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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츠하이머 등 치매 질환은 기억력 감퇴가 나타나기 10~15년 전부터 특정 냄새를 구별하지 못하는 후각 이상 신호를 먼저 보냅니다.
  • 이는 뇌와 직접 연결되어 외부로 노출된 후각 신경에 치매 유발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가 가장 먼저 축적되기 때문입니다.
  • 최근에는 수백만 원이 드는 뇌 영상 검사 대신, 콧물 속 단백질을 분석해 저렴하고 간편하게 치매 위험을 조기 선별하는 기술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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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라고 하면 보통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길을 잃는 증상부터 떠올리시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치매의 가장 첫 번째 신호는 뇌가 아니라 '코'에서 시작됩니다. 인지 기능이 완벽하게 정상일 때부터 이미 후각 상실이 나타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실제 데이터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환자의 100%, 파킨슨 환자의 95%가 증상 발현 전에 이미 후각 이상을 겪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깜빡깜빡하는 건지, 아니면 정말 치매가 시작된 건지 헷갈리실 때가 많을 텐데요. 오늘은 콧물과 냄새를 통해 치매를 무려 10~15년 앞서 진단해 내는 놀라운 기술과 그 이면에 숨겨진 뇌과학의 원리를 파헤쳐보겠습니다.

감기와는 다르다, '특정 냄새'만 사라지는 마법

"감기나 코로나19 걸렸을 때 냄새 못 맡는 거랑 비슷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이 뭐냐면, 치매 초기에 나타나는 후각 이상은 전체 후각이 마비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냄새만 선택적으로 구별하지 못하는 현상이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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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02:49


미국에서는 치매 조기 선별을 위해 '땅콩버터'를 자주 활용합니다. 환자에게 딸기잼과 땅콩버터 냄새를 차례로 맡게 하면, 딸기잼 냄새는 기가 막히게 잘 맡으면서 엄청나게 진한 땅콩버터 냄새만 전혀 인지하지 못합니다. 한국인이라면 평소 매일같이 맡던 커피 냄새나 구수한 청국장 냄새, 된장찌개 냄새가 어느 날 갑자기 나지 않는 식입니다. 코가 막힌 것도 아니고 다른 냄새는 다 나는데, 유독 익숙했던 특정 향기만 지워진 것처럼 느껴진다면 이는 코의 기능적 문제가 아니라 뇌의 병리적 문제일 가능성이 큽니다.

왜 하필 코일까? 외부로 노출된 뇌의 통로

그렇다면 왜 기억을 담당하는 뇌 질환인데 후각 기능부터 떨어지는 걸까요? 어떻게 된 일인지 이해하려면 우리 몸의 구조를 살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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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06:28


우리 몸의 신경 세포 중 외부에 직접 노출되어 있는 것은 코 안의 후각 신경이 유일합니다. 심지어 피부 신경도 표피로 덮여 보호받고 있지만, 후각 신경은 공기 중의 화학물질을 감지하기 위해 외부에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신경은 정보를 1차로 처리하는 뇌의 '후각망울(Olfactory bulb)'이라는 부위와 직접 연결되어 있습니다.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은 바로 이 후각망울에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축적됩니다. 뇌의 깊은 곳이 망가지기 훨씬 전부터, 외부와 직접 연결된 최전선의 게이트키퍼인 후각망울이 공격을 받으면서 염증이 생기고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마치 광산의 카나리아처럼 후각 시스템이 치매의 첫 번째 경고 사이렌을 울려주는 셈입니다.

200만 원짜리 뇌 사진 대신 '콧물'로 진단하는 시대

문제는 현재의 치매 진단 시스템이 너무 늦고 비싸다는 데 있습니다. 병원에서 인지 기능 검사를 통해 치매 판정을 받을 때쯤이면 이미 뇌 구조가 상당히 망가진 상태라 손을 쓰기 어렵습니다. 타우 PET나 아밀로이드 PET 같은 첨단 뇌 영상 촬영을 하면 10년 전에도 알 수는 있지만, 한 번 검사하는 데 200만 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 일상적인 예방 목적으로 쓰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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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26:21


그래서 최근 엄청나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콧물'을 이용한 조기 진단 기술입니다.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가 쌓이기 시작하면, 뇌와 직접 연결된 코의 신경 세포와 콧물에서도 이 단백질이 미량 배출됩니다. 연구진은 콧물 속에 섞여 있는 치매 유발 단백질을 감지해 내는 진단 키트를 상용화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직관적이고 저렴하다는 것입니다. 척수액을 뽑거나 비싼 뇌 사진을 찍을 필요 없이, 마치 당뇨 환자가 매일 혈당을 체크하듯 비침습적인 방식으로 일상에서 치매 위험도를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됩니다. 평소 수치가 '5'였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10'으로 뛰었다면, 그때 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으면 되는 것이죠.

일상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후각의 경고

사실 뇌에 있는 신경 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다시 재생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치매 치료의 핵심은 완치가 아니라 '최대한 빨리 발견해서 진행을 늦추는 것'에 있습니다. 증상 발현 10~15년 전에 미리 위험을 알아내고 약물 치료와 관리를 병행한다면,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가족들과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습니다.

자, 그러면 우리가 당장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평소 자주 가던 단골 식당의 음식 맛이 갑자기 밍밍하게 느껴지거나, 늘 쓰던 화장품 냄새, 즐겨 먹던 찌개의 특정 냄새가 갑자기 구별되지 않는다면 가볍게 넘기지 마시기 바랍니다. 주방장이 바뀐 게 아니라, 내 뇌가 보내는 가장 빠르고 절박한 구조 신호일지도 모르니까요.


FAQ

감기나 코로나19로 냄새를 못 맡는 것과 치매 초기 증상은 어떻게 다른가요?

감기나 코로나19는 일시적으로 전체 후각이 마비되지만, 치매 초기에는 다른 냄새는 다 맡으면서도 땅콩버터나 청국장 같은 '특정 냄새'만 선택적으로 맡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콧물로 어떻게 치매를 진단할 수 있나요?

치매를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뇌에 쌓일 때, 뇌와 직접 연결된 코의 신경 세포와 콧물에서도 미량의 단백질이 배출됩니다. 이를 진단 키트로 검출하여 위험도를 평가하는 원리입니다.

치매 조기 발견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요?

한 번 손상된 뇌신경 세포는 재생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증상이 나타나기 10~15년 전에 후각 이상을 통해 조기 선별을 하고 진행을 늦추는 약을 사용하면,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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