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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영국 지방선거에서 집권 노동당이 전통적 텃밭에서 참패하고, 나이젤 패러지의 개혁당이 약진하며 100년 넘은 양당 체제가 붕괴하고 있습니다.
  • 이러한 대이변의 배경에는 브렉시트 이후 누적된 6~8%의 GDP 손실, 실질임금 하락, 그리고 이탈리아보다 높아진 국채 금리 등 심각한 경제 펀더멘털 훼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 경제난과 이민 문제로 촉발된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은 영국뿐만 아니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전역의 극단적 포퓰리즘 득세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저성장을 겪는 국가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집니다.

영국에서 불과 1년 10개월 전 압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집권했던 노동당이 최근 지방선거에서 충격적인 참패를 당했습니다. 100년 넘게 이어져 온 노동당과 보수당의 양당 체제가 사실상 붕괴하고, 이른바 '영국판 트럼프'로 불리는 나이젤 패러지의 개혁당(Reform UK)이 무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죠. 한때 세계의 금융 제국이었던 영국의 국채 금리는 이제 우리가 경제 위기국으로 불렀던 이탈리아보다도 높아졌습니다. 대체 영국에선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세상의 모든 지식 언더스탠딩에서 이 복잡한 현상의 본질을 해독해 드립니다.

100년 양당 체제의 붕괴와 '영국판 트럼프'의 돌풍

2026년 5월 7일 치러진 영국 지방선거 결과는 그야말로 '선거 혁명'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흔히 노동당의 절대적 텃밭이라고 부르는 맨체스터 등 잉글랜드 북동부 산업지대와 사우스웨일스 지역에서조차 노동당의 벽이 무너졌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정치적 심장부에서 지지 기반이 붕괴한 것과 같은 충격입니다.

의아했던 건, 불과 1년 10개월 전 조기 총선에서 노동당이 하원 의석의 3분의 2를 차지하며 14년 만에 압도적인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는 사실입니다. 어떻게 2년도 채 되지 않아 민심이 180도 뒤집힌 걸까요? 그 빈자리를 채운 건 극단적인 성향의 신생 정당들이었습니다.


[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03:19

[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03:19


브렉시트(Brexit) 운동을 이끌었던 나이젤 패러지의 '개혁당'은 잉글랜드 지방의회에서 300석 이상을 쓸어 담았습니다. 하원 의석이 8석에 불과했던 완전한 듣보잡 신생 정당이 200년 역사의 보수당 표를 블랙홀처럼 흡수해 버린 겁니다. 반대편에서는 40대 젊은 당수를 내세운 '녹색당'이 부유세 도입 등 급진적 환경 포퓰리즘을 내세우며 도심 지식인과 청년층의 표를 가져갔습니다. 결국 중도로 수렴하던 영국의 정치 지형이 좌우 양극단으로 찢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이탈리아보다 위험해진 영국 경제의 현주소

정치적 대혼란의 이면에는 완전히 망가진 경제 펀더멘털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영국 유권자들이 기성 정치에 분노한 가장 큰 이유는 '살기 팍팍해졌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와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물가는 폭등했지만 실질임금은 수년간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40:49

[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40:49


가장 충격적인 지표는 영국의 국채 금리입니다. 최근 영국의 30년 만기 장기 국채(길트) 금리는 거의 6%에 육박하며 199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심지어 국가 부채 비율이 140%에 달하는 이탈리아보다도 영국의 국채 금리가 더 높습니다. 기관 투자자들이 보기에 영국의 경제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탈리아보다 더 위험하다고 판단한 겁니다.

왜 그럴까요? 영국은 북해 유전이 고갈되면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45%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란 공습 등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터지자 G7 국가 중 가장 큰 타격을 받았고, 소비자가 내는 가스와 전기 요금이 몇 배씩 폭등했습니다. 경제는 흔들리는데 집권 노동당은 성장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오히려 총리의 소소한 스폰서 스캔들과 인사 검증 실패가 겹치면서 대중의 정치 효능감은 바닥을 쳤습니다.

