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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넥슨의 미공개 프로젝트 핵심 인력들이 퇴사 후 설립한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에 대해 대법원이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했습니다.
  • 법원은 두 게임의 장르와 목적이 다르다며 저작권 침해는 부정했지만, 회사 내부 파일을 무단 반출해 사용한 행위는 엄격하게 처벌했습니다.
  • 이번 판결로 머릿속 아이디어로 비슷한 게임을 만드는 것은 가능하지만, 회사 자료를 반출하는 순간 막대한 법적 책임을 진다는 명확한 기준이 세워졌습니다.

여러분, 회사 다니면서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보신 분들 있을 겁니다. '내가 회사에 100억을 벌어다 주는데, 내 월급은 왜 이거밖에 안 되지? 차라리 내가 나가서 직접 차릴까?' 사실 게임 업계에서는 이런 일이 꽤 자주 일어납니다. 대박이 나면 수백, 수천억을 버니까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나갈 때 '무엇을' 가지고 나가느냐입니다. 최근 대법원에서 아주 흥미롭고 의미 있는 판결이 하나 나왔습니다. 세상의 모든 지식 언더스탠딩, 오늘은 넥슨과 아이언메이스 간의 이른바 '다크앤다커' 소송전 결과를 통해 직원의 퇴사와 창업, 그리고 지식재산권의 경계를 파헤쳐 보겠습니다.

똑같이 던전 도는데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요?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넥슨에서 'P3'라는 신규 프로젝트를 개발하던 팀장과 핵심 인력들이 회사를 나가 '아이언메이스'를 차리고 '다크앤다커'라는 게임을 출시했습니다. 넥슨 입장에서는 펄쩍 뛸 노릇이죠. "우리 회사에서 만들던 거 싹 다 가지고 나가서 만든 거 아니냐!"며 소송을 걸었습니다.


[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14:06

[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14:06


그런데 여기서 의아했던 건, 법원이 저작권 침해는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왜 그럴까요? 두 게임 다 어두컴컴한 중세 던전을 기어 다니며 괴물을 잡는 게임이잖아요?

사실 법의 세계에서 '아이디어'와 '표현'은 완전히 다릅니다. 중세, 던전, 탐험 같은 콘셉트는 누구나 쓸 수 있는 아이디어에 불과합니다. 법원은 두 게임의 핵심 장르가 다르다고 봤습니다. 넥슨의 P3는 최후의 1인이 살아남는 '배틀로얄' 방식이고, 다크앤다커는 아이템을 챙겨 무사히 탈출하는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라는 거죠. 축구 게임 만들던 사람이 나가서 농구 게임 만든 격이랄까요? 목적과 유기적 결합 관계가 다르니 창작적 표현이 다르다고 본 겁니다.

다운로드 버튼 한 번의 대가, 영업비밀 침해

자, 그러면 아이언메이스는 아무 잘못이 없는 걸까요? 아닙니다. 여기서 반전이 나옵니다. 저작권 침해는 피했지만, 영업비밀 침해에서는 아주 무거운 철퇴를 맞았습니다.

핵심은 '파일 반출'이었습니다. 당시 P3 팀장이었던 분이 넥슨의 개발 파일을 개인 서버로 다운로드한 사실이 발각되어 해고를 당했었거든요. 아이언메이스 측은 "우리가 쓴 건 누구나 쓸 수 있는 오픈소스 코드다"라고 항변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단호했습니다. 아무리 무료로 풀린 오픈소스라도, 뛰어난 개발자들이 고민해서 1번, 5번, 6번 순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해 놓았다면 그 결합물 전체는 회사의 훌륭한 '영업비밀'이 된다는 겁니다. 게다가 나중에 보니 파일 이름들까지 똑같은 게 수두룩하게 나왔습니다. 부정한 이익을 목적으로 회사 자료를 다운받고, 그걸 사용해 게임을 만들었으니 명백한 영업비밀 침해라는 결론이 났습니다.

57억 원의 배상금, 어떻게 계산됐을까?

결국 아이언메이스 측은 넥슨에 약 57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 계산 과정도 굉장히 재밌습니다.

