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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카와 벚꽃 여행 / Designed by Freepik |
갓쇼즈쿠리 초가 지붕 위로 눈이 수북이 쌓이고,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설국 풍경의 시라카와고. 그런데 이 눈의 마을에도 아주 짧지만 분홍빛으로 물드는 계절이 있습니다. 눈이 녹고 논에 물이 채워지기 전, 산비탈에 아직 겨울의 색이 남아 있을 때 살짝 먼저 피어나는 시라카와고 벚꽃이에요.
도쿄나 오사카보다 벚꽃이 늦게 피는 시라카와고는, 일본 전국 벚꽃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야 비로소 봄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올해 벚꽃은 다 끝났나 보다” 싶은 4월 중·하순, 마지막 한 장의 봄 풍경을 보러 일부러 이 산골 마을을 찾는 여행자들도 적지 않답니다.
오늘은 눈 대신 벚꽃이 내려앉은 시라카와고의 봄 풍경을, 사진과 함께 소개해 드릴게요.
갓쇼 마을 골목을 물들이는 시라카와고 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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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을 물들이는 시라카와 벚꽃 |
마을 안 골목을 걸어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초가 지붕 사이로 솟아오른 벚꽃 한 그루입니다. 눈 덮였을 때는 깊은 처마와 굴뚝만 보이던 집들이, 봄에는 분홍빛 꽃잎을 어깨에 걸친 것처럼 보이죠. 오래된 목조 집 벽을 타고 난 작은 창문, 그 앞에 놓인 화분과 농기구까지, 모든 것이 벚꽃 덕분에 포근한 분위기를 띠게 됩니다.
유명 도시의 벚꽃길처럼 나무가 빽빽하게 줄지어 있는 건 아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시라카와고답습니다. 논두렁과 밭, 마을 회관 앞, 신사 입구에 듬성듬성 서 있는 벚나무들이, 이곳 사람들의 일상 위에 살짝 분홍색 필터를 씌워주는 느낌이에요. 카메라를 들고 한 바퀴만 돌아도, ‘겨울에만 오기엔 아까운 마을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 정도로요.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벚꽃이 두른 시라카와고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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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라카와고 벚꽃 전경 |
시라카와고 벚꽃을 제대로 감상하고 싶다면 전망대는 거의 필수 코스죠. 겨울에는 새하얀 지붕들이 장난감처럼 늘어선 풍경을 보러 올라갔다면, 봄에는 조금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산자락에는 아직 나뭇잎이 다 트지 않아 회색빛이 남아 있고, 그 아래로 삼각 지붕들이 줄지어 이어지며, 여기저기 벚꽃이 작은 점처럼 흩어져 있어요.
전망대 난간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마을 한가운데를 가르는 강과 다리, 길 주변의 집들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그 상단을 벚꽃 가지가 살짝 가려 주면서 마치 액자 속 풍경처럼 보이죠. 사진 한 장에 “눈의 마을”과 “봄의 마을”이 동시에 담긴 것 같은, 독특한 계절감이 이때만 느낄 수 있는 시라카와고 벚꽃의 매력입니다.
겨울 라이트업이 강렬한 한 장면이라면, 봄 전망대 풍경은 조용히 마음을 풀어주는 긴 호흡의 한 장면에 가깝다고 할까요.
시라카와고 벚꽃 여행, 언제 어떻게 가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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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위크 기간 감안해서 베이스캠프 잡기 / Designed by Freepik |
시라카와고 벚꽃은 일본 도시들에 비해 개화가 늦은 편이라, 보통 4월 중순 이후에야 제대로 만개한 모습을 보여 줍니다. 같은 해라도 기온에 따라 일주일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다카야마·가나자와 인근 벚꽃 소식과 함께 개화 시기를 확인해 두면 좋습니다. “도쿄·오사카 벚꽃이 끝나갈 즈음, 산골 마을에 마지막 봄이 온다” 정도로 기억해 두시면 이해가 쉽고요.
이 지역을 여행하실 때는 다카야마나 가나자와를 베이스로 잡고, 버스를 타고 시라카와고를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패턴이 가장 많습니다. 오전 버스로 마을에 도착해 갓쇼 마을 골목과 전망대를 한 바퀴 돌고, 늦은 오후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식이죠. 눈 내리는 계절에 한 번 다녀오셨다면, 다음에는 짐을 조금 가볍게 챙기고 시라카와고 벚꽃 여행으로 다시 찾아와 보셔도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