브렉시트 10년의 청구서와 이민의 딜레마

이 모든 사태의 근원을 추적해 올라가면 결국 '브렉시트'를 만나게 됩니다. 올해로 브렉시트 국민투표 10주년을 맞았지만, 영국의 경제 성적표는 처참합니다.


[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25:23

[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25:23


경제학자들의 종합 평가에 따르면, 브렉시트 이후 10년 동안 영국의 GDP는 EU 잔류 시나리오 대비 6~8%나 낮아졌습니다. EU라는 거대한 단일 시장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생겨난 통관 비용 때문에 수많은 중소기업이 유럽 수출을 포기해야 했고, 고용과 생산성 모두 곤두박질쳤습니다.

여기서 핵심이 뭐냐면, 브렉시트를 주도했던 유권자들의 '모순된 욕망'입니다. 당시 영국인들이 경제적 손실을 어느 정도 각오하면서까지 브렉시트를 택한 이유는 '이민자' 때문이었습니다. 동유럽에서 온 이민자들이 영국의 시골 빵집까지 차지하며 자신들의 일자리와 정체성을 위협한다고 느꼈던 거죠.

하지만 이민자를 쫓아낸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영국인들이 기피하는 3D 업종과 요양보호사 자리를 채우던 이민자들이 사라지자 심각한 인력난이 발생했습니다. 결국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복지 시스템이 마비되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혁당 지지자들은 "브렉시트는 옳았으나, 기성 정치인들이 제대로 실행하지 못했을 뿐"이라며 오히려 불법 이민자 강제 추방을 외치는 극우 정당에 표를 던지고 있습니다.

유럽 전역을 덮친 포퓰리즘, 우리의 미래일까?

이러한 현상은 비단 영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기성 엘리트 정치가 불평등과 저성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자, "내가 너희 서민들을 위해 판을 뒤엎어 주겠다"고 외치는 포퓰리즘 정당들이 유럽 전역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극우 성향의 '독일대안당(AfD)'이 집권 여당의 지지율을 턱밑까지 추격했고, 프랑스에서는 마린 르펜의 '국민연합(RN)'이 차기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만약 유럽 통합의 핵심 축인 프랑스에서 극우 대통령이 탄생한다면, EU의 재정 준칙과 통합 시스템 자체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습니다.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스페인의 경우 오히려 50만 명의 불법 이민자를 합법화하는 과감한 조치를 통해 노동력을 확보하고 경제 성장을 이끌어내고 있죠. 하지만 이는 예외적인 사례일 뿐, 전반적인 유럽의 흐름은 반(反)이민, 반(反)기성정치, 자국 우선주의로 빠르게 기울고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선진 민주주의의 요람이었던 유럽의 정치 지형은 이미 극단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저성장이 고착화될 때 유권자들이 얼마나 빠르고 극단적으로 기성 정치를 심판하는지, 이번 영국의 선거 결과는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저출산 고령화와 경제 활력 저하를 먼저 겪고 있는 유럽의 오늘이, 어쩌면 머지않은 우리의 미래일지도 모릅니다.


FAQ

영국 집권 노동당이 압승한 지 1년여 만에 민심을 잃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물가 상승으로 인한 실질임금 하락과 주택 공급 부족 등 경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데다, 총리와 관련된 소소한 스캔들 및 인사 검증 실패가 겹치면서 기성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폭발했기 때문입니다.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미친 실제 타격은 어느 정도인가요?

경제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브렉시트 이후 10년간 영국의 GDP는 EU 잔류 시나리오 대비 6~8% 감소했습니다. 통관 비용 증가로 중소기업의 수출이 타격을 입었고, 고용과 생산성 모두 하락했습니다.

영국 국채 금리가 이탈리아보다 높아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고갈된 북해 유전으로 인해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가진 영국이 지정학적 위기(이란 공습 등)에 가장 취약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국가 신인도(컨트리 리스크)가 하락해 국채 금리가 급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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