보통 영업비밀에는 '보호 기간'이라는 게 있습니다. 영원히 비밀일 수는 없으니까요. 2심 재판부는 이 보호 기간을 2년 6개월로 산정했습니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다크앤다커가 올린 매출(약 456억 원)에 소프트웨어 업계의 한계이익률(약 84%)을 곱해 이익을 추정했죠.


[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55:45

[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55:45


그런데 여기서 넥슨은 "우리 파일 없었으면 게임 못 만들었다, 기여도가 75%다"라고 주장했고, 아이언메이스는 "가져다 쓴 건 전체 2,200개 요소 중 80개, 즉 3%에 불과하다"고 맞섰습니다. 재판부의 솔로몬 같은 결단은 무엇이었을까요? 여러 정황을 종합해 영업비밀의 기여도를 15%로 산정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금액이 바로 57억 6천만 원입니다.

부정경쟁행위의 높은 벽

그렇다면 넥슨이 주장한 또 다른 무기, '부정경쟁행위'는 어땠을까요? 남이 힘들게 쌓아 올린 성과를 무단으로 도용하는 걸 막는 법안인데, 이것도 기각됐습니다.

이유가 좀 씁쓸합니다. P3 프로젝트는 인력 이탈로 결국 중간에 엎어졌잖아요? 시장에 출시된 적도 없고 명성을 얻은 적도 없으니, 훔쳐 갈 '성과' 자체가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고 본 겁니다. 게다가 이미 더 쎈 범죄인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된 마당에 굳이 포괄적인 부정경쟁행위까지 얹어줄 필요가 없다는 법리적 판단도 깔려 있었습니다.

게임 업계에 그어진 명확한 선

이번 판결이 게임 업계, 아니 모든 IT 업계에 던지는 메시지는 엄청나게 명확합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이겁니다.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로 비슷하게 만드는 건 막을 수 없다. 하지만 회사 자료를 단 하나라도 들고 나가는 순간 끝장난다."

투자자들이나 글로벌 퍼블리셔들에게도 아주 중요한 가이드라인이 생겼습니다. 예전에는 "저 게임, 왠지 A 회사 거 베낀 거 같은데 투자해도 되나?" 하고 찜찜해했다면, 이제는 "장르나 콘셉트가 비슷한 건 리스크가 적지만, 코드를 훔쳐 온 정황이 있다면 절대 엮이면 안 된다"는 기준이 선 겁니다.

넥슨 입장에서는 1조 원 넘는 순이익을 내는 회사니 57억 원이 큰돈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우리 자료 훔쳐 가면 끝까지 쫓아가서 처벌한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업계 전체에 남기는 데는 완벽하게 성공했습니다. 여러분, 퇴사할 때 기념으로라도 회사 파일 다운받지 마세요. 정말 큰일 납니다.


FAQ

다크앤다커는 넥슨 게임을 표절한 건가요?

법원은 '저작권 침해'는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두 게임 모두 어두운 던전을 탐험하는 콘셉트지만, 넥슨의 P3는 배틀로얄, 다크앤다커는 탈출이 목적인 익스트랙션 슈터로 장르와 목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이디어 자체는 표절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그럼 아이언메이스는 왜 57억 원을 배상하게 된 건가요?

저작권 침해는 피했지만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되었기 때문입니다. 퇴사 전 넥슨의 프로젝트 파일을 개인 서버로 무단 다운로드하여 반출했고, 이를 새 게임 개발에 활용한 점이 법적으로 무겁게 처벌된 것입니다.

오픈소스 코드를 쓴 건데 왜 영업비밀 침해인가요?

무료로 공개된 오픈소스라 하더라도, 개발자들이 이를 특정 방식과 순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해 놓았다면 그 결과물 전체는 회사의 독자적인 영업비밀로 인정됩니다.

넥슨이 주장한 부정경쟁행위는 왜 인정되지 않았나요?

부정경쟁행위가 성립하려면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나 '명성'을 도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넥슨의 P3는 인력 이탈로 개발이 중단되어 시장에 출시되지 못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보호할 만한 성과가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고 법원은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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