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g}
된장 효소 / 사진=더카뷰 |
된장찌개, 김치찌개, 두부조림까지 한국인의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 이 붉고 진한 발효 양념은 대부분의 요리에 열을 가하는 방식으로 쓰인다. 그런데 최근 영양학 커뮤니티와 발효식품 관련 채널 등에서 이 양념을 가열하면 핵심 효소가 상당 부분 사라진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바로 한국인의 식탁을 수천 년간 지켜온 된장의 이야기다.
찌개를 끓일 때 된장을 처음부터 넣어 30분 이상 팔팔 끓이는 건 한국 가정에서 너무도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오래 끓일수록 더 구수하고 진한 맛이 난다는 인식도 강하게 자리잡혀 있어, 된장을 생으로 먹는다는 발상 자체가 낯설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된장이 발효식품으로서 가진 효소와 유익균의 상태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맛이 좋으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일반적이지만, 실제로 된장 속에 담긴 생물학적 활성 성분들의 운명은 조리 온도와 시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가열 시 된장 효소와 유익균의 변화
| {img}
된장 효소 / 사진=더카뷰 |
된장에는 발효 과정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효소와 유산균, 바실러스균 등 유익한 미생물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미생물은 일반적으로 60도 이상에서 급격하게 사멸하기 시작하며, 된장찌개처럼 100도 가까이 끓이는 조리에서는 대부분 생존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효소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된장 속 단백질 분해 효소인 프로테아제와 지방 분해를 돕는 리파아제 등은 고온 조리 과정에서 단백질 구조가 변성되면서 활성을 잃는다. 식품 발효 연구에서는 70도 이상에서 수십 분 처리 시 효소 활성이 현저히 감소한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다만 이는 된장의 건강 기능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열을 가해도 이소플라본, 사포닌 같은 파이토케미컬과 아미노산, 미네랄 등 열에 안정적인 영양 성분들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된장 자체의 영양 가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된장을 날로 섭취할 때 더 살아있는 성분들
| {img}
된장 효소 / 사진=더카뷰 |
생된장, 즉 열을 가하지 않은 된장을 쌈장이나 채소 무침, 또는 밥에 직접 곁들이는 방식으로 섭취하면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효소와 살아있는 유익균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다. 특히 바실러스 서브틸리스 계열의 균은 된장 특유의 발효 풍미를 만들면서 소화 효소 분비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날된장 섭취는 봄철 나물 무침과도 잘 어울린다. 요즘 제철인 참나물, 취나물, 봄동 등에 생된장을 무침 양념으로 넣으면 열을 가하지 않아도 충분히 맛을 낼 수 있고, 된장의 활성 성분도 그대로 살릴 수 있어 일석이조의 조합이 된다.
| {img}
된장 효소 / 사진=더카뷰 |
된장찌개를 완전히 포기하기 어렵다면 조리 방식에 변화를 주는 방법도 있다. 된장을 끓는 물에 처음부터 넣지 않고, 불을 끄기 직전에 넣어 뭉근하게 풀어주는 방식을 쓰면 지나친 고온 노출을 줄일 수 있다. 완전히 끓이는 것과 비교해 맛은 다소 다를 수 있지만, 효소 잔존율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이런 정보가 된장 관련 커뮤니티와 건강 식품 채널을 통해 알려지면서 날된장 섭취 방법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된장찌개 끓이고 남은 된장은 쌈에 싸먹는데 그게 오히려 더 좋은 방법이었다니", "매일 된장국만 끓여 먹었는데 생된장으로 나물 무쳐 먹는 것도 습관을 들여볼 것 같다", "발효식품인데 열을 가하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게 직관적으로 이해가 됐다"는 반응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 {img}
된장 효소 / 사진=더카뷰 |
된장은 가열 조리를 해도 이소플라본, 아미노산 등의 영양 성분은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이지만,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효소와 유익균의 활성까지 함께 취하려면 열을 가하지 않은 방식이 더 유리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