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호암미술관에서 열린 90세 김윤신 작가의 대규모 회고전은 효율과 생산성을 쫓는 AI 시대에 신선한 충격과 위로를 주고 있습니다.
- 안정적인 대학교수직을 버리고 40년간 아르헨티나의 단단한 나무를 깎으며 '합의합일'의 철학을 구현한 그의 삶은 인간의 순수한 의지와 집념을 보여줍니다.
- "자신이 선택한 길을 밥 먹듯이 묵묵히 가는 것 자체가 예술"이라는 작가의 메시지는, 기술의 속도전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삶의 방향성을 다시 묻게 합니다.
{img}
최근 챗GPT나 클로드 같은 AI 기술이 쏟아지면서, 혹시 '나만 뒤처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 이른바 'AI 포모(FOMO)'를 느껴보신 적 있으신가요? 세상은 끊임없이 생산성과 고효율을 요구하고, 우리는 조금이라도 더 빠르고 쉽게 일하기 위해 AI와 대화하며 속도전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극단의 효율을 추구하는 시대의 한복판에서, 완전히 정반대의 삶의 궤적을 보여주는 전시가 열렸습니다. 바로 호암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90세 김윤신 작가의 대규모 회고전입니다.
이 전시는 단순히 한 원로 예술가의 작품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AI를 따라잡고 생존할 것인가"라는 우리의 다급한 질문을, "나는 어떤 가치를 기준으로 삶을 살아갈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으로 바꿔놓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모든 지식 언더스탠딩, 오늘은 미술 전시를 넘어 우리 삶의 속도와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90세 조각가의 대규모 회고전
현재 호암미술관에서는 1935년생, 올해로 아흔 살이 된 김윤신 작가의 70년 예술 인생을 망라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목조각, 석조각, 채색 목조각, 회화 등 무려 180여 점의 거대한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사실 대중에게 '김윤신'이라는 이름은 다소 낯설 수 있습니다. 1970년대 한국 화단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그는 1980년대 중반, 홀연히 아르헨티나로 떠나 무려 40년 동안 그곳에 머물며 자신만의 작업에만 몰두했기 때문입니다.
{img}
[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17:25
전시장 1층에 들어서면 그의 대표작인 거대한 초기 목조각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이 나무 조각들은 작가가 무언가를 억지로 '창작'해 냈다는 느낌보다는, 나무가 원래 품고 있던 가능성과 숨겨진 모습들을 작가가 조심스럽게 '발견'해 냈다는 인상을 강하게 줍니다.
왜 지금 이 전시가 중요한가: AI 시대의 '효율'에 던지는 질문
우리가 AI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명확합니다. 돈, 시간,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일을 '쉽고, 빠르고, 많이' 하기 위해서죠. 즉, 극강의 생산성입니다. 하지만 예술, 특히 김윤신 작가의 조각은 이러한 가치와 완벽하게 대척점에 서 있습니다.
AI에게는 없고 인간인 김윤신 작가에게만 있는 핵심은 바로 '선택과 의지'입니다. AI는 인간이 목적을 부여해주지 않으면 스스로 의지를 갖지 않습니다. 유머를 온전히 이해하지도 못하고, 자연을 보며 '저 별이 무슨 이야기를 할까' 상상하며 다른 존재와 하나가 되려는 시도, 즉 '사랑'이나 '이해'의 감각을 가지지 못하죠. 반면 김윤신 작가의 작업은 오직 스스로의 굳건한 의지와, 대상(나무)과 하나가 되려는 미련할 정도의 집념으로 완성됩니다. 효율의 잣대로는 결코 설명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을 증명하고 있는 셈입니다.
무엇이 이런 예술을 만들었나: 40년의 아르헨티나 이주와 '발견'의 조각
그렇다면 왜 낯선 아르헨티나였을까요? 1984년, 49세의 김윤신 작가는 상명대 교수라는 매우 안정적인 직위와 한국 화단에서의 명성을 모두 내려놓고 아르헨티나로 떠납니다. 이유는 단 하나, '우람하고 단단한 나무' 때문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으며 얇고 상처 입은 한국의 나무들과 달리, 아르헨티나의 거대하고 생명력 넘치는 나무들은 평생의 작업을 바칠 만한 완벽한 재료였던 것입니다.
