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거부 없앤다…강동경희대·소방 핫라인 구축


고령화와 중증 만성질환자의 증가, 그리고 필수 의료 인력 부족 현상이 맞물리며 대한민국 응급의료 체계는 심각한 과부하 상태에 놓여 있다. 구급차에 실린 중증 환자가 병상을 찾지 못해 길 위에서 생명을 잃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현장에서는 소방의 신속한 이송과 의료기관의 즉각적인 수용을 강제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연계망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하남, 남양주 등 대규모 신도시 개발로 인구가 폭증한 경기 동부권은 대형 거점 병원의 부재로 인해 서울 강동권으로의 응급 환자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지역이다.

이러한 가운데 권역응급의료센터인 강동경희대학교병원은 지난 8일 하남·구리·남양주·양평소방서와 ‘중증 응급환자 1차 진료권 확보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핵심은 골든타임 내 응급처치와 최적 병원 선정, 그리고 신속한 이송 연계망의 확보에 있다. 양측은 다수 사상자 발생 시 공동 대응하는 것은 물론, 무엇보다 ‘응급환자 수용 지연 및 거부 방지’와 ‘책임 있는 진료 이행’을 명문화하여 상호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번 협약이 단순한 유관기관 간의 의례적인 선언을 넘어선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간 응급의료 현장의 가장 큰 병목 현상은 구급대원이 이송 중 병원마다 일일이 전화를 돌려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소모적인 구조에 있었다. 병원 측이 명시적으로 '수용 거부 방지'와 '우선 수용'을 협약 내용에 담은 것은, 권역 거점 병원이 지역 내 중증 환자에 대한 최종 치료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관할 구역이 넓고 도농복합지역이 섞여 있는 양평, 남양주 일대의 응급 환자들이 이송 중 상태가 악화되는 '골든타임 누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안전장치가 마련된 셈이다.

이형래 강동경희대학교병원장은 "중증 응급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골든타임 안에 적절한 치료로 연결되는 것"이라며 "위급한 환자가 신속하고 책임 있는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필수 의료 붕괴라는 국가적 악재 속에서, 거점 병원과 지역 소방의 이번 밀착 공조가 경기 동부권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것을 넘어 전국 응급의료 전달 체계 개선을 위한 실증적 롤모델이 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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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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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경희대학교병원_경기 동부권 소방서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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