 대응력이다.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닌 ‘경험’ 중심 브랜드로 자리 잡겠다는 전략이다.
전동화와 자율주행이 확산되는 가운데 ‘운전의 즐거움’을 유지하겠다는 점도 강조됐다. 파베이 CEO는 “푸조는 항상 드라이빙 플레저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며 “스티어 바이 와이어 기술과 ‘하이퍼스퀘어’ 등을 통해 새로운 주행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 인터페이스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겨냥한 변화이기도 하다.
그는 나아가 “미래에는 스티어링 휠이 사라질 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도 즐거움을 어떻게 구현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브랜드 고유의 주행 감각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젊은 세대의 자동차 소비 변화 역시 중요한 변수로 지목됐다. 차량을 구매하지 않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운전에 대한 관심도 낮아지는 흐름이다. 이에 대해 파베이 CEO는 “세대 변화에 맞춘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옵션과 차별화된 경험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