{img}
[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19:44
현지에서 그는 무거운 나무를 직접 지렛대로 옮기고, 거친 전기톱을 들고 톱밥을 뒤집어쓰며 육체적 한계와 싸웠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작가의 작업 철학인 '합의합일(合二合一) 분의분일(分二分一)'입니다. 재료인 나무와 작가 자신이 만나 하나가 되고, 다시 나뉘어 작품이라는 하나의 결과물이 된다는 뜻입니다. 썩은 중심부나 벌레 먹은 자국조차 "나에게 온 인연"이라며 그대로 살려내는 그의 방식은, 대상을 통제하려는 현대의 기술적 태도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우리 삶에는 어떤 변화를 주는가: "밥 먹듯이 묵묵히 가는 것이 예술"
이 거대한 나무 조각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마을 어귀의 장승이나 간절히 쌓아 올린 돌탑을 보는 듯한 뭉클함이 밀려옵니다. 실제로 '기원쌓기'라는 연작은, 6.25 전쟁 당시 행방불명된 오빠의 무사 귀환을 빌며 어머니와 함께 절에서 돌을 쌓았던 15세 소녀 시절의 절박한 기억에서 출발했습니다.
{img}
[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40:17
하지만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이런 예술가의 거창한 집념을 그대로 따라 할 수는 없겠죠. 의아했던 건, 작가 스스로는 예술을 대단한 특권으로 포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예술이 인생이고, 인생이 예술"이라고 말하는 그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본인이 추구하는 일을 마지막까지 해 나가는 것, 그 길을 묵묵히 밥 먹듯이 가는 것이 또한 예술입니다." 이 담백한 한마디는, 화려한 성취나 압도적인 속도를 내지 못해 좌절하는 우리에게 큰 위로를 줍니다. 진지하게 자신의 일상을 견디고 걸어가는 모든 사람의 삶 역시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니까요.
앞으로 지켜볼 포인트와 한계: 기술의 파도 속에서 나의 길 찾기
물론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가 AI가 주도하는 기술의 파도를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생존을 위해 새로운 도구를 익히고 속도에 적응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 전시가 AI를 쓰지 말자는 퇴행적인 주장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img}
[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32:00
하지만 우리가 AI 포모에 시달리며 방향을 잃었을 때, 김윤신 작가의 삶은 든든한 닻이 되어줍니다. 2020년 이후 90세가 다 된 나이에 어린 시절 별들과의 대화를 상상하며 만든 알록달록한 '채색 목조각'들을 보면, 효율과 무관하게 끝까지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 나가는 인간의 아름다움에 압도되실 겁니다. 호암미술관의 이번 전시는 6월까지 이어집니다. 속도전 속에 지쳐있다면, 수십 년을 한 방향으로 뚜벅뚜벅 걸어간 한 인간의 빛나는 여정을 통해 여러분 삶의 고유한 가치를 다시 한번 발견해 보시길 바랍니다.
FAQ
김윤신 작가는 왜 49세의 나이에 아르헨티나로 이주했나요?
한국의 얇고 상처 입은 나무와 달리, 아르헨티나의 크고 단단한 나무에 매료되었기 때문입니다. 평생의 작업을 위해 안정적인 대학교수직마저 내려놓고 40년 동안 현지에 머물며 조각에 몰두했습니다.
김윤신 작가의 '합의합일' 철학은 무슨 뜻인가요?
재료인 나무와 작가 자신이 하나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나무를 억지로 가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나무가 본래 품고 있는 가능성과 썩은 자국까지도 인연으로 받아들이며 본연의 모습을 끌어내는 작업 방식을 뜻합니다.
AI 시대에 이 전시가 특별히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I가 상징하는 '극단의 효율성과 속도'와 정반대의 가치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인 '선택과 의지'를 바탕으로,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과정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줍니다.
본 콘텐츠는 채널 발행인의 원본 영상을 기반으로 이글루스 AI가 편집·정리한 콘텐츠입니다.해당 콘텐츠는 제휴 또는 이용 허락을 기반으로 제공되며, 원본 저작권은 채널 발행인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